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로드를 달리다가 오프로드로 모험을 떠나고 싶을 때. 또는 예기치 않은 기상이변이 일어날 때. 그 모든 순간을 즐길 수 있는 랜드로버 디펜더를 만났다. 

디펜더 130의 판매 가격은 모델별 트림에 따라 1억3870만~1억4380만원.

강남 언주로에 위치한 회사와 경기 남부를 매일 출퇴근하는 나는 지금까지 집에 가지 못한 적이 두 번 있었다. 한 번은 그 유명한 강남 워터파크 사건이었고(작년에도 곳곳이 침수됐다), 두 번째는 갑작스럽게 내린 어마어마한 폭설로 강남 전체 도로가 마비되었을 때다. 회사 창밖으로 내다본 도산공원 사거리 일대는 이미 자동차의 무덤이 되어 있었다. 이 말은 경기도로 향하는 길목이 죄다 막혔다는 의미라, 나는 깔끔하게 차를 포기한 채 도보로 가장 가까운 호텔에 가서 잤다. 평범한 세단인 내 차로는 워터파크도, 폭설도 넘기 어려웠지만 만약 랜드로버 디펜더라면 어땠을까? 

강원도 인제에서 열린 시승 행사 ‛데스티네이션 디펜더’에는 디펜더 90, 디펜더 110, 디펜더 130이 한자리에 모였다. 군용차를 기반으로 탄생한 디펜더는 많은 사람의 로망이다. 강인한 겉모습 속에는 지극히 섬세한 기능이 여럿 탑재되어 있다. 시승을 통해 진흙길과 자갈길, 85cm 깊이의 개울을 건너고 암석을 피하고 산을 오르면서 갑작스러운 재난 상황에 디펜더와 함께하는 나를 상상해봤다. 도로 곳곳이 침수된 상황이라면 먼저 모드를 전환해 차체를 높여야 한다. 디펜더 130은 평소보다 앞바퀴를 71.5mm, 뒷바퀴를 73.5mm 들어 올릴 수 있다. 디펜더는 수심 900mm까지 건널 수 있으므로 물결을 일으키며 그 강을 건넜을 것이다. 물에 잠겨버린 도로라거나 장애물 상황은 어떻게 확인할까? 바퀴 주변의 오프로드 상황은 모니터로 살필 수 있다.

한국은 지형적으로 산이 많은 데다 사계절을 극단적으로 겪을 수 있는 나라다. JLR 코리아 대표 로빈 콜건은 “디펜더가 한국에 가장 잘 맞는 차”라고 자신 있게 말했다. 디펜더는 경사가 심한 비탈길이나 진흙길, 자갈길도 문제없었다. 그때그때 적합한 모드를 선택하면 되고, 오프로드 시승이 끝난 후 온로드로 전환해 일반 도로를 달릴 때는 더없이 부드럽고 안락했다. 최근에는 2024년형 올 뉴 디펜더 130 P400 아웃바운드를 출시해 디펜더 라인업을 강화했다. 기존 디펜더의 장점을 바탕으로 넉넉한 5인승 시트 구성과 폭넓은 적재 공간을 제공하는 모델이다. 2열 시트를 폴딩하면 적재 공간 바닥이 거의 평평해져 캠핑, 장비 등을 잔뜩 실을 수 있다. 또 마일드 하이브리드(MHEV) 기술을 적용한 인제니움 3.0L I6 가솔린 엔진을 탑재해 부드러우면서도 강하다. 신형 3.0L I6 인제니움 가솔린 엔진은 8단 자동변속기와 조합을 이뤄 최고 출력 400PS, 최대 토크 56.1kg·m의 강력한 성능을 발휘하며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km까지 6.6초 만에 도달할 수 있다. 활동적이고 도전적이며, 동시에 안전을 최우선으로 하는 모든 사람을 위한 디펜더. 나와 몇 시간 동안의 온오프 주행을 마친 디펜더 130에는 명예로운 훈장처럼 여기저기 흙탕물이 튀었지만, 나는 여전히 집에서 나선 산뜻한 모습 그대로였다. 너무 짧은 모험이 그저 아쉬웠을뿐. 

*본 기사에는 협찬이 포함되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