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말 <아시아 아티스트 어워즈(AAA)>에서 ‘밈 챌린지’를 하는 게 유독 바이럴이 많이 되던데요?
그러니까요! 영상을 많이 봐주셨어요.
역시 원조!
하하! 마침 그 전주에 팬 사인회에서 배운 챌린지거든요. 팬분들 덕분에 즉석 요청이었지만 할 수 있었어요. 우리 ‘혜롱이’들이 가르쳐준 덕분이에요. 팬분들에게 많이 배워요. 정말 그 속도를 따라갈 수가 없어요.
트렌드가 빠르게 바뀌는 시대예요. 따라가는 편인가요?
얼마 전, 아일릿 원희 씨가 저희 ‘혤스클럽’에 나와서 인터뷰했는데, 모르는 말을 진짜 많이 쓰더라고요. “요즘 많이 쓰는 말인가요?” 하면서 배우고…. 심지어 배웠는데 기억이 안 나요. 하지만 우리는 또 우리만의 바운더리를 만들어야죠. 포기하지 않고!
요즘 혜리 씨는 뭘 가장 좋아해요? 좋고 싫음이 명확해질 때잖아요.
확실히 일을 좋아하는 것 같아요. 너무 재미없는 말인가요? 음… 일할 때가 가장 재미있는 것 같고, 행복한 건 일을 잘 끝냈을 때. 그때가 제일 행복해요. 싫어하는 건, 공복?(웃음) 추운 것도 진짜 싫고요. 그래서 요즘 좀 힘들어요.
지금 한창 드라마 촬영 중이죠? 현장이 많이 추울 텐데요.
오랜만에 겨울 촬영을 하는데, 이 생각을 아예 못했어요. 사실 시작할 때는 현장이 더웠거든요. <간 떨어지는 동거> 이후로 오랜만에 다시 추운 촬영이에요.
그 사이 올해가 다 갔어요. 20일밖에 남지 않은 건 알아요?
세상에!
2025년, 마음에 드는 한 해였나요?
네, 마음에 듭니다. 매해 그랬던 것 같아요. 최고는 아니고 최선! 항상 최선을 다했다. 그렇지만 올해는 조금 더 잘 보낸 해인 것 같아요. 마음에 들어요.
올해는 뭐가 달랐나요?
생각지도 못한 일이 많이 일어났어요. 정말 예상도 못한 일이 이어져서 2025년은 선물 같은 한 해였어요. 지금 크리스마스 시즌이고, 선물에 대한 기대와 두근두근함이 있는 때잖아요. 그런 설렘을 1년 내내 느낀 것 같아요. 행복한 한 해였어요.
<선의의 경쟁>이 국내는 물론 해외에서도 폭넓게 사랑받았죠.
너무 큰 사랑을 받았어요. 저한테는 진짜 선물 같은 반응이었어요. 그 사랑에 힘입어 데뷔 후 첫 팬 미팅을 하고, 아시아 투어를 돌았거든요. 11개 도시를요. 팬클럽도 올해 만들었어요. ‘혜롱이’라고. 우리 팬분들이랑 여러 가지를 많이 해서 저한테는 굉장히 뜻깊은 한 해였어요.
그 사랑을 실제로 마주해보니 어땠나요?
매번 늘 감동으로 오더라고요. 한 주 한 주 볼 때마다 늘 감동적이고, 에너지를 무척 많이 받았어요. 그래서 그 사랑을 돌려드리기 위해 열심히 하고 있어요.
쉬지 않고 활동하는 것으로요?
안 쉬고! 틈날 때마다 소통도 열심히 하고요. 오늘처럼 예쁜 화보도 찍고요. 팬분들이 화보 나올 때마다 ‘혜리 필모에 넣어라’라고 얘기할 정도로 너무 좋아해주세요.
얼마 전 <응답하라 1988> 10주년 사진도 공개됐잖아요. 벌써 10년이 지났다니!
‘10년이나 됐어?!’ 하는 생각이 들어요. 그 정도로 제게는 늘 마음 한편에 있는 작품이에요. 제가 막내예요. 이번 10주년 예능 촬영을 하면서 오랜만에 언니, 오빠들 만나는데, 너무 그때 그 시절 같은 거예요. ‘우리 그냥 장소만 바뀌었지, 그때 같지 않아?’ 이 얘기를 정말 많이 했어요. 그리고 다 똑같아요. 10년이 지났는데 어쩌면 그렇게 똑같은지 모르겠어요. 우리는 되게 똑같은데 시간이 이렇게 흘렀고, 그때를 생각하니 너무 뭉클하고, 이런 소중한 추억을 함께 간직하는 사람이 모인 자리니까 울기도 많이 울고, 웃기도 엄청 웃고요.
<응답하라 1988>에서 가장 선명하게 떠오르는 장면은 뭔가요?
아무래도 1회의 생일 파티 장면이죠.“나는 왜 덕선이야!” 하면서 제가 막 울분을 토한 장면요.
왜 그 장면인가요?
제일 열심히 준비한 장면이기도 했고, 1회인데도 불구하고 1회 동안 쌓여온 덕선이의 감정이 후반부에 폭발하면서 시청자분들이 많이 공감해주셨거든요. 또 혜리에 대한 우려를 씻어준 장면인 것 같아서 제일 기억에 남아요.
만약 배우 혜리 특별 상영회에서 세 작품을 상영할 수 있다면 뭘 틀고 싶어요?
최근작인 <선의의 경쟁>요. 아, 처음부터 다시 할게요. 일단 <응답하라 1988>을 제일 먼저 틀 것 같아요. 그 뒤에 <빅토리>를 상영하고, 그다음에 가장 최근작인 <선의의 경쟁>을 틀 것 같아요.
시작 같은 작품, 영화로 인정받은 작품, 올해 큰 행복을 준 최근작.
너무 뿌듯하네요.(웃음) 제가 한 작품 모두를 너무너무 사랑해요. 그리고 사랑받은 순간도 많이 기억나는데, 이렇게 나열하고 보니까 더 행복한 것 같아요.
많은 캐릭터의 인생을 살면서 혜리 인생에도 변화를 가져다준 작품은 뭐였나요?
작품마다 조금씩은 있어요. 제가 생각했을 때 인간은 무엇인가를 겪고, 깨달으면서 성장하는 존재인 것 같아요. 어떤 방향으로 바뀔지는 모르겠지만, 늘 조금씩은 바뀌고 있지 않나 해요. 하지만 하나만 말한다면 <빅토리>.
<빅토리>는 어떤 변화를 남겼나요?
찍으면서 도전에 대한 만족감이라고 해야 하나, 도전에 대한 열정이라고 해야 하나,그런 감정을 자주 느꼈어요. 되게 멋지다고 생각한 인물이 ‘필선’이거든요. 이 친구는 엄청 단순해요. 재고 따지는 것 없이 정말 사랑하는 것을 위해 앞만 보며 가는 친구예요. 이 친구를 만나는 동안 ‘내가 사랑하는 건 무엇일까?’에 대한 생각을 자주 한 것 같아요. 제가 나태해질 때마다 그 영화를 떠올려요.
혜리 씨 유튜브를 사랑하는 사람도 많죠. 거기에서는 진행자의 역할을 하고요. 질문받는 것과 하는 것 중 뭐가 더 즐거워요?
둘 다 적성에 맞는 것 같은데요! 인터뷰는 질문하는 것도 받는 것도 좋아요. 사람들과 대화하는 걸 좋아하다 보니까 이런 콘텐츠를 즐기게 돼요. 그런데 제가 질문받을 때가 좀 더 좋은 것 같아요. 지금 이 순간! 왜냐하면 부담이 덜하니까요.(웃음)
‘질문은 기자의 특권이다’라는 말이 있어요. 지금처럼 제가 질문을 하면 혜리 씨가 진지하게 고민하고 답변을 하는데, 그 자체가 아주 특별한 일이죠. 그런 역할을 혜리 씨가 잘해내고 있고요.
와, 좋다! 진짜 너무 좋은 말인 것 같아요. 저도 진행자로서 마음속에 새길래요. 왜냐하면 그게 진짜 중요한 말인 것 같아요. 이 일에 대한 의미, 이 질문에 대한 의미, 지금 내가 하고 있는 것에 대한 의미를 생각하는 말인 것 같아요. ‘혤스클럽’ 할 때도 편안해 보이지만, 사실은 계속 생각하고 있거든요. ‘다음엔 이렇게 얘기하고….’
하하, 태연해 보이지만 다음 질문을 생각하느라 머릿속이 분주하죠.
맞아요! ‘이 대답은 못 나가겠네’ 하는 생각도 하고.(웃음) 그런 걸 생각하는 데도 저는 기자님보다 시간이 많이 걸릴 거예요. 저는 처음 해보는 거라서요. 또 저희는 도와주는 작가님이 없어요. 그래서 그것에 대한 자부심이 있어요.(웃음)
작가가 없어요? 자부심, 가져도 되겠는데요?
그 고민을 진짜 많이 했어요. 작가님이 없어서 질문의 퀄리티가 다른 프로그램보다 떨어지지 않나. 질문이 너무 사소하지는 않나. 하지만 시작할 때부터 그랬어요. 우리 너무 심각한 질문은 하지 말자. 단순한 질문을 하자. 다른 프로그램과 차별화를 두자. 이걸 정하고 시작했기 때문에.
인터뷰어를 해보니 자신의 장점이 뭔 것 같아요?
인터뷰이가 방송인 걸 까먹게 할 수 있다! 편하게! 그 친구 본연의 매력을 보여주는 질문을 많이 하는 편이에요. “뭐 좋아하세요?”라든가“그거 뭔지 알아요!” 이렇게 공감한다든가. 편하게 수다 떠는 콘텐츠라는 생각이 들어서, 혜리의 강점은 ‘방송인 걸 까먹게 할 수 있다‘가 제일 큰 것 같아요.
혜리가 자신을 인터뷰한다면 지금 이 시점에서는 어떤 질문을 하고 싶어요?
제 내년 계획?(웃음) 정말 누구나 할 법한 질문이죠? 주로 그런 질문이에요.
그 시작이 저희 1월호 커버가 되겠네요. 혜리 씨가 생각하는 완벽한 1월 1일은 어떤 모습이에요?
1월 1일은 일찍 일어나서 해 뜨는 것도 보고, 개운한 하루를 맞고, 규칙적인 식사를 하고, 오늘의 반성과 내일의 목표를 세우고, 작심삼일인 걸 알지만, 한 해 동안 제가 되고 싶은 모습으로 살아보는 거예요. 단 하루라도요. 그날만큼은 자신이 원하는 모습대로. 하지만 또 오전 11시쯤 일어나겠죠?
*본 기사에는 협찬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 포토그래퍼
- 김희준
- 스타일리스트
- 최자영
- 헤어
- 장혜연
- 메이크업
- 정수연
- 어시스턴트
- 이지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