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EW ERA OF K-BEAUTY / 레페리 최인석 의장
온라인을 넘어, 오프라인으로 확장되고 있는 K-뷰티 플랫폼 세 곳에 현재와 미래를 묻다.

LEFERI 레페리 | 최인석 의장
K-뷰티 크리에이터 매니지먼트로 출발해 셀렉트 스토어로 큐레이션 기반의 오프라인 뷰티 스토어 플랫폼을 구축한 선구자. 크리에이터와 브랜드를 연결해온 경험을 토대로 국내외 뷰티 유통의 새로운 길을 개척하고 있다.
기존 뷰티 인플루언서 사업에서 ‘셀렉트 스토어’ 사업으로 확장하게 된 계기는?
초창기 K-뷰티는 수출을 ‘당했다’는 느낌이 컸다. 브랜드가 준비해서 나간 게 아니라 해외 소비자에게 ‘발견’당한 느낌이 컸고, 그러다 보니 무분별한 출시와 소비가 반복되었기 때문이다. 브랜드들은 제대로 된 전략이나 위기에 대처하는 능력을 갖추지 못한 채 해외시장에 방치되어 있었고, 2018년 사드 사태 이후 급격히 위축되며 불안해 보였다. 한국인으로서, 또 사업가로서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기 위해 새로운 유통 방식을 고민하면서 시작한 사업이다.
셀렉트 스토어는 ‘큐레이션’이 곁들여진 새로운 타입의 유통 플랫폼인데?
크리에이터의 본질적 역할은 ‘추천과 선별’이다. 해외 소비자는 뷰티 지식 수준이 높은 한국 소비자와 한국 크리에이터의 안목에 주목한다. 이들이 선택한 제품은 곧 K-뷰티를 보여주는 지표기도 하다. 와인을 고를 때 소믈리에의 추천을 참고하듯, K-뷰티 크리에이터들이 ‘뷰티 소믈리에’가 되어 제품을 선별하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최근 소비자는 가격이나 제품의 퀄리티뿐 아니라, ‘브랜드 철학’과 ‘스토리’도 중요시 여긴다. 레페리와 셀렉트 스토어의 철학은 무엇인가?
‘모으고, 줄인다’. 지금의 화장품 시장은 지나치게 복잡하다. 올리브영만 가도 크림이 수십 가지고, 한국에서만 8000여 개의 제품이 수출되니 글로벌 소비자 입장에서도 혼란스러울 수밖에 없다. 우리는 수많은 제품을 모아 빅데이터와 크리에이터 품평 시스템을 통해 선별하고 정리한다. 이를 통해 체계적인 추천 시스템을 구축해가며 국내외 소비자 모두에게 신뢰받는 셀렉션을 제공하고 싶다.
기획, 제작, 유통, 브랜딩, 커머스까지 뷰티산업의 가치사슬을 아우르는 레페리지만, 이 정도 규모로 사업을 확장하기까지 우여곡절이 많았을 거 같다.
여러 위기 중에서도 팬데믹이 가장 치명적이었다. 외출이 제한되면서 브이로그 콘텐츠 제작이 어려워졌고, 마스크 착용으로 색조 시장이 큰 타격을 입었다. 이에 대한 타개책으로 레페리 크리에이터에게 스킨케어와 라이프스타일 콘텐츠로의 방향 전환을 제안했다. 라이프스타일 콘텐츠를 공부하다 보니 자연스레 인테리어에도 관심이 생겼고, 이는 곧 인테리어 회사 인수로 이어졌다. 위기가 새로운 밸류체인을 만든 계기가 되었고, 팬데믹으로 방황하던 일이 결과적으로는 지금의 ‘셀렉트 스토어’ 설계 역량으로 이어졌다.
신생 K-뷰티 브랜드에게 가장 필요한 전략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이제는 국내에서 성공한 후 수출하는 방식이 아니라, 처음부터 글로벌 무대를 상정하는 전략이 필수다. 창업 전부터 글로벌 무대를 향한 준비를 갖춰야 한다. 특히 뷰티 트렌드는 엄청 빠르게 바뀌기 때문에 지금 잘되는 브랜드를 벤치마킹하기보다 차별화되는 나만의 지점을 찾아야 살아남을 수 있다.
앞으로 흘러갈 K-뷰티의 넥스트를 예측한다면?
‘재투자와 품질 경쟁’. 이제는 K-뷰티라는 수식어에 기대지 않고 브랜드의 자력으로 경쟁할 때다. 글로벌 무대에서 살아남으려면 연구개발 투자 확대가 필수적이다. 벌어들인 수익을 다시 연구에 투자한다면 K-뷰티는 더 강력한 산업으로 성장할 수 있다.
레페리 대표로서 업계 전반에 기여하고 싶은 장기적 목표는 무엇인가?
K-뷰티는 세계적으로 주목받을 정도로 잠재력이 크다. 그러나 그 속엔 여러 브랜드가 흩어져 있어 그 힘을 제대로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 이럴 때일수록 힘을 분산하지 말고 연합해야 한다. 레페리가 K-뷰티 브랜드들의 분산된 힘을 모아 국내외에서 더 큰 무대를 만들고, 한국 뷰티 산업의 가치를 높이는 역할을 하길 바란다.
- 포토그래퍼
- 차혜경
- 헤어&메이크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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