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RAVEL

프로 출장러가 말하는 비즈니스 여행 잘하는 비법(1)

2025.12.03허윤선

‘비즈니스 트립’은 여행이 아니다. 마인드셋부터 컨디션 관리까지 달라야 할, 출장 때 알아야 할 규칙 14가지.

‘프로 출장러’는 타고나는 것이 아니라 만들어진다. 업무상 자주 여행하는 사람이라면 분명히 실패한 출장의 기억이 있을 것이다. 후회하는 점을 보완해 다음 출장에 적용하는 것이 진정한 직장인의 자세다. 출장 노하우를 얻기 위해 고수들에게 ‘처음부터 알았더라면 좋았을 것들’을 물었다. 고급스러운 취향의 큐레이터부터 부티크 호텔을 선호하는 금융인과 기업 종사자, 낭만과 힙을 좋아하는 홍보인이 털어놓은 진짜 노하우다.

출장은 여행이 아니다

혹시 뉴욕 출장이 잡혔나? 늘 가고 싶던 도시를 방문하는 건 설레는 일이지만, 들뜬 마음에 휴가라고 착각해선 안 된다. “일을 시작하고 처음 유럽 출장을 가게 되었는데, 대학을 막 졸업한 제게는 정말 흥분되는 일이었어요.” 국제청정교통협의회(ICCT)의 커뮤니케이션 전문가 젤다의 말이다. “이 기회를 최대한 활용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죠. 출장 틈을 이용해 내 시간을 즐겨야 한다는 마음이 출장 업무와 합쳐져 번아웃의 원인이 되었습니다.” 만약 출장에서의 스트레스와 번아웃으로 업무에 지장을 주었다면, 회사와 상사는 ‘당신이 해외 출장을 갈 준비가 되지 않았다’고 여긴다. 계속해서 출장 기회를 얻으려면 일단 맡은 업무를 제대로 처리해야 한다.

출장에 포함되는 빡빡한 일정, 네트워킹, 술자리 덕분에 녹초가 될 가능성이 높으니 관광이나 여가 시간을 즐기기 전에, 업무 그리고 휴식에 우선순위를 둘 것. “업무 전후 자투리 시간을 최대한 활용하려는 시도는 포기했어요. 그 시간에는 정말 휴식이 필요하거든요.” 젤다가 말한다. “차라리 호텔 수영장과 멋진 바를 즐기거나 침대 시트 위에서 잠을 자거나 TV를 보는 것도 좋죠.” 도시 구경 대신 스스로에게 휴식을 허락하자. 특히 긴 시간 근무해야 한다면 말이다.


라운지 활용하기

출장은 곧 업무 과다를 의미한다. 누수되는 시간 없이 효율적으로 일하는 게 좋다. 탑승을 기다리며 멍하게 있는 대신 공짜 커피를 마시며 라운지에서 일하는 게 낫다. 출장을 자주 떠난다면 라운지를 무료로 사용할 수 있는 카드를 발급받을 것. 연회비를 출장 횟수로 나눠보면 가성비가 좋다는 걸 알게 될 거다. 


전략적 비행기 시간

출장 시에는 시간을 넉넉히 잡아 업무 시작 하루 전에 도착하는 항공편을 예약하는 게 좋다. 피곤한 상태로 밤 비행기를 탈 필요가 없다. “출장 기간이 늘어나지만, 이렇게 하는 것이 일상의 리듬을 더 잘 유지하고, 회의나 행사에 더 집중할 수 있습니다. 그렇지 않으면 식사 시간이 뒤엉키고, 수면이 방해를 받아 피로가 더 쌓이죠. 하루 일찍 출발하는 것의 또 다른 장점은 항공기 지연이나 악천후로 항공기가 취소되더라도 일정에 쫓기지 않아 스트레스를 덜 받는다는 거예요.” 미국 컨설팅 기업 헤디의 라훌 코슬라는 말했다. 


구김 없는 옷과 편한 신발

솔로몬 R. 구겐하임 미술관 및 재단의 CEO이자 관장인 마리엣 베스터만은 출장 시 구김이 잘 가지 않는 옷을 챙기는 것을 자신의 노하우로 꼽았다. “저는 띠어리 제품을 즐겨 입는데, 가볍고 드라이클리닝할 필요가 없는 옷을 만들기 때문이죠.” 또 그는 “미쏘니 제품은 이미 자연스러운 주름이 있어 구겨진 것이 티가 나지 않습니다”라고 말했다. 이는 플리츠플리즈에도 적용될 만한 노하우다. 신발도 마찬가지다. 모든 상황에 맞는 신발을 챙기는 것이 짐을 줄이는 핵심이다. ‘뉴발란스’와 ‘에메 레온 도르(Aime Leon Dore)’의 콜라보 제품처럼. 


패킹 큐브를 활용하자

인터뷰에 응한 모든 출장 고수들이 한목소리로 극찬한 것은 바로 패킹 큐브다. 캐리어 브랜드 ‘칼 프리드릭(Carl Friedrik)’의 공동 창업자도 예외는 아니었다. “저는 옷을 종류별로 분류해서 넣습니다. 그러면 한두 가지는 여행 중 생긴 빨랫감을 담는 용도로 쓸 수 있죠. 저는 패킹 큐브의 전도사가 됐어요.” 패킹 큐브를 활용하면 필요한 것을 찾기 쉽고, 옷의 구김도 적어진다. 


나 자신 챙기기

새로운 환경에서 일하다 보면 자신을 돌보는 것을 잊기 쉽다. 아무리 바빠도 스스로를 챙기는 일은 절대 놓치지 말아야 한다. 출장이 잦을수록 개인 생활이 희생되기 마련이기에, 자신을 되찾는 작은 방법을 알고 실천하는 것이 중요하다. 디자이너인 루시는 매번 뷰티 케이스에 향수를 챙긴다. “향수를 뿌리면 좀 더 나다운 느낌이 들어요. 또 저는 혼자 차분하게 식사하며 마음을 안정시키는 걸 좋아해요. 여러모로 도움이 되거든요.“ 스스로를 챙기는 일은 거창할 필요가 없다. 명상을 하거나, 좋은 음악을 듣거나, 욕조에서 반신욕을 즐기거나, 맛있는 커피 한잔을 천천히 음미하는 일이 될 수도 있다. 출장 중 스스로를 돌보는 건 오직 자신뿐이라는 사실을 잊지 말 것. 


프리미엄 이코노미를 예약하라

비즈니스 클래스 탑승이 요원하다면 프리미엄 이코노미를 예약할 것. 이코노미에서 비즈니스 클래스로 업그레이드될 확률은 희박하다. 하지만 프리미엄 이코노미라면 항공사 직원의 눈에 띌 가능성이 커진다. 설령 업그레이드되지 않더라도 이미 프리미엄석이니 후회할 일도 적다. 회사도 직원에게 그 정도 비용은 투자할 것이다. 

    CHARLIE HOBBS
    일러스트레이터
    신연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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