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요한 연구와 노력으로 어엿한 요리로 우뚝 선 면의 촘촘한 세계.


서교난면방
서교난면방은 익숙한 듯 낯선 ‘난면’을 선보인다. 달걀과 밀가루를 활용해 선명한 노란빛을 띠는 난면은 면의 텐션과 입안에 퍼지는 향이 특별하다. 이탈리안 레스토랑을 운영하던 김낙영 셰프가 ‘난면’을 알게 된 건 10년 전 조희숙 셰프에게 한식을 배우면서부터다. 그 인연으로 한국 전래 음식연구회를 소개받고, 회원으로 활동하며 이탈리아의 달걀 반죽 생면 파스타로 특강을 진행하던 중 우리의 잊힌 음식 ‘난면’과 비슷하다는 이야기를 듣게 되었다. 한식과 양식의 조화를 이루고자 난면 전문점을 생각한 김낙영 셰프는 난면을 만들 때 우리 밀과 제주 토종닭인 구엄닭을 활용해 전통을 지키려고 한다. 한우, 구엄닭을 육수로 사용한 따듯한 ‘서교난면’, 모르따델라 햄을 활용해 비빔면 형태로 완성한 ‘들기름 난면과 모르따델라 햄’ 등 각각 다른 매력의 난면을 경험할 수 있다. ADD 서울 마포구 동교로12길 16 1층

면서울
미쉐린의 별을 받은 김도윤 셰프의 레스토랑 ‘윤서울’의 코스에서 자가 제면 요리는 압도적인 맛과 풍미로 인기를 끌었다. 이 요리를 따로 맛볼 수 있게 해달라는 손님들의 원성에 김도윤 셰프는 면을 위한, 면에 의한 식당 ‘면서울’을 오픈했다. 그는 이곳에서 더 다양한 면을 야심 차게 연구한다. 면서울의 모든 면은 첨가물과 조미료 없이 원물의 맛을 확 끌어올리는 데 집중했다. 면에는 통밀과 녹두, 백태만 들어가며, 절묘한 배합으로 쫄깃한 식감까지 일품이다. 면과 고명으로 이뤄진 심플한 요리의 진정한 힘은 입안에 넣었을 때 폭발한다. 면발을 호로록 입에 넣을 때 경쾌함과 씹을수록 숨어 있던 면의 풍미가 존재감을 드러낸다. 생들기름과 태안 자염, 태안 유기농 김가루를 넣어 면의 고소함이 배가되는 ‘생들기름면’, 넙적한 면에 고사리와 들깨를 더한 ‘고사리면’ 등 재료의 깊은 맛이 단호하게 느껴져 손길이 간다. ADD 서울 강남구 선릉로 805 1층


소바연구소
요리를 전공하지 않은 이지혁 대표에게 맛있는 소바 면을 만드는 건 그야말로 ‘맨땅에 헤딩’이었다. 면을 먹으면 소화가
잘 되지 않던 탓에 직접 만들기로 결심한 게 시작이었다. 밀가루와 첨가물을 제외하고 메밀을 사용한 면은 맛은 없었지만 속은 편했다. 그 길로 속 편하고 맛도 있는 면을 탐색하는 여정이 시작됐다. 노트 3권에 달하는 연구를 통해 최적의 배합을 찾았지만, 까다로운 메밀의 성질 탓에 온도와 습도에 따라 매일 레시피를 바꾸기 일쑤다. 유통과정에서 수분이 날아가는 걸 막기 위해 올해부터는 지하 1층 연구소에 제분기를 들여 직접 제분하기에 이르렀다. 향을 위해 오븐에 구운 메밀, 껍질을 벗긴 메밀, 식감을 위해 껍질을 벗기지 않은 통메밀을 넣고, 3종류의 밀가루를 배합해 지하 연구소에서 제분과 제면을 한다. 그렇게 탄생한 납작 소바와 판메밀, 들기름 소바는 이미 줄을 서야 먹을 수 있지만, 궁극의 면을 위한 연구는 현재 진행형이다. ADD 서울 서대문구 명물길 50-9 1층

니시무라멘
이곳의 이름을 읽을 때 띄어쓰기를 조금 달리하면 니시무라멘의 진심이 보인다. 후쿠오카 출신의 미쉐린 셰프 니시무라 다카히토가 운영하는 이곳의 진짜 의미는 니시무라 멘. 셰프의 집요함은 메뉴 개발 과정에서 엿볼 수 있다. 그는 새로운 라멘을 연구할 때 자신이 원하는 스타일의 면을 개발한 후 비로소 어울리는 육수를 매칭한다. 후쿠오카에 이어 한국의 다채로움에 빠져 오픈한 연남2호점에서도 개성 강한 라멘을 선보였다. 향긋한 밀 향이 코끝을 스치는 면은 간장 베이스 육수와 어우러져 시오 라멘으로 탄생했고, 얇고 탄력 있는 식감에 초점을 맞춘 면은 삼계탕에서 영감을 받아 만든 서울 한정 메뉴 교카이파이탄 라멘이 됐다. 라멘을 먹을 때 면부터 즐기는 일본과 달리 육수를 즐기는 한국의 식문화를 고려해 면의 탄력과 식감을 위해 여러 요소를 조율해 완성도를 높였다. 파인 다이닝 셰프의 라멘인 만큼 라멘 한 그릇을 비우는 과정은 코스 요리처럼 특제 청양 오일, 솥밥 등의 요소로 다채로운 방식을 제안한다. ADD 서울 마포구 동교로 265 4층

소바쥬
박주성 셰프가 이끄는 소바쥬는 국내 최초 메밀 오마카세다. 장호준 셰프가 이끄는 ‘네기’에서 쌓은 경험에 메밀묵 장사로 두 형제를 키운 어머니의 사랑을 동력 삼아 ‘메밀’을 주제로 한 다이닝을 만들었다. 개성과 한계가 뚜렷한 메밀의 다양한 활용을 위해 러시아, 프랑스, 일본 등 여러 국가의 메밀 요리를 연구했다. 그 결과 메밀을 가장 맛있게 먹을 수 있는 형태는 면이라는 결론에 이르렀고, 메밀로 만든 면을 비롯해 제철 재료와 메밀의 궁합을 생각한 창의적인 메뉴를 코스로 구성했다. 메밀 면은 형태와 텍스처, 온도에 따라 혀에서 느껴지는 감각이 달라 최고의 맛을 낼 수 있는 조합을 찾아냈다. 얇고 넙적한 면은 염장 다시마와 참기름을 더해 고소한 맛을 끌어올리고, 얇은 소바 면은 여름을 맞아 호박과 함께 서브한다. 메밀 고유의 맛과 향을 위해 매일 아침 제분과 제면을 하고 당일 소진을 원칙으로 한다. ADD 서울 마포구 큰우물로 75 상가 지하1층 22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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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포토그래퍼
- 류호승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