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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2K쌀롱 24> 액션의 완성은 얼굴, 조인성은 왜 계속 멋있을까?

2026.02.24김가혜

조인성조인성

1981년생 조인성의 얼굴이 80년대생들에게 미치는 막대한 영향에 대해.  

조인성 휴민트
인스타그램@zoinsung_official

최최조조, 어쩌다 조인성

고백부터 해야겠다. 조인성이 대한민국 여심을 들었다 놨다 하던 21세기 초반, 조인성의 골수팬은 아니었다. 최최조조 정도로 하자. 최애는 최애고, 조인성은 조인성이니까.

조인성에게 반한 건 오랜 시간이 흐른 뒤, 슴슴한 평냉 맛으로 즐겨 보던 예능 프로그램 <어쩌다 사장>(2021) 때문이었다. 장사란 걸 해본 적 없는 두 배우가 강원도 시골 슈퍼의 사장이 된 열흘 간의 영업 일기. 조인성은 마지막 날 장사 마감 전 방문한 손님을 위해 라면을 끓이다 조용히 뒷마당으로 나가더니 눈물을 쏟는다. 알고 보니 손님은 슈퍼 사장님. 한참 눈물을 흘린 뒤 수건으로 눈물을 훔치던 조인성은 스태프에게 말한다. “가게가 너무 지저분하잖아.”

분명 친구들이 <발리에서 생긴 일>(2004)을 보며 울 때는 무덤덤했는데, 현실의 조인성이 오열하는 모습을 보니 눈물이 쏟아졌다. 뭐야, 저 오빠. 얼굴 말고 인성으로 사람 울리네?

나에게 빠져 빠져! 21세기 조인성   

넷플릭스 영화 <파반느>를 보고 <뉴 논스톱>(2000-2002)의 박경림과 조인성이 떠올랐다. 세상 사람들이 ‘못 생겼다’는 이유로 함부로 대하는 미정(고아성)과 그를 어둠에서 빛으로 끌어낸 경록(문상민)의 멜로 때문이었다.

대학 생활에 대한 헛된 환상을 심어 준 드라마는 많았지만, <뉴 논스톱>은 그 정도가 심각했다. 나의 외모 자본과 상관 없이 대학 가면 조인성처럼 세상을 밝혀주는 비주얼의 남자가 나를 따라 다닐 거란 기대… 알고 보니 회장의 숨겨진 아들이란 출생의 비밀까지, 이게 말이 되냔 말이다.

새 천년에 대학에 가야 하는 원동력이 되었던 조인성은 나를 따라다니기는커녕 현실 캠퍼스에 존재하지 않았다. 하지만 우리의 21세기는, 20대는 조인성과 함께였다. <피아노>(2001-2002)를 보며 “갱호야 사랑한데이!” 외쳤고, <별을 쏘다>(2002-2003) 속 전도연을 따라 “성태야, 야 구성태!”를 불렀으며, 영화 <클래식>(2003)을 보고 멀쩡한 우산을 버리고 빗속에 뛰어들었다.  

남자친구는 군대 보내 놓고 조인성이 군대 가서 얼굴이라도 상할까 봐 진심으로 걱정하던 그 시절 친구들. 당시 과방에서는 이런 대화까지 오고 갔다. “조인성은 인간적으로 면제해줘야 되는 거 아냐?” 그러자 한 남학우가 반박할 수 없게 답했다. “그럼 전지현은 세금 안 내도 돼!”

조인성 따라 터틀넥에 벨벳 재킷을 걸치고, 은갈치 정장에 백팩을 메고는, 뭐 때문인지 정우성 형님과 달리 조인성은 라이벌처럼 경계하던 남자들. 하지만 유하 감독의 <비열한 거리>(2006)를 본 뒤 어제의 라이벌은 오늘의 형님이 되어 있었다. 그리고 이어진 ‘땡벌’ 신드롬. 나는 이미 지쳤어요, 땡벌. (땡벌!)   

헤어지자고? 나 조인성인데?

<모가디슈>부터 <밀수>를 거쳐 최근 개봉작 <휴민트>까지, 류승완표 영화에서 전과 다른 얼굴과 매력을 보여주고 있는 조인성. <밀수>에서 함께 연기한 김혜수는 모든 액션이 멋있지만 “가장 멋있는 건 얼굴”이라고 감탄했고, 류승완 감독 역시 <휴민트> 촬영 중간에 전화해 눈빛을 칭찬했다고 한다. 태권도 4단 유단자에 긴 팔과 다리로 선보이는 액션도 멋지지만 액션 또한 결국 연기. 액션의 완성도 얼굴, 액완얼 조인성이다.

1998년에 지오지아 모델로 시작해 벌써 데뷔 28주년. 설 명절을 앞두고 <휴민트>가 개봉한 2026년은 조인성의 해가 될 전망이다. <밀수> 편집본을 보다 조인성을 캐스팅하기로 결심했다는 나홍진 감독의 <호프>가 7월 개봉, <휴민트> 촬영 중 류승완 감독에게 전화를 넣어 조인성의 컨디션을 물었다는 이창동 감독의 <가능한 사랑>도 넷플릭스로 공개될 예정이다.

어느덧 40대 중반이 된 조인성은 그 사이 무릎 수술을 했고 예전 같지 않은 체력 저하를 느낀다며 “내근직으로 돌아서야 된다”는 앓는 소리를 한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근무 형태가 아니다. 어딘가 서늘하고 슬픈 그의 눈을 보기 위해 관객들은 극장에 갈 것이고 TV를 켤 테니까. 총을 쏘든 커피를 내리든, 중요한 건 조인성이 눈빛으로 분위기를 압도하는 배우란 사실이다. 그런 의미로, 당신의 눈동자에 건배!

조인성
인스타그램@zoinsung_officia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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