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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뜻한 봄날 이 전시 안보면 후회합니다

2026.03.02김정현

예술적으로 다가오는 시간에 대한 고찰. 

백현진, ‘멈춤(Stop)’, 2025, Oil and Oil Stick on Paper, 213x150cm.

SEOUL SYNTAX

싱어송라이터이자 배우, 미술가로서 전방위적 예술 활동을 펼치는 백현진의 근작이 한자리에 모였다. 이번 전시에서 그는 서울의 품에서 나고 자라며 경험한 것을 미술적 언어로 풀어낸다. 변화무쌍한 이 지역의 속성은 작가가 관통한 시간과 맞물려 몇 년 전부터 청각과 시각 형태로 기록됐다. 2025년 발매한 정규 앨범 <서울식>이 ‘청각의 기록’이라면, 이번 전시는 그 궤를 잇는 ‘시각의 기록’이 남긴 결과물이다. 작품 대부분이 번아웃의 시간을 통과하며 제작됐고, 한지를 여러 장 겹쳐 만든 장지가 흡수한 물감의 형태와 여백이 과잉과 응집 대신 비워내는 방식으로 담담히 자신의 경험을 전한다. 3월 21일까지, PKM갤러리 


임노식, ‘여주-풍경 51’, 2026, 캔버스에 유채, 100x70cm.
김주리, ‘0개의 기둥1’, 2022, 젖은 흙, 혼합재료, 향, 380x170x245cm, 550x240x340cm.

거리의 윤리

 2021년 개관 이후 동시대 한국 미술과 국제적 담론을 잇는 가교 역할을 해온 타데우스 로팍 서울이 또 한 번 특별한 예술 잔치를 연다. 아시아를 무대로 활발히 활동하는 작가 4명과 함께하는 그룹 전시 <거리의 윤리>가 그 주인공. 일본 출신 작가 케이 이마즈, 필리핀 출신 마리아 타니구치를 비롯해 한국 작가 김주리와 임노식의 신작을 응집한 자리다. 다양한 매체와 소재, 각기 다른 밀도를 가진 네 작가의 신작은 작품과 작품 사이를 통과하며 느껴지는 감각과 태도를 음미하게 한다. 전시된 회화 15점과 조각 3점은 관객 스스로 작품과의 거리를 조정하며 새로운 감상의 지평을 열어줄 것이다. 5월 2일까지, 타데우스 로팍 서울


김윤신, ‘합이합일 분이분일(合二合一分二分一) 2013–16’, 2013, 알가로보, 135x202x56cm.

김윤신: 합이합일 분이분일

시대를 대표하는 조각가 김윤신의 회고전 제목에는 그의 조형 이념이 담겼다. ‘서로 다른 둘이 하나가 되고, 하나가 나뉘어 또 다른 하나를 이룬다’는 의미의 ‘합이합일 분이분일(合二合一 分二分一)’은 작가의 판화와 조각, 회화를 넘어 삶을 아우르는 개념이다. 1세대 여성 조각가로서 재료를 깎고 다듬는 70년의 세월은 작가가 삶과 자연, 예술의 합일을 이뤄가는 과정이었다. 1935년생으로 격동의 현대사를 관통하며 척박한 환경 속에서도 묵묵히 개척해온 그의 예술 세계는 그 자체로 엄청난 생명력을 뿜어낸다. 이번 전시는 조각뿐 아니라 그의 초기 판화와 회화 등을 아우르는 방대한 규모로 펼쳐진다. 6월 28일까지, 호암미술관


Kasper Bosmans, ‘Legend: Critter Pavilion’, 2024, Gouache and Silverpoint on Poplar Panel, 28x21cm.

PEAS, POD

글래드스톤의 검은 외벽을 장식한 색색의 콩깍지는 벨기에 출신의 작가 캐스퍼 보스만스의 작품이다. 이번 전시에서 ‘정체성’을 다층적으로 탐구한 작가는 브라질 작가 호세 레오닐손(Jose Leonilson)의 페인팅 ‘Untitled(1985)’에서 영감 받아 콩을 모티프로 활용했다. 희망과 성장, 재생을 상징하는 콩은 전시장 곳곳에 흩어지고 모이며 포용과 연대의 기회를 만들고, 유연하게 변화하며 자신의 정체성을 확장한다. 동시대 퀴어적 관점에서 정체성과 표현의 주제를 고찰했다는 점은 전시를 더욱 흥미롭게 만드는 지점이다. 벨기에 전통 드로잉 기법과 작가가 오랜 시간 연마한 브론즈 작업이 어우러져 한층 깊고 색다른 감각을 선사한다. 3월 14일까지, 글래드스톤 서울 

    사진 출처
    COURTESY OF PKM GALLERY, THADDAEUS ROPAC, LEHMANN MAUPIN AND KUKJE GALLERY, GLADSTO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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