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희
드라마와 영화를 종횡무진 중에 연극까지. 가능한 스케줄인가요?
연극을 정말 하고 싶었는데, 다행히 대표님이 허락해주셨어요.(웃음)
첫 연극 무대에 오른 후 그만큼 무대가 그리웠나요?
연극이 너무 하고 싶어서 <디 이펙트>를 했는데, 열흘 뒤에 이 연극 제안이 왔어요. 민준호 연출님이랑 예전에 스터디를 같이했고 꼭 한 번 작업해보고 싶었거든요. 처음에는 연극을 경험해보고 싶었어요. 도대체 어떤 건지, 연극이라는 게 무엇인지. 처음에는 정신없이 뭐가 뭔지 모르는 상태에서 했어요. 이번 작품은 그래도 조금은 알 것 같아서 좀 더 마음을 열고, 도움을 받으면서 하고 있어요.
대본을 읽었을 때는 어떤 생각부터 들었어요?
참 좋다! 준호 연출님의 시선도 정말 좋았어요. 연출님이 글을 바탕으로 ‘이쪽으로 가봅시다!’ 하면 그냥 믿고 그쪽으로 쭉쭉 갔어요. 연습 기간에는 연출님이 열어주는 방향으로 무조건 달렸고, 이제 공연하면서부터는 더 만나고 싶은 순간을 찾아가면서 하려고 해요. 저는 연극 새내기잖아요.(웃음)
무대에서 ‘여자1’로 네 번의 인생을 사는데, 이 ‘여자1’의 인생이 어느 것도 쉽지 않아요. 3장에서는 수어도 해야 하죠. 허투루 살 수 있는 인생이 없던데요.
맞아요. 저는 <그때도 오늘>을 되게 재미있게 봤어요. 우리나라 역사 안에서 또 자신의 삶을 살아가는 두 사람이 되게 인상적이었어요. 분명히 시간은 흘렀고 세상은 변한 것 같은데, 어떻게 보면 또 지금과 크게 다르지 않은 삶이 있는 게 조금 신기하기도 하고, 마음 아프기도 하고. 극 중 4개의 시대가 있지만, ‘여자2’를 향하는 ‘여자1’의 마음이 그렇게 멀게 느껴지지 않았어요.
관객으로 볼 때와 직접 연기할 때에는 어떤 차이가 있었나요?
<그때도 오늘>를 배우 이희준과 김설진 페어로 처음 봤거든요. 연기를 정말 괴물처럼 잘해서 다른 분들 것도 궁금한 거예요. 캐스트를 거의 다 봤어요. 같은 연극을 다른 캐스트로 여러 번 본 적은 그때가 처음이었는데, 진짜 희한한 게 누군가는 1장에서 엄청 빛나고, 누군가는 3장에서 엄청 빛나고, 모두가 자기의 색을 가지고 그 연극을 할 수가 있는 거예요. 참 희한하다, 매력 있다. 그래서 저도 제가 궁금해요. 무대 밖에서 내 연기를 정말 보고 싶어요.(웃음) 내 연기를 보지 못하니까 잘 가고 있는 건지, 발전하고 있는 건지 잘 모르겠어요. 저는 아직 무대 감각이라는 게 있는 게 아니라서, 지금은 순간순간 믿고 상대한테 던지려고 하는 것 같아요.
작년에만 공개된 드라마가 7편, 영화가 3편. 그사이에 무대로 뛰어가는 동력을 알 것 같습니다.
이 연극을 하면서 조금 늘면 좋겠어요. 그리고 시간이 지나면 분명히 이게 내 밑거름이 되지 않을까? 왜냐하면 같은 인생을 거의 30번 살 수 있으니까요. 저는 그게 참 좋았거든요. 매체는 그게 안 되잖아요. 만약 매체 연기를 할 때 오늘 찍은 게 내 성에 안 차면 한동안 나를 괴롭히고 못살게 굴었어요. 공연은 오늘 공연이 조금 아쉽더라도 내일 한 번 더 이 인생을 살 기회를 나한테 주는 거예요. 그게 정말 고맙고. (웃음) 그래서 한 사람의 인생을 이렇게 여러 번 살아볼 수 있는 게 저한테는 처음이라 너무 좋아요. 그게 참 신기하고 너그럽게 느껴졌어요.
‘무대 감각’이라는 말하셨는데, 다른 감각이 있다고 느껴지나요?
저는 아직 새내기니까.(웃음) 연극을 오래 하신 분들은 크게 다르지 않다고 하는데, 저는 조금 다를 것 같은 거예요. 매체는 가까이에서 나를 담아주기 때문에 제 감정이 섬세하게 잘 담겨요. 아무것도 안 하고 있어도, 되게 작은 파동이어도, 가까이 담으면 잘 담기는데, 무대도 그런지 잘 모르겠어요. 멀리 있는 분들에게도 제 표정이 잘 안 보일까? 그래서 조금 다른 걸 필요로 하는 때가 있는 것 같아요.
2인극만의 매력도 느끼고 있나요?
매체에서는 둘이서 같이 찍는 것도 있지만, 하나씩 하나씩 따로 찍는 것도 있잖아요. 그러면 그냥 내가 하는 연기가 온전히 담기는데, 무대는 무조건 우리 둘이 만들어내는 거더라고요. 절대 나 혼자 좋을 수도 없고, 나 혼자 나쁠 수도 없고, 내가 오늘 조금 아쉬워도 상대가 너무 잘 서 있어줬다면 그 극이 좋은 극이 되기도 해요. 그런 화학작용이 처음부터 끝까지 내내 함께하죠. 그래서 상대에 따라서 다른 극이 돼요. 소희도 그렇게 느끼겠지만, 각기 다른 결의 극으로 만들어져요. 내 의도와 상관없이 우리의 작용으로요. 페어 때마다 다르고, 그날그날 또 다르고.
소희 씨와는 어떤 작품을 만들어가고 있나요?
우리 모두 열심히 하지만, 소희도 참 열심히 해요. 어느 순간 껑충 발전해 있어요. 소희한테 한 번 물어본 적이 있어요. “너는 그게 어떻게 되지?”(웃음) 눈에 보이는 소희의 ‘껑충’이 신기하기도 하고 기특하기도 하고. “오늘도 ‘껑충’ 했는데 어떻게 해서 이렇게 된 거지?” 소희가 원체 낯도 많이 가리잖아요. “쪼그라진 마음으로 연습실에 있었는데 마음이 조금 펴졌어요.” 그렇게 얘기하더라고요. 어떻게 폈을까?(웃음)
하하. 같이 펴보려고요?
그 ‘껑충’이 너무 신기하잖아요. 저는 선배님들께서 얘기해주는 걸 좋아하는데, 어떤 건 3년도 걸려요. 머리로는 알 것 같으면서도 모르겠는 거예요. 그러다 어느 순간 ‘선배가 말씀하신 게 이거구나!’ 비로소 깨달을 때가 있거든요. 소희는 그게 바로 돼요. 낯도 많이 가리고 말수도 별로 없는데, 엄청 씩씩하고 단단해요.
아직 많은 공연이 남아 있어요. 이 연극, 어떤 사람이 보면 좋을까요?
저희 극은 사랑하는 사람들을 떠올릴 수 있는 극이에요. 저는 자식이 없으니까 대본을 보고 제일 먼저 떠오른 사람이 엄마였어요. 사랑하는 가까운 사람을 떠올리고 그리워할 수 있는 극인 것 같아요. 그 사람이랑 같이 가도 좋고, 혹은 내가 가서 그를 떠올려도 좋겠다. 저 갑자기 너무 적극적인가요?(웃음)
방금 ‘홍보하러 온 건 아닌데…’ 같았습니다.(웃음) 작품에서 ‘꽃신’이 주요한 소품으로 등장해요. 오늘 촬영에서도 슈즈에 힘을 준 이유입니다. 항상 여자1이 여자2에게 꽃신을 주죠.
맞아요. 한 시대마다 꽃신이 매개가 되어 계속 내려오거든요. 어쩌면 저는 지금 우리 엄마에게 꽃신을 받아서 이 생을 살고 있는 것 같아요. 쉽지 않은 시대지만 이 꽃신을 신고 사뿐히 잘 살아보라는 것 같아요. 응원의 마음을 담아서 다음 세대에게 넘겨주는 그런 느낌. 그리고 내가 서 있는 이 생이, 나의 삶이 갑자기 태어난 게 아니라 과거로부터 이어져온 거다. 어떤 종류의 연대라는 느낌도 들어요.
여성 배우 두 명이 여성의 인생을 말하는 극이기도 한데요. 여성의 이야기를 연기하는 경우가 많아요. 최근 공개한 <자백의 대가>도 그렇고요.
그런 작품을 만나면 엄청 반갑죠. 함께할 수 있으면 더없이 좋고, 함께하지 못하더라도 이런 이야기를 많은 분이 볼 수 있으면 좋겠어요.
작년에 공개된 작품 중 가장 뿌듯하게 남은 작품은 무엇인가요?
다 좋은 작품이지만 <자백의 대가>요. 전도연 선배님 너무 좋아하거든요. 정말 살아 있는 전설. 제가 독립영화부터 했는데, 그쪽에 ‘독립영화계의 전도연’이라고 해서 계보가 있었어요. 저는 제 입으로 독립영화계의 전도연이 되겠다고 막 얘기하고 다녔거든요.(웃음) “독립영화계의 전도연, 이상희입니다” 이러면서. “나중에 진짜 전도연 선배님 만나서 연기하면 어떡하려고 그래” 했는데, 만난 거예요. <자백의 대가>에서 만나서 너무 행복했어요. 그래서 그냥 굉장히 열심히 바라봤어요(웃음). 저는 상대 배우한테 영향을 많이 받는 편이에요. <나의 완벽한 비서> 할 때 한지민 언니한테 영향을 많이 받았고, 지민 언니를 정말 열심히 바라본 것 같아요.
이 작품을 마치면 배우 이상희도 달라질 것 같나요?
연극은 이 사람의 과정을 보잖아요. 이 사람이 어느 방향으로 갔다가 얼마큼 부딪치고, 얼마나 헤매고, 소희처럼 어떤 ‘껑충’의 과정을 겪어서 여기로 오는 그 과정을 싹 보니까 이 사람을 진심으로 응원하게 돼요. 서로가 서로에게 그런 것 같아요. 제 시선을 열어주는 것 같아서 좋아요. 내가 나한테 그렇게 각박하게 굴지 않는 것도 좋았어요. 상대도 더 많이 이해하게 되고 나한테도 조금 따뜻해지고요.
몇 번째 작품까지 해야 새내기를 벗어날 수 있을 것 같아요?
제 판타지일 수도 있는데 어떤 감각이라는 게 저는 있을 것 같거든요. 매체는 계속하다 보면 보지 않아도 이번에 잘 담긴 것 같다는 감각이 들 때가 있어요. 무대도 그런 순간이 있지 않을까요? 그때는 새내기를 벗어날 수 있을 것 같아요.
횟수의 문제가 아니라는 거군요.
이러다 계속 새내기인 건 아닌지.(웃음) 저는 영화를 좋아해서 연기를 시작했어요. 지금은 영화보다 연기를 좋아하거든요. 이제는 다양한 연기가 궁금해요.
안소희
연극이 한창이죠? 아직은 두 분 페어가 그렇게 많지 않더라고요.
2월 말까지 공연인데, 1월 중후반부터 많아져요. 상희 언니 진짜 너무 좋으세요!
소희 씨 칭찬 많이 하던데요? ‘껑충껑충’이라고 표현하면서, 나도 그렇게 껑충 뛰고 싶다고.
정말 껑충 뛸 수 있게 언니가 엄청 도와줬어요. 저뿐만 아니고 모든 배우가 그렇게 말해요. ‘배우들한테 서로 한마디씩 해주세요’ 같은 코너가 있었는데, 모두가 언니에게 같은 말을 했어요. 연습 초반부터 올라가는 날에도 거의 연출님처럼 저희를 다 세세하게 봐줬어요. 더 도움 될 만한 게 있으면 다 얘기해주고, 모니터링해주고.
하하. 그러면서 계속 연극의 새내기라고.
언니가 자꾸 ‘나 죽겠다’고 얘기하는데 전혀요.(웃음) 연극을 바라보는 눈도 그렇고, 연극에 대한 애정이 커서 그렇게 겸손하게 말하는 것 같아요.
어떤 말이 가장 기억에 남아요?
연습하다 보면 잘될 때도 있고 안 될 때도 있어요. 그러면 속상해서 되게 작아지기도 하고요. 그게 느껴졌나 봐요. 그때 “누구든 장점도 있고 단점도 있는데 무대 올라가면 단점만 보이는 게 아니라 장점도 보고 단점도 봐. 2시간 내내 우리를 360도로 다 보잖아. 어떤 면이든 닿을 장점이고, 네게도 분명히 장점이 있고 그 장점은 아무한테도 없는 장점이야. 1~4장 이야기가 다 다른데 어떤 장에서는 진짜 너 말고는 아무도 못하는 것도 있어”라는 말을 해줬어요. 그게 너무 기억에 남아요.
좋은 말이네요. 한마디씩 하는 그 코너에서 다른 배우들은 소희 씨에 대해서는 뭐라고 썼어요?
조금 쑥스러운데.(웃음) 노력해주신 걸 알아주셨는지, ‘크게 발전해가는 모습이 너무 좋았다. 묵묵히 조용히 단단하게 있어줘서 고마웠다. 예뻤다’고 해주셨어요.(웃음)
요즘은 계속 연극 무대로 만나네요. <클로저>로 시작해 벌써 세 번째 작품이고요. 처음에는 ‘안소희가 연극을 한다고?’ 이런 반응도 많이 받았겠죠.
아직도 놀라는 분들이 계실 거예요. 저 역시 고민도, 걱정도 많았어요.
어떤 마음이 가장 큰 동력이 되었어요?
가수로 활동할 때도 무대를 좋아했어요. 다른 활동보다도 콘서트나 이렇게 무대 위에서 관객과 에너지를 주고받는 게 너무 즐거웠어요. 제가 준비한 걸 보여주고, 그것에 대한 피드백을 받고요. 연극도 똑같이 무대 위에서 춤이나 노래가 아니라 연기로 에너지를 주고받는 거잖아요. 다시 해보고 싶었고, 역시 그 부분이 제일 재미있어요.
첫발 뗀 용기. 그것도 대단한 거죠.
운명론자는 아닌데 무언가 잘 맞았던 것 같아요. 그때가 개인적으로도 그렇고, 배우로서도 조금 새로운 게 필요하다고 느낄 때였는데, 제 인생 버킷 리스트 중 하나인 해외 한 달 살기를 처음으로 할 때였어요. 그래서 뉴욕에 가 있었는데, 그곳에서 처음으로 연극 <슬립노모어(Sleep No More)>를 보고 너무 충격을 받았어요. 그때 <클로저> 제안이 들어왔거든요. 너무 좋아한 영화인 데다, ‘앨리스’ 역할이 지금 제 나이대가 아니면 못할 것 같고. 그런 게 운명 같아요.
이제 세 번째면 네 번째도 있고 다섯 번째도 있지 않겠어요?
그러면 좋겠어요. 그러고 싶어요. 당연히 매체도 병행할 것이고, 한동안 연극을 했기 때문에 매체에 대한 목마름도 생겼어요. 영화나 드라마도 계속 같이 보고 있는데, 연극은 언제든 놓고 싶지 않요. 받는 에너지가 진짜 달라요. 콘서트처럼 관객으로부터 직접적인 호응이나 환호성을 받는 건 아니지만 그 사일런스 안에서 느껴지는 에너지는 정말 강하거든요.
이번 작품을 관객석에서도 본 적 있나요?
자주 봐요. 완벽하게 관객 입장에서 보는 건 어렵겠지만, 처음 글을 받았을 때부터 너무너무 좋았어요. 오히려 너무 좋아서 괜히 겁먹을 정도로, ‘이렇게 좋은 걸 받은 만큼 내가 잘 플레이할 수 있을까?’ 할 정도로 저한테 와닿는 부분도 있고, 제가 몰랐던 부분도 얻고요.
이번 작품은 4개의 시대에서 4개의 인생을 사는 두 여자의 이야기입니다. 그중에서 ‘여자2’를 맡았는데 여자2의 인생도 남달라요. 첫 인생에서는 논개였어요. 논개는 다 알지만, 논개를 연기하는 일은 드물겠죠?
맞아요. 논개 이야기는 알지만 논개라는 사람의 배경에 대해, 심지어 전라도 사람이었다는 것조차 몰랐거든요. 경남 진주를 배경으로만 생각했는데, 정작 논개는 전라도 사람인데 기생이 되면서 진주까지 왔구나. 이런 생각지도 못한 부분까지 깊이 알게 돼서 좋더라고요.
또 ‘국민보도연맹 사건’이 등장하기도 해요. 주요 시대적 사건을 배경으로 하니 꼼꼼한 준비가 필요했을 것 같은데요. 사투리도 익혀야겠고요.
그런 과정이 너무 좋았어요. 저희 배우들 단톡방에 항상 역사 자료가 올라와요. 사투리도요. 경상도, 전라도, 충청도 사투리가 나오는데, 저도 혜은 선배님도 지방에 직접 갔어요. 그 지역 사람의 인물 탐구와 사투리 억양을 배우려고요. 저는 논산, 부여, 공주 쪽을, 선배님은 대전을 다녀오시고, 서로 공유하고 그랬어요. 혜은 선배님은 완전 부산 분이셔서, 사투리를 쓰는 여자2의 1장 대사를 한번 쭉 읽어서 녹음해주셨어요. 그걸 저희 세 배우가 달달달달 음을 따서 외웠어요.
그러다 나중에는 출산을 앞둔 의사도 되죠. 완전히 다른 시대와 완전히 다른 인생에서 또 그 사람처럼 보여야 하잖아요. 어떻게 하려고 했어요?
쉽지 않았어요. 저희는 무대 위에서 한 장에서 다른 장이 넘어가는 전환까지 배우들이 직접 다 해요. 소품이며 세트며 무대 위에서 직접 옮기는 거죠. 그래서 다른 공연보다는 템포를 천천히 가져가거든요. 그런 연출이 도움이 많이 되었어요.
여러모로 욕심이 날 수밖에 없었겠네요.
네 인물을 하는 셈이니까 당연히 보여줄 수 있는 게 많잖아요. 근데 정말 다 다르니까, 내가 최선을 다해서 잘한다면 진짜 나한테 좋은 경험이 될 수 있겠다. 많은 걸 보여줄 수 있고, 나도 ‘내가 이런 게 있나?’라는 걸 알 수 있겠다. 그래서 하게 되었고, 지금도 찾아가는 중이에요.
그 4개의 인생 중에 특히 어떤 삶에 마음이 가요?
공연을 할 때마다 그날그날 달라요. 오늘은 이게 와닿을 때가 있고 내일은 다른 장이 와닿고 이렇거든요. 처음 책으로 읽었을 때는 아무래도 2장이 끌렸어요. 제가 저희 언니랑 나이 차가 꽤 나요. 2장이 자매의 이야기인데, 언니와 제 모습을 보는 것 같아서 처음에는 2장이 제일 와닿았어요.
2인극만의 매력도 발견했나요?
2인극만의 매력이 있어요. 하는 입장에서도 뿌듯함과 성취감이 남다른 것 같아요. 무대를 둘이서만 온전히. 그리고 저희는 얘기드린 것처럼 무대 전환까지 배우들이 다 하니까 정말 1시간 30~40분 남짓을 한시도 쉬지 않고 하거든요. 뒤에 나가서 옷도 계속 갈아입고, 또 직접 갈아입어야 하니까 이 뿌듯함은 이루 말할 수 없는 것 같아요. 그래서 하고 나면 엄청 후련해요. 한 회 한 회 할 때마다.
꽃신이 중요한 소품으로 등장하잖아요. 항상 신발을 받는 쪽이에요.
그 부분이 정말 좋아요. 윗 세대가 없었다면 지금의 세대는 또 없었을 것이기 때문에. 그래서 그런 느낌으로 또 소중하게 꽃신을 전하고 받는 게 아닌가 해요.
다양한 페어로 무대에 오릅니다. 그중에서 안소희와 이상희 페어는 어떤 페어 같아요?
정말 달라요. 세 페어 중 서로에 대한 애정을 최대한 누르면서 하려고 하지만 모든 게 다 세세하게 티가 나는? 그래서 더 ‘딴딴’해 보이지만 나중에 감정 신을 할 때 더 슬픈 페어라고, 저는 느껴요.
이 작품으로 안소희의 삶도 변화할까요?
아무래도 극단적인 감정 신이 장마다 있고 다 다르니까 그걸 막 쏟아내는 게 쉽지는 않아요. 그래서 나라는 사람을 환기하는 방법을 좀 더 고민하게 돼요. 요즘에는 연극 외에는 집순이 모드인데, 그 안에서도 방법을 잘 찾아보려고 해요.
마지막까지 어떤 마음으로 무대에 오르고 싶어요?
연출님도 저희한테 한 말이고 저도 작품에 대해 얘기할 때 항상 하는 말인데, 매 공연 진심을 담아서, 진실을 말하기.
이 인터뷰에서도 진실만 말한 거 맞죠?
그럼요! 쉽지 않죠, 진실과 진짜. 진짜를 말하고 진짜를 보여주는, 그런 걸 만들어가려고 합니다.
- 포토그래퍼
- 고원태
- 스타일리스트
- 강이슬, 고윤진(이상희), 남주희(안소희)
- 헤어
- 이혜영(이상희), 강현진(안소희)
- 메이크업
- 이숙경(이상희), 이영(안소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