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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눈여겨 봐야 할 GMT & 듀얼 타임 워치

2025.07.01최정윤

고귀한 여행 동반자가 되어줄 다재다능한 GMT & 듀얼 타임 워치.

컷아웃 세이지 나뭇잎 형태의 바늘이 로컬 시와 분을, 붉은빛 삼각 디테일 바늘이 세컨드 타임 존을 가리키며 4일 파워리저브가 가능한 ‘빌레레’ 워치는 1천9백29만원 블랑팡(Blancpain). 드레스는 보테가 베네타(Bottega Veneta).

GMT에 24시간 눈금이 중앙에 배치된 오토매틱의 깔끔한 페이스와 현대적인 톱니 베젤을 매치한 ‘내비타이머 오토매틱 GMT 41’ 워치는 9백49만원 브라이틀링(Breitling).

완벽한 타임키핑 솔루션

여행지에서 소중한 순간을 영상과 사진으로 기록하다 문득 떠나온 곳의 시간이 궁금하거나, 혹은 바쁜 비즈니스 트립 중 두 개의 타임 존을 동시에 확인해야 했던 경험이 있는가? 스마트폰으로 전 세계의 시간을 검색할 수 있지만, 여러 기능을 한 번에 사용하는 스마트폰으로 다른 시간까지 확인하는 건 때론 무척이나 번거롭다. 시간이 무엇보다 중요한 현대의 모험가에게 GMT 기능을 갖춘 멋진 타임피스 하나는 손목 위에서 놀랍도록 편리함을 선사한다.

GMT는 ‘그리니치 평균시(Greenwich Mean Time)’의 약자로, 1884년 지구 경도의 0도로 지정된 런던 왕립 그리니치 천문대에 따른 0시 기준선을 뜻한다. 이후 시계에 추가적인 24시간 핸드를 장착해 두 번째 시간대를 표시하는 기능을 갖춘 시계를 GMT 워치로 부르게 됐다. 이 워치는 1950년대 인류 최초의 장거리 비행이 시작되면서 파일럿에게 매우 유용한 도구로 각광받았다. 여러 나라를 넘나드는 파일럿에게 출발지와 도착지의 시간을 동시에 확인하는 시계는 필수였기 때문이다. 국경을 넘나들며 색다른 경험을 하고, 지구 반대편의 사람들과도 교류하는 오늘날의 우리는 파일럿처럼 여러 시간대에 걸쳐 활동하는 삶을 살고 있다. 그렇기에 수많은 워치 기능 중에서도 GMT 기능이 주목받는 건 당연하다.

블랑팡은 이 같은 라이프스타일에 맞춰 메종을 상징하는 클래식한 모델 ‘빌레레’ 워치에 변화를 주었다. 그동안 ‘빌레레’ 컬렉션의 GMT 워치에 복잡한 캘린더 기능이 함께했다면 이를 과감히 삭제한 것. 오롯이 두 가지 시간을 확인한다는 부분에 초점을 맞춘 심플한 디자인은 여전히 클래식하면서도 간결하고 지적이기까지 하다. 브라이틀링 역시 1952년 첫 공개 후 민간 항공 분야 종사자에게 즉각적인 인기를 끈 ‘내비타이머’ 컬렉션과 초심으로 돌아간다. 새로운 ‘내비타이머 오토매틱 GMT 41’ 워치는 크로노그래프를 생략하고 24시간 눈금을 중앙에 배치해 전체적인 미관을 간소화한 깔끔한 디자인이 특징이다.

(위부터) 매트 블랙과 폴리싱 블랙 조합의 베젤 디자인이 낮과 밤의 시간을 구분하여 가독성을 높인 ‘스피릿 줄루 타임 1925’ 워치는 5백만원 론진(Longines). 레드 컬러의 GMT 핸즈와 300m 방수 기능을 갖춘 ‘카키 네이비 스쿠바 오토 GMT’ 워치는 2백27만원 해밀턴(Hamilton). 헤리티지 까레라 모델에서 착안한 레드 팁 GMT 핸즈를 매치한 ‘까레라 데이트 트윈 타임’ 워치는 7백12만원 태그호이어(Tag Heuer).

어떻게 읽을 것인가

작은 손목시계에서 두 가지 시간을 보여주려면, 12시간마다 한 바퀴 도는 기존의 아워 핸드 외에 다른 장치가 필요할 터. 이때 24시간마다 한 바퀴 돌아가는 추가적인 GMT 핸드가 중요한 역할을 한다. GMT 스케일이 24시간제를 채택한 이유는 간단하다. 오전과 오후의 차이를 쉽게 알기 위해서다. 일반 아워 핸드가 현지 시간을 가리키고, GMT 핸드는 두 번째 시간대를 표시한다. 이 덕분에 디스플레이를 한눈에 보며, 다른 시간대에도 능숙하게 대처할 수 있다. 바늘이 하나 더 생기면서 각 메뉴팩처는 고유의 상징적 요소를 적극 활용해 착용자가 쉽고 명확한 기능을 사용하도록 돕는다.

대표적으로 모터스포츠 헤리티지를 기반으로 한 태그호이어의 ‘까레라 데이트 트윈 타임’ 워치의 GMT 핸드는 오리지널 까레라 GMT 모델에서 착안한 요소를 가미해 헤리티지를 잇는다. 마치 시계 장인의 날렵한 핀셋으로 새빨간 팁을 잡고 있는 형태가 강렬한 에너지를 발산한다. 한편 피아제의 ‘폴로’ 워치는 라운드 케이스 안에 쿠션형 다이얼을 배치한 독특한 디자인이 특징이다. 이는 여행자를 위해 정교하게 개발한 850P 기계식 셀프와인딩 무브먼트를 탑재했지만, 특유의 실루엣을 유지하기 위해 베젤에 듀얼 타임 인덱스를 새기는 대신 다이얼에 별도의 창을 마련해 세컨드 타임 존을 표시한다. 8시 방향에 위치한 12시간제 인디케이터는 흑과 백의 화살표로 착용자가 평소 거주하는 주 시간대의 낮과 밤을 알려준다.

데이 & 나이트 표시 기능을 갖춘 세컨드 타임 존 인디케이터와 스몰 세컨드가 균형을 이루는 ‘폴로 엠퍼라도 듀얼 타임’ 워치는 1억3천만원, 로즈 골드에 브릴리언트 컷 다이아몬드 1개를 세팅한 ‘포제션 데코 팰리스’ 링은 7백5만원 피아제(Piaget). 셔츠와 팬츠는 루이 비통(Louis Vuitton).
양방향 회전 베젤과 24시간용 시침을 통해 스리 타임 존을 확인할 수 있는 ‘블랙 베이 피프티-에잇 GMT’ 워치는 6백49만원 튜더(Tudor). 나선형 로고 장식이 들어간 뱅글 스타일의 화이트 골드 ‘비제로원 브레이슬릿’은 9백만원 불가리. 니트 톱은 셀프포트레이트(Self-Portrait).
3시 방향의 서브 카운트를 통해 세컨드 타임 존을 표시하고 케이스를 포함해 6.9mm의 아주 얇은 두께를 자랑하는 ‘옥토 피니씨모 크로노그래프 GMT’ 워치는 2천4백70만원 불가리(Bvlgari). 러기지 백은 쿠론(Couronne). 선글라스는 마우이짐(Maui Jim).

진화하는 GMT

GMT 워치는 17~18세기 여러 개의 시계를 가지고 다니던 무역상들의 필요에서 시작되었다. 1908년 론진이 오스만제국을 겨냥해 출시한 더블 미닛 & 아워 핸즈의 ‘투르크’ 포켓 워치를 거쳐, 론진은 1925년 첫 론칭 이후 올해 100주년을 맞이한 ‘줄루 타임’ 컬렉션으로 GMT 기능의 유구한 역사를 이어오고 있다. 이 컬렉션은 표준시의 기본이 되는 줄루 타임에서 이름을 따와 강한 GMT 아이덴티티를 지닌 브랜드 최초의 듀얼 타임 존 손목시계다. 정밀하고도 독특한 워치메이킹의 미학은 여전히 진화 중이다.

최근 들어 가장 눈에 띄는 타임피스 중 하나는 ‘전 세계에서 가장 얇은 셀프와인딩 워치’라는 타이틀을 거머쥔 불가리의 ‘옥토 피니씨모 크로노그래프 GMT’ 워치다. 스테인리스스틸 케이스에 두께 3.30mm의 BVL318 칼리버를 탑재해, 총 두께가 8.75mm에 불과한 콤팩트한 디자인을 자랑한다. 얇지만 GMT 기능뿐 아니라 크로노그래프 기능까지 알뜰살뜰 갖추고 있기에 날렵하고 세련된 글로벌 비즈니스 룩을 완성하고 싶다면 추천한다. 뜨거운 여름, 역동적인 레저 바캉스를 계획하는 이들이라면 방수 시스템을 갖춘 튜더의 ‘블랙 베이 피프티-에잇 GMT’ 다이버 워치나 해밀턴의 ‘카키 네이비 스쿠바 오토 GMT’ 워치를 선택해 이국적인 해변을 장악해보면 어떨지.

수많은 GMT 워치 중 자신의 라이프스타일에 최적화된 모델을 스마트하게 고르는 것이 중요하다. 론진 앰배서더인 배우 헨리 카빌은 ‘스피릿 줄루 타임 1925’ 100주년 캠페인에서 이렇게 말한다. “현대사회에서 우리는 종종 사랑하는 사람 및 동료들과 멀리 떨어져 살아갈 때가 있습니다. 그러나 스피릿 줄루 타임은 한눈에 그들과의 즉각적인 연결을 가능하게 하며, 이는 우아함과 함께 구현됩니다.” 비록 시간이 다를지라도 연결돼 있는 존재의 가치를 GMT & 듀얼 타임 워치와 함께 되새겨보길 바란다.

    포토그래퍼
    양중산
    모델
    양리라
    헤어
    안민아
    메이크업
    정연우
    어시스턴트
    고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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