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상의 낙

새로운 전시가 넘쳐난다. 예술이 선사하는 즐거움은 그렇게 계속된다. 

감각의 실험실 

아니카 이, ‘포개어진 허파’, 2023-2024, PMMA 광섬유, LED, 실리콘, 아크릴, 에폭시, 알루미늄, 스테인리스스틸, 강철, 황동, 모터 및 마이크로컨트롤러, 118.1×74.3×74.3cm. 사진 데이비드 리젠

박테리아, 튀긴 꽃, 냄새 같은 유기적이고 일시적인 재료를 사용해 인간의 감정과 감각을 예민하게 포착하는 아니카 이가 개인전 <또 다른 진화가 있다, 그러나 이에는>을 열었다. 신작 11점과 기존 대표작 ‘방역 텐트’ ‘꽃 튀김 패널’ 연작 등 총 33점을 통해 작가의 작업 세계 전반과 최근 경향을 폭넓게 조망한다. 불교의 수행법 중 하나인 ‘간화선’에서 사용되는 화두의 특성을 차용한 전시 제목은 작가의 작업이 내포하는 명상적이고 영적인 전환을 반영한다. 기계, 균류, 해조류 등의 비인간 지능을 탐구하고 여러 분야의 전문가와 협업하며 인간중심주의에 도전한 작가는 ‘나와 타자의 경계 없음’을 궁극적 목표로 삼는다. 12월 29일까지, 리움미술관 

형형색색 

Derrick Adams, ‘Use Your Heart (SWV)’, 2024, Acrylic, Spray Paint, and Fabric Collage on Wood Panel in Artist Frame, 182.9×241.3cm.

<프리즈 서울>의 열기를 세계 최대 규모 화랑인 가고시안 갤러리의 국내 첫 팝업 전시가 이어간다. 뉴욕을 기반으로 활동하는 데릭 애덤스는 개인전 <The Strip>에서 전 세계 곳곳에 자리한 뷰티 매장 윈도디스플레이를 담은 신작을 공개한다. 화려한 가발을 쓴 마네킹 두상으로 가득한 쇼윈도와 벽돌을 쌓아 올린 듯한 형태의 프레임, 그 위에 스프레이 페인트로 그린 형형색색 하트까지. 큐비즘과 아프리카 가면에서 착안한 조형적 표현법과 콜라주를 활용한 독특한 화면 구성은 평면과 입체의 시각적 대비를 이끌어낸다. 친숙한 주제를 강렬한 색감과 추상적 형태로 재해석하는 작가의 회화에는 경쾌함이 담겼다. 10월 12일까지, APMA 캐비닛 

SMALL TALK

마이클 주, ‘Mediator (redux)’, 2024, Embroidered Quilt, Stone Beads, Dichroic Glass, Structure, and Textile, 535.2×820.9×159.8cm. 사진 전병철

예술과 과학의 교차점에서 인식과 정체성, 경계성에 대한 탐구를 이어가는 마이클 주. 그는 개인전 <마음의 기술과 저변의 속삭임>에서 일상 속 교환과 연결, 언어화하기 어려운 관계에 주목한다. 표면화되지 않은 각종 연결망을 조명하고, 여러 비가시적 관계와 친밀성을 조율하는 ‘소프트 스킬(Soft Skill)’은 전시 제목에도 고스란히 녹아 있다. 전시장에 들어서자마자 마주하는 유리 패널 신작 ‘Revider’는 투명한 아크릴과 각도에 따라 다양한 색을 띠는 다이크로익 유리로 구성했다. 작품이 놓인 공간은 감상자의 시선에 따라 분할되기도, 서로 연결되기도 한다. 11월 3일까지, 국제갤러리

WELCOME BACK

폴 타부레, ‘My Eden’s pool’, 2022, 캔버스에 아크릴릭, 오일파스텔, 156×156×4cm.
뤽 튀망, ‘Intermission’, 2020, 캔버스에 유채, 254.1×243.6×4cm.

생 로랑(Saint Laurent)의 모기업 케어링 그룹의 설립자이자 미술품 경매사 크리스티의 소유주인 프랑수아 피노가 설립한 피노 컬렉션이 13년 만에 한국을 다시 찾았다. 루돌프 스팅겔, 뤽 튀망, 리넷 이아돔-보아케 같은 유명 작가의 걸작 60여 점을 만날 수 있는 <Portrait of a Collection: Selected Works from the Pinault Collection>은 2021년 피노 컬렉션의 전시 <우베르튀르>에서 영감 받았다. 비디오, 설치, 조각, 드로잉, 회화를 포함한 다양한 매체를 아우르는 이번 전시는 작가들의 예술적 표현을 종합적으로 소개한다. 작가와의 장기적 협력과 그들의 정체성을 향한 지속적 관심은 컬렉션의 대표적 특징인 ‘동반자 관계’ 접근 방식으로 발현됐다. 11월 23일까지, 송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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