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덧 졸업 시즌이 찾아왔습니다. 설레는 동시에 두려운 새 출발을 앞둔 후배 동문들에게 이효리와 방시혁, 그리고 테일러 스위프트는 어떤 축사를 준비했을까요?

그냥 인생은 독고다이다 – 이효리

@MBCNEWS11

2월 14일에 진행된 국민대학교 2023년 학위 수여식에 동문인 이효리가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이효리는 국민대 연극영화과 98학번으로 2006년도에 졸업했다고 하네요. 그녀는 졸업식 축사에서도 이효리 다운 모습을 보여줘 화제가 되었습니다.

이효리는 자신에게 큰 울림을 준 사람들은 말을 장황하게 늘어놓는 것이 아닌, 내 말에 귀를 기울이고 본인의 주장을 몸소 보여주는 이들이었다고 하며 자신은 연설을 싫어한다고 했습니다. 또 그녀는 어차피 여러분들이 부모님 말씀도 안 듣는데 제 말을 듣겠느냐는 우스갯소리도 잊지 않았죠. 연설은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 그녀가, 그럼에도 불구하고 후배들에게 꼭 전해주고 싶은 말은 자신의 마음 가는 대로 살라는 것이었습니다.

@MBCNEWS11

“여러분들을 누구보다 아끼고 올바른 길로 인도하는 건 그 누구도 아닌 여러분 자신이며, 누구의 말보다 귀담아 들어야 되는 건 여러분 자신의 마음이 소리라고 생각합니다. (중략) 누구에게 기대고 위안 받으려고 하지 마시고 그냥 인생 독고다이다 하시면서 쭉 가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타인의 시선, 사회의 기준으로 인해 우리의 마음은 바람 잘 날 없습니다. 천 번은 흔들려야 어른이 된다고 하지만 그러기 전에 내 안의 나뭇가지가 부러질 것 같죠. 이런 고민을 안고 있는 이들을 위해, 그리고 이효리 자신을 위한 축사가 아니었을까 싶습니다. 축사를 마친 그녀는 근엄한 학위복을 입고 거친 가사의 ‘치티치티뱅뱅’을 부르며 졸업식의 열기를 더했습니다.

분노는 나의 원동력 – 방시혁

@SBSenter.official

서울대 미학과 출신인 하이브의 방시혁 의장은 지난 2019년 서울대 대학교 졸업식에서 했던 인상 깊은 축사로 큰 화제를 모으기도 했습니다. 이제 대학을 떠나 사회라는 곳으로 한 발짝 나아갈 준비를 하는 후배들에게 방시혁은 어떤 이야기를 했을까요?

@SBSenter.official

그의 핵심 키워드는 바로 ‘분노’였습니다. K-팝의 역사를 다시 쓴 그의 원동력은 꿈이나 열정이 아닌 분노라니, 약간 의아할 수도 있습니다.

“저는 별다른 꿈 대신 분노가 있었습니다. 납득할 수 없는 현실, 저를 불행하게 하는 상황과 싸우고, 화를 내고, 분노하며 여기까지 왔습니다. 그것이 저를 움직이게 한 원동력이었고 제가 멈출 수 없는 이유였습니다.”

대학을 떠나 사회에 나가게 되면 청년들은 이상과 현실의 괴리를 느끼게 됩니다. 그렇게 수없이 부딪치며 현실의 씁쓸함을 맛보겠죠. 이런 상황을 맞닥뜨렸을 때 우리는 여러 선택지가 있을 것입니다. 체념하고 받아들일 것이거나 그저 화만 내거나, 또는 방의 장처럼 이 상황에 분노하며 이 상황이 바뀔 수 있도록 노력하는 것이겠죠. 아마 방시혁 의장은 이런 메시지를 주고 싶었던 게 아닐까 싶습니다. 또 그는 남이 만들어 놓은 행복을 추구하지 말고 무엇이 진짜로 여러분을 행복하게 하는지 고민해 보라는 묵직한 조언을 남겼습니다.

하지만 좋은 소식은, 이제 혼자 결정할 수 있다는 것 – 테일러 스위프트

@nyuniversity

“무서운 소식을 말씀드리면 이제부터는 혼자 결정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좋은 소식은, 이제 혼자 결정할 수 있다는 것 이죠.”

미국 뿐 아니라 세계를 뒤흔드는 엄청난 영향력으로 ‘비밀 요원’이라는 웃지 못할 음모론까지 돌고 있는 팝가수, 테일러 스위프트. 그녀는 2022년 5월, 뉴욕대학교의 졸업식에서 명예 미술 박사 학위를 수여 받았습니다. 동시에 축하 연설도 했죠.

일거수 일투족이 화제가 되는 스타는 어떤 이야기를 준비했을까요? 테일러는 우리가 살아가면서 피할 수 없는 실수와 이를 받아 들이는 방법, 그리고 선택에 대해 이야기했습니다. 테일러는 우리는 모든 것을 다 취할 수 없으며 내 삶에 어떤 것을 가져갈 지를 정하는 것은 스스로 정해야 하는 것임을 강조했습니다. 분명 두렵고 겁이 나는 일이지만 이런 과정을 반복하며 우리는 나아갈 수 있다고 말했죠. 익숙한 곳을 떠나 낯선 환경에서 새로운 시작을 해야 하는 졸업생들은 성공보다는 실수를 더 자주 경험할 것입니다. 이런 그들은 물론, 매일을 살아가는 우리에게 필요한 조언이 아닐까 싶습니다.

“무서운 소식은 이제부터는 혼자 결정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좋은 소식은, 이제 혼자 결정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중략) 우리 함께 해나갑시다. 계속해서 밀어붙이는 거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