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를 기다렸다는 듯 다채로운 전시가 쏟아진다. 9월에는 전시를 누려야 한다.

이희준, Navigating Frozen Nebulas, 2023.

파노라마

세대도, 주제도, 장르도 다른 작가 16명이 한자리에 모였다. <Panorama>는 각 작가의 궤적을 하나의 공통분모로 묶어 설명하려 들지 않아 재미있다. 전시장을 가로지르는 동선을 따라 이어지는 작품은 그저 한국 미술의 한 장면을 담담하게 비출 뿐이다. 지하 2층 공간에서 진행되는 스페셜 프로그램은 전시의 성격을 보다 직관적으로 드러낸다. 강호연, 안나 안데렉, 김영은, 그레이코드 지인이 공간을 차례로 점유하며 선보이는 작품은 조화보다 개성에 초점을 맞췄다. 퍼포먼스, 사운드, 설치미술 등 각기 다른 구조와 물성을 띤 작품이 릴레이 형식으로 쏟아져 나온다. 이런 전시 구성은 미술의 역동성을 보여주려는 의도기도 하다. 10월 28일까지, 송은.

 

도널드 저드, Untitled, 1985.

요셉 보이스, Ecology and Socialism, 1980.

SYNERGY

<프리즈&키아프 서울> 개최로 한국 미술 시장에 세계의 이목이 집중되는 때. 타데우스 로팍 서울은 도널드 저드와 요셉 보이스의 개인전을 동시에 선보이며 미술 주간에 동참한다. 새롭게 확장한 1층 공간에서는 요셉 보이스의 개인전 <순간의 축적: 드로잉 1950s–1980s>이 열린다. 작가 백남준의 예술적 동지로도 알려진 보이스의 드로잉 작품에 집중했다. 2층은 1960~1990년대까지, 30년에 걸친 도널드 저드의 작품을 조망한다. 목판화 세트 20점은 작가가 판화 작업 전반에 걸쳐 색을 가장 광범위하게 사용한 작품이다. 도널드 저드의 초석이 된 회화는 3차원 작품과 더불어 소개된다. 10월 20일까지, 타데우스 로팍 서울. 

 

루이스 지오바넬리, Soothsay ,2023.

SPIRITUAL

화이트 큐브 서울의 개관전은 작가 7명과 함께한다. 9월 5일, 영국, 독일, 프랑스, 인도네시아 등 세계 각국을 베이스로 활동하는 아티스트가 <영혼의 형상(The Embodied Spirit)>으로 만난다. 물질과 정신의 관계라는 뼈대 아래, 인간의 신비를 말하는 작품이 주를 이룬다. 한국 작가로는 세밀한 극사실화 기법으로 기묘한 아름다움을 표현하는 이진주가 이름을 올렸다. 이번 전시에서 선보일 작품은 사적인 서사에 기반한 디테일에 집중했다. 감정의 고조를 파고드는 영국 회화 작가 루이스 지오바넬리의 신작도 공개된다. 12월 21일까지, 화이트 큐브 서울.

 

Lady Dior Noir.

CLASSIC, FOREVER

오랜 시간 사랑받은 패션 하우스의 클래식 아이템은 하나의 예술 작품이 되기에 충분하다. 수십 년간 축적된 서사와 오리지널리티의 무게감, 디테일의 변주로 기민하게 트렌드를 좇는 섬세함은 시간이 지날수록 그 가치를 선명하게 만든다. 디올 하우스의 에센셜 아이템인 ‘레이디 디올(Lady Dior) 백’이 그렇다. 9월 2일부터 열리는 전시 <Lady Dior Celebration>은 이를 향한 찬사를 담아 하나의 작품으로서 레이디 디올 백을 조명하는 자리다. 레이디 디라이트(Lady D-Lite), 레이디 디조이(Lady D-Joy) 등. 이번 시즌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마리아 그라치아 치우리의 비전을 담은 새로운 컬러와 사이즈도 만날 수 있다. 9월 17일까지, 디올 성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