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길이 멈추고 로컬 문화가 생기는 사이 뉴욕은 쉬지 않고 발전했다. 문화와 예술을 양분 삼아 진화한 뉴욕의 역동적 아름다움. 

미국의 역사가 담긴 자연사 박물관.

건물 구석구석 예술과 유희로 가득 찬 록펠러 센터.

자연과 도시의 아름다움을 구현한 하이라인.

뉴욕 곳곳이 예술로 북적인다. 지금으로부터 8년 전, 첫 배낭여행지로 이 도시를 선택한 이유를 ‘화려함’으로 꼽았던 때과 완전히 새로운 면면이다. 세계적 규모의 미술관은 물론 도시 자체를 하나의 예술로 승화한 여러 사업은 이 도시를 탐닉하는 다채로운 방법을 제안한다. 오랜 시간 뉴욕을 상징한 마천루와 야경은 예술의 품속에서 새롭게 생동한다. 폐쇄된 학교를 개조한 뉴욕 현대 미술관(MoMA) PS1은 컨템퍼러리 아트 뮤지엄으로 신진 작가를 소개하고, 휘트니 미술관은 진보한 미국 미술사를 조명한다. 자연사 박물관과 브로드웨이 뮤지컬 박물관은 도시의 역사를 흥미롭게 전시한다. 뉴욕에서 머문 일주일간, 예술의 품에서 바라본 도시의 역동적 아름다움을 향해 발걸음을 멈출 수 없었다. 

뉴욕의 중심인 5번가 일대, 19채의 우람한 빌딩 숲 록펠러 센터 역시 아트 갤러리를 방불케 한다. 열렬한 그림 사랑으로 유명한 록펠러가답게 건물은 일찍이 예술의 명소로 자리 잡았다. 7월 26일까지는 박서보와 이배, 진 마이어슨의 작품이 건물 구석구석 전시된다. 록펠러 센터에는 세계 최대의 극장 라디오 시티 뮤직홀, <SNL>의 녹화장 NBC 스튜디오와 쇼핑 스폿, 식당가가 즐비하다. 건물 안에서만 하루를 보낼 수 있을 정도로 다양한 콘텐츠가 가득한 복합문화 공간인 셈이다. 지난해 재단장한 약 40개의 식당은 진보한 뉴욕의 맛을 엄선했다. 박정현, 박정은 셰프가 오픈한 퓨전 한식당 나로(Naro)도 록펠러 센터 안에 있다. 아토보이와 아토믹스를 성공적으로 이끈 이들은 현지인에게 익숙한 번역이 아닌 만두(Mandu), 물회(Mulhwe)라는 단어를 메뉴에 적용해 한식의 고유한 맛을 창의적으로 전한다. 뉴욕에서 마주한 테이블 위에는 미식의 새로운 장르가 예술처럼 펼쳐졌다. 식사를 마친 뒤에는 뉴욕의 상징 마천루를 감상하기 위해 GE 빌딩으로 향했다. 건물의 68~69층에 위치한 톱 오브 더 록(Top of the Rock Observation Deck)에서는 잠들지 않는 도시의 화려함이 그림처럼 펼쳐진다. 뉴욕에서 유일하게 엠파이어 스테이트 빌딩과 센트럴 파크를 정면으로 바라볼 수 있어 압도적인 야경이 펼쳐진다. 과거와 오늘, 내일의 뉴욕이 록펠러 센터에 있다. 

뉴욕 서부의 예술은 계단이 얽히고설킨 조각품 베슬(Vessel)로 시작한다. 2500개의 계단은 오르면 오를수록 360도 새로운 파노라마 뷰가 펼쳐진다. 한쪽으로는 허드슨강의 웅장함이, 반대편으로는 잠들지 않는 도시 맨해튼의 스카이라인이 기세등등하다. 2025년 완공을 앞둔 허드슨 야드를 비롯해 고가철도를 도시 정원으로 재창조한 하이라인(The High Line)을 걸으면 예술이 찬란히 피어나는 이 도시가 생생히 느껴진다. 철로의 구조물 위에 데크를 깔고 흙을 채워 나무와 꽃을 채운 하이라인 곳곳에서는 정원사의 손이 분주하게 움직인다. 2.3km에 이르는 공중 정원은 브랜드 쇼룸과 펜트하우스, 갤러리를 관통한다. 하이라인을 걷다 보면 휘트니 미술관에 당도한다. 건축가 렌조 피아노가 설계한 미술관은 외관부터 모던함이 물씬 풍긴다. 에드워드 호퍼, 앤디 워홀, 잭슨 폴락 등 회화와 조각, 설치미술까지 미국 현대 작가의 작품을 관람할 수 있다. 오후 10시까지 운영하는 금요일 야간 개장은 허드슨강에 비친 뉴욕을 감상할 수 있는 최고의 타이밍이다. 

예술 산책이 지칠 때는 자연에 눈을 돌려도 좋다. 센트럴 파크를 벗어나고 싶다면 메트로패스를 구입해 쏘다니면 그만이다. 이 카드 한 장이면 시내버스부터 지하철, 트램과 케이블카가 모두 무료다. 하루는 맨해튼 동쪽에서 트램을 타고 루스벨트 아일랜드로 향했다. 맨해튼을 한 발짝 떨어져서 볼 수 있는 곳이자 일몰 시각에 방문하면 환상적인 노을을 목격할 수 있는 스폿이다. 여유를 만끽하는 사람들 틈으로 야생 오리가 떼를 지어 옹기종기 노니는 광경이 펼쳐지는 섬이다. 뉴욕 허드슨강 위에는 작은 낙원이 둥둥 떠 있다. 건축가이자 디자이너, 그 경계를 넘어 아티스트라는 호칭이 아깝지 않은 헤더윅 스튜디오의 작품 리틀 아일랜드(Little Island)다. 튤립 모양의 콘크리트 화분 위에 700석 규모의 원형극장을 갖춘 더 앰프, 상쾌한 정원으로 꾸민 더 글레이드로 구성된다.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가 된 듯 오밀조밀 구성된 섬 위를 걷다 보면 이내 허기가 진다. 첼시 마켓으로 발길을 돌려 타코, 싱싱한 굴 플래터, 랍스타 샌드위치까지 미식 호핑을 시작했다. 

시간과 에너지를 아껴 여행하기 최적의 장소는 맨해튼 중심에 자리한 뉴욕 힐턴 미드타운(New York Hilton Midtown)이다. 록펠러 센터, 톱 타임스스퀘어, 브로드웨이, MoMA, 센트럴 파크를 도보 10분 안에 해결 가능하다. 늦은 새벽 호텔에 도착해서는 짐을 풀기도 전에 호텔 앞 세계적인 맛집 할랄가이즈에서 야식을 픽업했다. 다음 날 아침, 조식을 먹은 뒤에는 걸어서 5분 거리에 있는 매그놀리아의 바나나 푸딩을 디저트로 만끽했다. 

밤의 뉴욕은 낮과 다른 활기를 띤다. 갤러리와 박물관에서 경험한 정적인 예술과 달리 브로드웨이는 활기찬 에너지로 넘쳐흐른다. 뉴욕 힐턴 미드타운에서 10분 정도 걷자 타임스스퀘어에 당도했다. 인파를 뚫고 브로드웨이로 향하면 40여 개의 극장과 공연을 찾아 떠나는 경쾌한 발걸음이 쏟아진다. 바로 이곳에서 <쇼 보트>를 비롯해 <캣츠> <시카고> <웨스트 사이드 스토리> 등 다양한 작품이 태어났다. 이 모든 역사가 궁금하다면 브로드웨이 뮤지컬 박물관도 좋은 선택이다. 브로드웨이 뮤지컬의 과거와 현재를 촘촘하게 담아냈다. 오늘 밤 나의 선택은 <물랑 루즈>다. 절절한 사랑 이야기라 생각했던 작품은 뉴욕의 품에서 새롭게 다가왔다. 꿈꾸는 욕망이 현실이 되고 아름다움과 자유가 가득한 환상의 세계가 펼쳐지는 작품은 이 도시와 닮은 구석이 많다. 옛것과 새것이 완성한 예술 도시 뉴욕은 꿈꾸던 판타지를 완벽하게 구현했다. 

 

에어프레미아 타고 뉴욕 가기

에어프레미아는 국내 유일의 중장거리 전문 하이브리드 항공사다. 비즈니스 좌석을 과감하게 없애고 프리미엄 이코노미와 이코노미 2가지 클래스만 운영한다. 좌석 간 간격이 이코노미는 35인치, 프리미엄 이코노미는 42인치로 장시간 비행도 무리 없이 가능하다. 에어프레미아는 기존 국적 항공사에서 취항하는 JFK 공항이 아닌 뉴욕 도심과 접근성이 좋은 뉴어크 리버티 공항에 도착한다. 출국 편은 주 4회(월·수·금·일요일), 귀국 편은 주 4회(월·화·목·토요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