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스트 위고비, ‘마운자로’에 대한 팩트 체크
세상에 없던 효과를 지닌 또 하나의 다이어트 치료제가 등장했다. 위고비의 뒤를 이을 ‘마운자로’라는 게임 체인저를 어떻게 이해하고, 적용해야 할까?

마운자로의 슈퍼파워
지난 8월 14일, 의약업계에 또 한 번 지각변동이 일었다. 지난해 10월 출시된 위고비의 화력이 가시기도 전, 그보다 더 진화하고 더 저렴한 약물이 시장에 등장한 것. 일라이 릴리사에서 개발한 마운자로(Mounjaro)는 결과적으로 위고비처럼 식욕을 억제하지만 그 원리는 다르다. 대표적 다이어트 치료제로 활용되는 삭센다와 위고비가 GLP-1 유사체를 기반으로 한 약물이라면, 마운자로는 GLP-1에 GIP를 더한 듀얼 버전이다. 이 지점에서 마운자로의 위력은 독보적이다. 세계 최초의 이중 작용제로 2가지 수용체가 동시에 활성화한다는 건 배고픔을 덜 느끼고, 인슐린 분비를 촉진하며, 혈당을 낮추고 포만감은 배가되는 환상의 시너지를 낼 테니까.
GLP-1은 뇌의 시상하부에 있는 포만 중추를 자극해 음식 섭취와 무관하게 배부르다고 느끼게 하는 호르몬이다. 대부분 식사 후 장에서 분비되며, 혈당을 조절하고 식욕을 억제한다. 음식이 위에 머무는 위 배출(Stomach Emptying) 시간 역시 지연시켜 자연스럽게 식욕 조절의 신호가 켜지게 된다. GIP는 인슐린 분비를 돕는 소장에서 분비되는 호르몬으로, 혈당을 안전하게 관리하고 건강한 에너지 활용을 돕는다. GLP-1과 GIP를 함께 자극해 부작용이 적고, 체중 감소 효과가 극대화된다. 처방 대상은 BMI(체질량지수)가 30 이상 혹은 27 이상이면서 고혈압과 당뇨 등 동반된 만성질환이 있는 성인이다. 5단계로 나뉘는 위고비 용량과 달리 마운자로는 현재 2.5mg, 5mg 제형으로 출시되어, 위고비 저용량(0.25mg, 0.5mg)은 마운자로 2.5mg으로, 위고비 고용량 (1.7mg, 2.4mg)은 마운자로 5mg으로 대체되는 추세다.
진짜 안전할까?
모든 약물 치료가 그렇듯 마운자로 역시 부작용이 있다. GLP-1의 대표 부작용인 구토, 두통, 변비, 위장장애를 동반할 수 있다. 아카이브 청담 의원 이도원 원장은 “마운자로를 처음 맞으면 처음 몇 주는 입덧하는 것 같은 느낌이 들어요. 어지러움과 구토, 두통, 변비 같은 현상은 일주일 차가 제일 심하죠. 과도한 포만감을 느끼고 먹는 즐거움이 사라져 무기력증과 우울감을 동반할 수도 있습니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마운자로도 결국 약물 처방이 필요한 환자가 맞는 치료제니 투여할 때는 신중해야 하며, 목표 체중에 도달했으면 투약을 중단하는 게 좋다고 당부했다. 위고비와 마찬가지로 마운자로 역시 처방 기준은 1개월이며, 부작용을 줄이려면 한 달 단위로 몸의 반응을 꼼꼼히 체크해 안전하게 증량해야 한다.
사실 약문의 안전성을 운운하기 전, 국내에서 가장 필요한 건 비만을 하나의 ‘질병’으로 인식하는 문화다. 다양한 만성질환을 일으키는 원인으로서 비만을 하나의 질병으로 인식하고 전문가의 도움이 필요하다는 경각심 말이다. 위고비 출시 이후 깡마른 몸과 손쉬운 감량을 위해 편법으로 약을 처방받거나, 위고비를 중심으로 급증한 ‘고용량 나눠 맞기’ 꼼수가 성행하고 있다. 마운자로는 주 1회 사용은 공통적이나 4회분이 펜 1개에 들어 있는 위고비와 달리 1펜으로 1회 사용만 가능하다는 점에서 오남용을 줄일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도 생긴다.
생활 습관의 중요성
마운자로를 출시한 일라이 릴리사의 자료에 따르면, 위고비 대비 체중 감량 효과가 1.5배 정도 크다고 밝혔다. 실제 더 강력한 효과를 볼 수 있을까? 이런 궁금증에 대해 이도원 원장은 “서마운트(Surmount)의 임상 연구를 보면, 비만 환자를 대상으로 실험 진행 시 72주에 걸쳐 5mg 사용군에서 16%, 10mg 사용군에서 21.4%, 15mg 사용군에서 22.5%(평균 24kg)의 체중 감소를 보였습니다. 기본적으로 2형 당뇨 치료제로 나온 약이기에 혈당 조절 능력도 더 좋고, 인슐린보다 당화혈색소 감소 효과도 두드러지죠. 여러 자료와 실제 환자의 후기를 감안했을 때, 마운자로는 고용량에서 약효로 인한 체중 감소가 나타나고, 저용량에서는 약효보다 식생활 습관과 의지 교정에 적합하다고 생각됩니다”라고 말했다.
모든 감량 과정이 그렇지만, 여러 전문가는 마운자로 역시 건강한 효과를 위해서는 식단과 운동을 병행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투약 초반에는 이뇨 작용으로 전해질이 부족할 수 있으니 식단 구성에 신경 써야 한다. 투약을 중단했을 때, 요요가 오지 않도록 관리하려면 생활 습관부터 바꾸려는 노력도 필요하다. 마운자로를 활용할 때는 목표 감량 체중을 정해 비만을 ‘치료’하고, 비만 관련 질환을 예방한다는 생각으로 구체적인 목표를 세우는 것을 권장한다.
- 포토그래퍼
- 류호승
- 도움말
- 이도원(아카이브 청담 의원 대표 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