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나니? 여행지 그곳에서의 뷰티

피부에 남은 낯선 도시의 기억. 뷰티 파우치에 담긴 지구 한 바퀴. 

석영 모래 침대 위에서

작년 5월 베트남 푸꾸옥으로 워케이션을 다녀왔다. 우기 시즌이었지만 누구보다 행복한 시간을 보냈던 건 리젠트 푸꾸옥 ‘더 스파’의 다채로운 프로그램 덕분이다. 입구부터 남다른 이곳은, 잉어가 유영하는 이국적인 정원을 지나 숲속을 탐험하듯 가야 한다. 수준급 테라피스트의 노련한 손길 덕에 아로마 오일을 활용한 테라피 프로그램이나 히말라야 싱잉볼을 활용한 웰니스 스파 등 어떤 프로그램을 선택해도 만족스럽다. 가장 좋았던 건 발리와 하와이의 전통 마사지 기술을 접목해 석영 모래 침대 위에서 받는 마사지 ‘알파 쿼츠 샌드 코쿤 테라피’. 침대에 눕는 순간 따끈한 모래가 몸을 포근하게 감싸 그동안 쌓인 긴장과 스트레스가 눈 녹듯 사라진다. 스파를 마치고 빗소리를 들으며 먹는 쌀국수는 화룡점정! 아름답게 물든 일몰이 스파 경험을 더 완벽하게 완성해준다. – 박정인(프리랜스 뷰티 에디터)

우붓의 숨결을 느끼다

만다파 리츠칼튼 리저브는 전 세계 리츠칼튼 브랜드 중 단 8곳에만 주어지는 ‘리저브’ 타이틀을 지닌 곳으로, 인도네시아 우붓에 자리하고 있다. 이곳의 ‘만다파 스파’는 개인의 기와 컨디션에 맞춘 섬세한 프로그램과 우붓의 환경이 어우러져 자연과의 교감을 극대화해준다. 특히 우붓 지역의 민간요법에서 영감을 받아 강황, 생강, 정향 등을 활용한 트리트먼트는 면역력 증진과 근육 회복에 효과적인 자연 치유의 힘을 선사하며 발리 고유의 경험을 제공한다. ‘우붓의 심장’이라 불리는 아융강의 힘찬 물소리, 정글에서 들려오는 바람 소리와 새들의 지저귐, 때로는 빗소리까지. 모든 소리가 스파를 받는 동안 온몸으로 자연을 느끼게 해준다. 마치 스파와 명상을 동시에 하는 듯한 만다파 스파는 미쉐린 3스타 파인 다이닝에 비견될 정도의 특별한 경험을 선사한다. – 이한나(해시컴퍼니 대표)

출장의 틈, 온전한 쉼

얼마 전 잡힌 싱가포르 출장은 어머니와 동행했다. 마침 어머니의 일정도 맞아 함께 떠날 수 있었지만, 일반적인 여행이 아니었기에 쉽지만은 않았다. 긴 비행으로 인한 피로, 촘촘한 일정, 거기에 어머니를 챙겨야 한다는 부담감까지 더해져서다. 그러던 중 온전히 휴식을 취할 수 있는 하루가 생겼고, 그 시간을 어떻게든 의미 있게 보내고 싶었다. 그래서 찾은 곳이 파크로얄 컬렉션 마리나베이에 위치한 세인트 그레고리 스파. 조용하고 아늑한 공간, 섬세하게 조율된 온도와 향, 그리고 테라피스트의 정돈된 손길이 여행의 피로를 부드럽게 풀어주었다. 평소 디테일을 중요하게 여기는 어머니도 “이 정도면 완벽하다”고 하셨을 정도. 스파를 마치고 돌아온 객실에서 오손도손 이야기를 나눴던 시간이, 지금껏 다녀온 수많은 출장 중 가장 소중한 순간으로 남았다. – 박정진(인플루언서 & SJ 미디어 대표)

향수로 그린 뉴욕의 단상

2023년 초겨울, 살을 에는 듯한 추위 속에 뉴욕의 소호를 홀로 걷다 우연히 들어간 샤넬 매장에서 ‘레 젝스클루시프 드 샤넬 1957 오 드 빠르펭’(이하 1957)을 운명처럼 다시 만났다. 1957은 뉴욕에 오기 전 한국에서 시향해본 후 반했는데, 재고가 없어 구입하지 못해 마음 한편에 묻어둔 향수라서 보는 순간 바로 구입할 수밖에 없었다. 1957은 지금껏 향수라면 선물용으로만 구입하던 내가 처음으로 나 자신을 위해 구입한 제품이다. 게다가 이 향은 뉴욕에서 보낸 낯설고 자유롭던 시간을 상징하는 조각이 되었다. 당시 교환학생으로 뉴욕에 머물던 나는 기숙사 복도에 은은하게 밴 대마초 냄새를 덮기 위해 매일 1957을 뿌렸다. 그 짧고도 깊은 시절의 기억이 향과 함께 머릿속에 새겨져 있어서인지, 매일이 똑같은 일상도 1957을 뿌린 날은 더 특별하게 느껴진다. – 에바(인플루언서) 

기념품 그 이상의 크림

지난 3월, 말 그대로 ‘급’ 이탈리아 가족 여행을 떠났다. 모름지기 가족 여행이라면 사소한 일에서도 체력이나 컨디션, 순간의 감정에 따라 부딪칠 일이 많아진다고 하지 않던가? 하지만 모두의 걱정과 달리 이번 여행은 우리 가족 모두에게 최고의 추억으로 남았다. 로마부터 포시타노, 피사, 피렌체를 둘러보며 느낀 모든 것이 지금도 기억 속에 생생히 남아 있으니까. 그중 피렌체에서 구입한 일명 ‘수도원 크림’, 까마돌리의 크레마 안티루게 크림은 가족 모두가 입을 모아 추천하는 기념품 중 하나다. 국내에서도 판매하지만 현지에선 17유로라는 저렴한 가격으로 구입할 수 있다. 포슬거리는 제형에 발림성도 우수한데, 비판텐과 섞어 바르면 극강의 보습력을 자랑한다. 벌써 쟁여놓은 3통 중 한 통 반을 사용했다. 오는 겨울엔 매년 겪던 지독한 건조함과 싸워볼 자신이 생겼다. – 양한별(록시땅 PR)

베를린에서 찾은 몸의 언어

어디를 가든 운동 스튜디오를 찾는다. 되도록 머무는 곳에서 멀지 않은 곳에 가는데, 베를린에 살 때는 집과 가까운 피트니스 스튜디오 세 곳을 주로 이용했다. 먼저 ‘비트81’ 스튜디오에서는 고강도 인터벌 트레이닝(HIIT)을 진행했다. 30~40분간 효율적으로 유산소운동과 근력운동을 병행하는 프로그램이라 운동에 1시간 이상은 쓰고 싶지 않은 내게 이상적이다. ‘비사이클’ 스튜디오에선 코어를 집중적으로 단련시키는 ‘바레’ 클래스에 참여했다. ‘하지우스’ 스튜디오에서 경험한 애니멀 플로우 무브먼트 역시 기억에 남는다. 평소 잘 사용하지 않는 근육을 자극하며 유연성을 길러주는 독특한 움직임으로, 고강도 운동이 지겨울 때나 기분 전환이 필요할 때 좋은 대안이 된다. 내 몸을 다르게 써보는 경험을 통해 신선한 자극도 주고! – 유킴(모델 & 필름메이커) 

    포토그래퍼
    정원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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