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과 감정이 만나 따뜻한 교류의 장을 만든 2025년의 키워드들.

NEW LUXURY FASHION FB
미식의 세계에서 사치를 즐기는 젠지 세대를 필두로, ‘먹는 경험’은 욕망을 실현시키는 감각적 여유로움으로 변모했다. 패션 하우스 역시 F&B로 영역을 넓히며 맛과 향, 분위기까지 아우르는 공감각적 스타일을 정립했다. 먼저 하이엔드 다이닝으로 브랜드 철학을 확장한 서울의 ‘르 카페 루이 비통’, 상하이의 ‘롱 자이’에 자리한 프라다의 레스토랑 ‘미 샹’, 그리고 생 로랑의 ‘리브 드와 파리’ 매장 지하의 ‘스시 파크 파리’까지. 모두 느림의 미학과 정제된 럭셔리를 동시에 경험케 한다. 한편 마르니, 디젤, 아디다스, 코치, 카시오, 우영미 등은 카페 문화를 통해 브랜드 철학을 일상 속으로 확장했고, JW 앤더슨은 꿀과 티를 출시하며 미식을 오브제로 승화했다. 연말에만 찾아오는 에트로의 디저트도 놓칠 수 없다. 미쉐린 스타 레스토랑 ‘일 루오고 아이모 에 나디아’와 협업한 사프란과 초콜릿 파네토네, 팡도로 등이 특별한 순간을 빛내줄 테니.

KIM KARDASHIAN INC.
트렌드를 소비하던 이슈 메이커에서 트렌드를 산업화하는 비즈니스 리더로 완벽하게 진화한 킴 카다시안의 한 해. 그가 이끄는 스킴스(SKIMS)는 소비자 데이터를 기반으로 제품을 설계하는 D2C 모델을 도입해, 모든 체형과 사이즈를 포용하는 ‘인클루시브 사이징’과 ‘보디 포지티브’ 문화를 패션산업의 새로운 표준으로 정착시켰다. 지난해 말 기준 이미 40억 달러(약 5조원)의 기업 가치를 확보했으며, 올해는 나이키와 협력해 ‘나이키스킴스(NikeSKIMS)’라는 합작 브랜드를 론칭하며 새로운 산업 패러다임을 제시했다. 이를 발판 삼아 스포츠와 문화산업 전반으로 브랜드의 영향력을 넓히고, 런던과 파리 등 주요 도시에 플래그십 스토어 오픈을 앞둔 킴 카다시안의 다음 행보는 더욱 흥미롭게 전개될 것이다.
$10 MILLION FACES OF K-POP
스타의 발길이 닿은 한순간, 그 폭발적 노출을 광고비로 환산한 미디어 가치(이하 EMV)가 패션 비즈니스의 새로운 화폐 단위로 통용되고 있다. 올해 K-팝 스타들은 이 EMV 지표에서 전년 대비 50~60% 상승세를 기록하며 압도적 존재감을 또 한 번 입증했다. 특히 제니는 지난 4월 코첼라 역사상 처음으로 솔로 무대에서 1300만 달러 EMV를 달성했고, 멧 갈라와 패션위크 무대에서도 모두 1000만 달러 EMV를 상회하는 수치를 유지했다. 또 2026 S/S 밀라노 패션위크 프라다 쇼에서는 엔하이픈이 1829만 달러 EMV를 기록하며 시즌 전체 셀럽 중 가장 높은 팀 기반 가치를 달성했고, 같은 시즌 파리 패션위크 셀린느 쇼에 참석한 뷔 역시 1310만 달러 EMV로 단독 아티스트 중 최고 수준의 영향력을 입증했다.

EMOTIONAL LUXURY
귀엽고 앙증맞은 그림체의 캐릭터들이 단순 피규어를 넘어 패션의 한 축으로 확고히 자리 잡은 한 해. 블랙핑크 리사의 ‘하츄핑’ 그립톡 인증샷 한 장이 내림세를 타던 티니핑 제작사 SAMG엔터테인먼트의 주가를 급격히 상승시키는가 하면, 리셀 시장의 새로운 판도를 이끈 팝마트의 ‘라부부’ ‘스컬판다’ ‘크라잉베이비’ 등도 큰 인기를 끌었다. 이처럼 오늘날 캐릭터는 단순한 소비재를 넘어 감성 소비의 아이콘이자, 연대감을 표현하는 새로운 럭셔리 코드로 읽힌다.
- 포토그래퍼
- 허윤선, 이정혜, 최정윤, 김정현
- 일러스트레이터
- UNIQUIST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