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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 가장 많이 언급된 화제의 키워드(1)

2025.12.07허윤선

기술과 감정이 만나 따뜻한 교류의 장을 만든 2025년의 키워드들. 

SEOUL, NEW BIRTHPLACE 

2025년 서울은 글로벌 럭셔리와 컨템퍼러리 패션 브랜드의 ‘테스트베드’이자 핵심 전략 거점으로 주목받았다. 청담 명품 거리에는 바쉐론 콘스탄틴이 전 세계 플래그십 부티크 중 최대 규모인 ‘메종 1755 서울’을 개관했고, 도산공원 인근에는 알로와 앙팡 리쉬 데프리메가 아시아 최초 공식 스토어를, 한남동에는 디자이너 마린 세르가 직접 구상한 브랜드 최초의 단독 부티크가 마련됐다. 그 밖에 디 아티코, 온, 드롤 드 무슈, 버켄스탁, 시에라 디자인, 까날리가 국내 첫 매장을 연달아 오픈했으며, 홀리데이 시즌을 겨냥한 스킴스의 팝업 스토어가 여의도 ‘더현대서울’과 성수동에서 열리는 등 서울을 신규 리테일의 무대로 선택했다. 이제 스스로를 큐레이팅하는 국내 패션 피플이 이토록 생동감 넘치는 도시에서 새로운 트렌드를 창조할 일만 남았다. 


THE NEW GOLD RUSH

미국발 무역분쟁의 여파로 금값이 온스당 4000달러를 돌파하며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에 티파니, 불가리, 반클리프 아펠, 부쉐론 등 주요 주얼리 메종은 평균 10~18%의 가격 인상을 단행하는 동시에, 리사이클 골드 라인을 모색하기 시작했다. 이제 골드 주얼리는 투자 자산이자 공정무역이라는 윤리적 가치, 그리고 지속 가능성이라는 세 가지 의미를 동시에 지니며 새 평가를 받을 중요한 시점에 놓였다.


FASHION’ S POWER SHIFT PART II

전례 없던 세대교체를 겪은 패션계의 변화는 계속된다. 올리비에 루스테잉이 14년간 몸담았던 발망과 작별했고, 디올을 떠난 마리아 그라치아 치우리는 2026년 2월 펜디에서 데뷔 컬렉션을, 에르메스 남성복의 아티스틱 디렉터 베로니크 니샤니앙은 37년의 여정을 마무리하며 내년 1월 마지막 쇼를 예고했다. 한편 디올 남성복과 펜디 여성복 디렉터직을 내려놓은 킴 존스는 중국 아웃도어 브랜드 아리얼로 자리를 옮겼으며, 올세인츠도 흐름에 맞춰 아론 에쉬를 영입했다. 마지막으로 7년간 셀린느를 이끈 에디 슬리먼의 다음 행선지로 조르지오 아르마니라는 소문이 도는 중. 공식 발표는 없지만, 그의 합류는 곧 브랜드의 새 시대를 여는 전환점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ETERNAL ICONS OF FASHION

하우스의 정신이자 시대를 대표하는 미적 유산을 남긴 세 거장이 패션 역사 속으로 잠들었다. 절제된 실루엣으로 현대 쿠튀르의 미학을 재정의한 조르지오 아르마니, 색과 패턴의 마법사로 불린 미쏘니의 공동 창립자 로시타 미쏘니, 그리고 영국 왕실의 품격을 구현한 데이비드 새순(엘리자베스 2세 여왕과 다이애나 비의 드레스를 완성). 그들의 창조적 스타일은 동시대 패션의 밑거름이 되어 영원히 기억될 것이다.


QUIET TOUCH, BOLD IDENTITY

한때 단발성 협업이나 지역 한정 프로젝트에 머물렀던 한국의 아트 컬래버레이션이 올해는 럭셔리 아이덴티티의 핵심 미감으로 적극 수용되며 세계 무대에서 존재감을 확연히 드러냈다. 대표적으로 불가리는 ‘제네바 워치 데이즈’의 메인 모델로 ‘옥토 피니씨모 이우환×불가리’ 워치를 공개했는데, 울트라-씬 아트리움에 표현된 작가 이우환의 여백의 미는 ‘시간을 매개로 한 동서양의 대화’라는 해외 매체의 극찬과 함께 큰 주목을 받았다. 보테가 베네타 역시 오랜 인연을 맺어온 작가 이광호의 작품을 2026 S/S 밀란 패션위크의 쇼 무대 한가운데 설치했다. 하우스의 상징적 코드인 ‘인트레치아토’를 입체적으로 확장한 듯한 풍경을 연출하며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포토그래퍼
    허윤선, 이정혜, 최정윤, 김정현
    일러스트레이터
    UNIQUI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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