전시 <사라지는 풍경들> 작가들과 나눈 지켜야 할 소중한 이야기(1)

마이클 케나, 티나 이코넨 그리고 진희 박. 세 작가가 서서히 사라지고 있는 풍경을 담는다. 잃어버릴 수 있는 것을 다시 한번 생각하는 전시 <사라지는 풍경들>이 공근혜갤러리에서 열린다. 전시를 앞둔 작가들과 시차를 건너 나눈 말들.

티나 이코넨

북극권과 그린란드 지역을 30년 넘게 촬영해온 핀란드의 사진작가다. 인간과 자연, 특히 극지 환경 속 공동체의 삶을 깊이 있게 기록해왔다. 그의 작품 속에는 빙하가 녹아내리고, 사냥 방식이 변하는 과정을 겪는 이누이트의 삶이 담겨 있다.

Dawn_Savissivik_Greenland 2002_2012, Pigment print.ⓒ Tiina_Itkonen_사진 제공 공근혜갤러리
Home10 Savissivik 2016 ⓒ Tiina Itkonen 사진 제공 공근혜갤러리

이번에 전시되는 작품을 직접 소개한다면?
지난 30년간 그린란드의 삶을 기록해온 장기 프로젝트다. 작품의 핵심은 ‘피니아르토크 – 사냥꾼(Piniartoq – Hunter)’ 프로젝트 작품으로, 이누그후이트(Inughuit) 사냥꾼들과 그 가족의 전통적 삶을 담아낸 것이다. 이누그후이트는 세계 최북단 원주민 집단 중 하나로, 이누이트(Inuit)의 하위 그룹이다. 그린란드의 북서부 외딴 지역의 광활한 북극 풍경과 주택 그리고 사냥꾼들의 모습이 담긴 이 사진들은 극북 지방의 일상, 인간과 북극 환경 사이의 강한 유대 관계를 여실히 보여준다.

현지 공동체를 가까이서 관찰해왔다. 이들에게 사냥은 어떤 의미를 갖는가?
그린란드 북서부의 작은 정착촌에서 바다표범이나 바다코끼리 사냥은 단순한 생계 수단을 넘어, 수많은 가정의 주요 식량 공급원이자 중요한 문화적 전통이다. 사냥꾼은 개 썰매를 타고 얼어붙은 바다를 가로질러 사냥터로 이동한다. 그러나 해마다 얇아지는 해빙은 그들의 이동을 점점 더 어렵고 위태롭게 만들고 있다. 이 전통적인 삶의 방식이 언젠가는 영원히 사라질 수도 있다. 이 풍경들이 단지 기억으로만 남기 전에, 우리는 자연과 조화를 이루며 살아가는 법을 배워야 한다는 메시지를 전하고 싶다. 현실과 기록에 기반한 내 작업은 지난 30년간 이누그후이트 공동체와 함께하며 실천해온 나만의 ‘환경보호’ 방식이기도 하다.

북극과 집의 고요한 풍경을 담은 작품이 대표적이다. 그 시작은 뭐였나?
1995년에 처음 그린란드를 방문했을 때 그곳의 자연과 독특한 문화, 그리고 사람들에게 깊이 매료되었다. 그 이후로 북극의 풍경과 현지인을 촬영하기 위해 꾸준히 그곳을 찾아왔다. 그린란드에서 나는 각각 수년에 걸쳐 진행된 장기 다큐멘터리 프로젝트 3가지를 진행했다.

북유럽의 겨울은 낮 시간이 극단적으로 짧다. 이런 일조량도 사진 작업에 영향을 줄 텐데.
태양이 전혀 떠오르지 않는 극야의 한겨울에는 그린란드를 거의 방문하지 않는다. 카나크(Qaanaaq)는 북극권에서 북쪽으로 약 1200km 떨어진 곳에 있어 겨울에는 약 4개월 동안 해가 뜨지 않고, 여름에는 4개월 동안 해가 지지 않는다. 나는 보통 바다가 아직 얼어 있고 낮 시간이 충분히 길어지는 봄에 그곳을 찾는다. 다만 겨울에 작업할 때는 삼각대와 따뜻한 옷이 필수다.

지구온난화로 큰 피해를 보는 지역 중 하나인 북극과 그린란드에서 주로 작업한다. 당신이 지켜본 지금의 북극과 그린란드 환경은 어떤가?
북극의 기온은 지구의 평균보다 훨씬 빠르게 상승하고 있다. 그린란드에서는 해빙이 해마다 점점 얇아지고 있고, 10년마다 약 10%씩 사라지고 있다. 몇 십 년 안에 여름철 해빙이 없어질 가능성이 높다. 해빙의 감소는 북극곰과 다른 북극 동물에게 심각한 위협이 될 뿐 아니라, 이누그후이트의 삶의 방식을 크게 흔든다. 해빙 위에서의 사냥에 의존해 살아왔지만, 그 해빙이 얼마나 오래 유지될지 알 수 없는 상황이다. 과거 사냥하던 지역에 더 이상 갈 수 없는 경우도 있다.

그린란드로 여행하고 싶은 사람도 있다. 환경적인 면에서 주저한다면, 어떤 조언을 하고 싶나?
그린란드를 여행한다면 이누이트 공동체에 직접 지원하는 현지 가이드와 서비스를 선택하기를 권한다. 천천히 여행하고, 한 장소에 더 오래 머무는 것이 좋다. 사진을 찍기 위해서만 가는 것이 아니라 그곳을 관찰하고 현지인의 이야기를 들으러 가야 한다. 또 이누이트 사람들의 사생활과 그들의 삶의 속도를 존중해야 한다.

작업 환경이 고될 것 같다. 우선 많이 추울 것이고, 환경에 대한 영향도 생각해야 할텐데.
그린란드의 작업은 극한의 도전이다. 겨울에는 기온이 영하 30℃까지 떨어지고, 날씨는 몇 분 사이에도 급격히 변한다. 그린란드 북서부는 사냥과 해빙 위 이동을 위해 개 썰매가 사용되는 지구상 몇 안 되는 지역 중 하나다. 가능한 한 나는 개 썰매로 이동한다. 조용하고 탄소 배출이 없으며 이누그후이트의 전통적인 사냥 문화를 존중하는 방식이기 때문이다. 옷은 주로 울 소재의 옷을 여러 개 겹쳐 입고, 바다표범 가죽 같은 전통 의복에 의존하는데, 북극 기후에서 탁월한 성능을 자랑한다. 나는 직접 바다표범 가죽 장갑을 만들었지만, 부츠나 아노락은 현지인에게 빌리기도 한다. 하지만 어쨌든 해빙 위에서 오랜 시간을 보내면 손과 발이 금세 얼어붙는다.

환경에 대한 원칙과 당신의 예술혼이 부딪칠 때는 없었나? 그런 딜레마를 마주할 때는?
북극으로 여행하는 일 자체가 내가 보호하려는 자연에 영향을 미치는 일이다. 하지만 침묵은 그보다 더 큰 위험이라고 생각한다. 자주 이동하기보다는 한번 가면 오랜 기간 머무르며 작업하고, 내가 찍은 사진이 북극의 취약한 환경을 보여주는 강력한 증거가 되도록 노력한다.

당신이 작품을 지속할 수 있는 힘은?
세계를 이해하고자 하는 열망이다. 사진을 통해 북극의 아름다움을 공유하고, 취약한 극지 지역에 대한 인식을 높이고 싶다.

일상에서는 어떤 습관을 가지고 있나?
일회용 물병은 사용하지 않고, 금속이나 유리로 된 물병에 다시 채워 마신다. 또 될 수 있으면 유기농 식품을 먹으려고 한다. 남편은 유기농 베리 농장을 운영한다. 여름 별장에는 상수도가 없어 호수에서 물을 길어와 목조 사우나에서 몸을 씻는다. 음식물 쓰레기는 퇴비로 만들기도 한다.

자연에 대한 경구 중 좋아하는 말이 있나?
“해빙은 우리의 아름다운 정원이다.” 북극의 원주민은 해빙을 이렇게 표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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