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이 전시 보러 갈래?

회고와 상상이 뒤섞인다. 12월의 예술은 이렇게 피어난다.

Rinus Van de Velde, ‘I have never seen any of the works hanging on the wall here, …’, 2025, Oil Pastel on Paper, 172×112cm.

꿈속에서

행복, 즐거움, 희망으로 가득한 긍정의 상상을 펼쳐온 리너스 반 데 벨데가 개인전 <Loud Echoes>를 개최한다. 오일 파스텔과 목탄으로 그린 회화 신작과 새로운 조각 시리즈로 구성한 이번 전시는 백일몽을 영감의 근원으로 삼는 작가의 공상과 환상으로 가득하다. 그는 인상주의, 추상표현주의, 초현실주의를 실현한 여러 예술가들과 가상의 대화를 나누며 자신만의 독자적 세계를 구축하고, 그 안에 무한한 가능성을 펼쳐 보인다. 실존적 자아부터 허구적 역할까지, 작가가 정립한 다중적 자아의 서사는 시공간을 초월하는 상상의 불꽃으로 확장된다. 작가는 이 모든 창작물을 ‘과거로부터의 큰 메아리’라 부르며, 예술이야말로 시간과 현실의 경계를 넘나드는 울림임을 증명한다. 12월 24일까지, 갤러리 바톤


김 크리스틴 선, ‘Mind Strong (2)’, 2025, 종이에 목탄, 149.5×148cm.

가위, 바위, 보!

미술에서 종이 매체가 지닌 물질적·개념적·조형적 가능성은 무궁무진하다. 작은 스케치부터 거대한 회화까지 종이는 다양한 방식과 형태로 예술을 품어왔다. 그룹전 <Rock, Paper, Scissors: Transformation of Paper>는 이런 종이의 다층적 예술 실험을 조명하는 자리다. 이중섭, 장욱진, 곽인식, 김창열, 박서보, 백남준, 정상화, 이우환, 김환기, 이강소 등 1세대 한국 추상회화 거장부터 실험미술가와 미디어아트 작가, 동시대 작가까지 한국 현대미술 주요 작가 27명의 작품을 한데 모았다. 작가의 손을 거친 종이는 뭉쳐지고 접히며 단단한 입체가 되기도 하고, 잘려 나가고 겹쳐지며 새로운 평면으로 변모하기도 한다. 이 변형의 과정을 통해 종이는 사유의 시작점이자 물질 변형의 주체로서, 다양한 가능성과 확장성을 지닌 독립적 예술 매체로 거듭난다. 12월 21일까지, 갤러리 현대


Adolph Gottlieb, ‘Expanding’, 1962, Acrylic on Canvas, 228.6×182.9cm.

SIMILAR SHADE

미국 추상표현주의의 거장 아돌프 고틀립과 한국 현대미술의 선구자 김환기의 <추상의 언어, 감성의 우주>는 서로 다른 문화적·철학적 토대를 지닌 두 거장의 공통적 탐색을 조명한다. 이번 전시에서 소개하는 1960~70년대 회화 15여 점은 이질적인 듯 닮은 두 작가의 미학적 접점을 보여준다. 직관적 형태와 대담한 색면의 결합으로 감정과 무의식을 시각화한 고틀립과 반복적 형태와 정제된 색채로 동양적 명상과 우주의 질서를 표현한 김환기. 두 작가는 추상을 통해 시대와 사회를 관통하는 보편적 감정과 인간의 경험을 탐구한다. 이는 추상이 단순한 형식적 실험을 넘어 인간의 내면과 세계를 연결하는 하나의 언어로 작용함을 의미한다. 2026년 1월 10일까지, 페이스갤러리


Daniel Steegmann Mangrane, ‘(‘(‘, 2014, Kriska Aluminium Curtains and Laser-cut, Powder Coated Steel Frames, Dimensions Variable. Photo: Andrea Rossetti
Daniel Steegmann Mangrane, ‘Hologram(Sprouting Hand)’, 2021, Pulse Hologram, 25×20c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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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로잉, 사진, 비디오, 조각, 설치 등 다양한 매체를 넘나들며 섬세하고 시적인 감상을 표현해온 다니엘 스티그만 만그라네는 숲에 깊이 매료되었다. 그는 동식물에 대한 관심을 바탕으로 브라질의 메타 아틀란티카와 아마존 우림을 탐험하며 숲을 살아 있는 존재로 인식한다. 개인전 <산과 친구되기>는 숲을 통해 인간 중심의 근대주의적 자연관에서 벗어나려는 움직임을 고스란히 담아낸다. 전시 공간에 파티션을 세우거나 작은 정원을 구성하는 등 실제와 인공이 교차하는 설치 작업은 예측 불가능한 자연과 인간이 만든 기하학적 추상의 대립 구도를 해체한다. 이는 문화와 자연, 인간과 환경이 서로 긴밀하게 연결된 하나의 유기체임을 시사한다. 11월 28일부터 2026년 3월 8일까지, 아뜰리에 에르메스

    사진 출처
    COURTESY OF GALLERY BATON, GALLERY HYUNDAI, PACE GALLERY, ATELIER HER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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