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RAVEL

프로 출장러가 말하는 비즈니스 여행 잘하는 비법(2)

2025.12.04허윤선

‘비즈니스 트립’은 여행이 아니다. 마인드셋부터 컨디션 관리까지 달라야 할, 출장 때 알아야 할 규칙 14가지.

‘프로 출장러’는 타고나는 것이 아니라 만들어진다. 업무상 자주 여행하는 사람이라면 분명히 실패한 출장의 기억이 있을 것이다. 후회하는 점을 보완해 다음 출장에 적용하는 것이 진정한 직장인의 자세다. 출장 노하우를 얻기 위해 고수들에게 ‘처음부터 알았더라면 좋았을 것들’을 물었다. 고급스러운 취향의 큐레이터부터 부티크 호텔을 선호하는 금융인과 기업 종사자, 낭만과 힙을 좋아하는 홍보인이 털어놓은 진짜 노하우다. 

경비 처리 서비스

프로 출장러들이 말하는 신기하면서도 실용적인 노하우 중 하나는 도착하자마자 호텔 다림질 서비스에 옷을 맡기는 것이다. 특히 비즈니스상 말끔한 옷차림을 해야 하는 사람들이라면 주목할 만하다. “4~5일을 머문다면 한 벌만 남기고 나머지는 도착 즉시 다림질을 맡기세요. 마지막에는 모두 드라이클리닝까지 맡겨서 깨끗한 옷만 챙기세요. 모두 경비 처리가 가능하니까요.” 파티 참석이 잦은 한 패션업계 종사자의 조언이다.


포인트 모으기

출장길에 오르는 출장 여행자야말로 포인트와 마일리지, 로열티 프로그램을 가장 적극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최적의 조건을 갖추고 있다. 항공사에서 각별히 관리하는 ‘밀리언마일러’도 대부분 출장 여행자인 만큼, 이를 활용하지 않는 것은 곧 손해다. 대한항공과 에어프랑스 등이 속한 스카이팀, 싱가포르항공과 루프트한자가 속한 스타얼라이언스 등이 대표적. 업무로 쌓은 마일리지는 개인 휴가에 활용할 수 있는 최고의 리워드이니 마일리지가 누락되지 않도록 꼼꼼히 챙기자. 호텔 등급을 쌓는 일 역시 놓칠 수 없는 쏠쏠한 혜택이다. 메리어트 그룹의 본보이나 힐튼의 힐튼 아너스 등은 포인트가 쌓일수록 무료 숙박부터 무료 조식, 업그레이드, 라운지 이용 등 다양한 혜택을 누릴 수 있다.


업무 공간의 연장선

호텔의 모든 공간에서 상사와 동료를 마주칠 수 있으니 멋진 운동복을 챙기자. 당신의 라이벌이나 상사가 바로 옆 트레드밀에서 달리고 있을지도 모른다. 넷플릭스의 비앙카 콘순지는 말한다. “누구에게도 방해받고 싶지 않다면, 지금은 ‘오직 나만의 시간’임을 표시하기 위해 노이즈 캔슬링 헤드폰도 꼭 챙기세요.”


업그레이드 요청은 정중하게

업그레이드를 요청해서 손해 볼 일은 없다. 앞서 말한 프리미엄 이코노미에서 비즈니스 클래스로든, 일반 호텔 객실에서 디럭스 객실로든 마찬가지다. 말 한마디로 천 냥 빚을 갚을 수 있는 여지는 늘 있다. 항공사 직원과 호텔 리셉션 직원은 그 열쇠를 쥐고 있는 사람들이다. 그들은 온갖 상황을 다 겪어봤고, 임의로 결정할 재량권도 갖고 있다. 당신이 조금이라도 권리를 주장하면 그들은 곧바로 불쾌감을 느낄 것이다. 출장 여행자여, 겸손해져라. 그저 공손히 부탁했을 뿐인데, 놀라운 업그레이드를 받은 사람들은 생각보다 많다.


집처럼 편안한 호텔

스트레스와 시차 등으로 컨디션이 최악일수록 호텔은 아늑한 집이 되어야 한다. 포인트를 적립할 수 있는 호텔도 좋지만, 선택의 1순위는 자신의 취향에 맞는 편안함이다. “저는 주로 독립 호텔에 묵는 걸 선호합니다. 대형 브랜드의 호텔에서는 경험하기 어려운 세심함이 많아요. 예전에는 런던의 ‘칠턴(The Chiltern)’에 자주 묵었는데, 한번은 비행기에서 ’잠옷을 두고 왔다’고 문자를 보냈더니, 호텔에서 무엇이 기다리고 있었는지 아세요? 고급 면 소재 잠옷이었죠. 요즘 컨시어지 서비스가 예전만 못하지만, 이런 곳들은 다릅니다.” 큐레이터인 폴은 말한다. 대부분의 부티크 호텔은 로열티 프로그램에 포함되지 않지만, 최근 ‘월드 오브 하얏트’가 ‘미스터 앤 미시즈 스미스(Mr. and Mrs. Smith)’를 인수하면서 이제 부티크 호텔 예약 시에도 포인트 적립이 가능해졌다.


시차 적응이 모든 것을 좌우한다

시차 적응은 출장 여행자의 가장 큰 골칫거리다. 예를 들어, 한국에서 미국 출장을 떠난다면, 도착한 첫날부터 스케줄을 소화해야 한다. 시차 적응을 위한 팁은 다양하지만, 일치하는 한 가지 전략이 있다. 바로 비행기에 탑승하는 순간부터 목적지의 시간에 맞추는 것이다. 목적지에 아침 9시에 도착한다면, 비행기 안에서는 밤이라고 생각하고 행동해야 한다. 한 임원은 말한다. “비행기에 탑승하자마자 휴대폰 시간을 목적지 시간대로 수동으로 재설정해 적응을 시작합니다. 시도해본 것 중 유일하게 효과가 있었던 방법입니다.” 어떤 방식으로든 당신의 뇌를 속일 수 있다면, 몸은 결국 그 리듬을 따라올 것이다.


동료와 친해지기

출장은 동료들과 자연스럽게 가까워질 수 있는 귀중한 기회다. 특히 현지에 거주하는 동료는 소박한 맛집과 잘 알려지지 않은 핫 플레이스에 대한 정보를 갖고 있기에, 구글 리뷰를 찾아볼 필요가 없다. 또 스포츠 경기, 전시, 공연 등의 예약에 이들의 도움을 받을 수도 있고, 고객이나 잠재 고객과 친분을 쌓는 좋은 기회로 이어진다.

    CHARLIE HOBBS
    일러스트레이터
    신연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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