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8일, 세계 고양이의 날(World Cat Day)을 맞아 고양이 역사부터 팩트체크 그리고 잘못 알려진 미신까지 정리해봤습니다.

고양이의 역사

“나만 없어. 고양이”라는 유행어가 생길 정도로 현대인들이 사랑하는 동물이죠. 고양이는 오랫동안 사람 손에 길들여진 동물로 강아지와 함께 가장 대중적으로 귀여움을 받았습니다. 실제로 고양이는 뉴욕 타임스에 실린 니콜라스의 기사 <중동의 고양이 조상을 찾아서>에 의하면 약 1만년 전 중동에서 스스로 사람들이 모여 사는 마을에 나와 함께 살면서 정착했다고 알려져 있는데요. 기사에 따르면 고양이에 대한 가장 오래된 고고학적 유적지는 약 9,500년 전의 최초의 고양이 무덤이라고 해요. 무려 1만년 전부터 고양이가 사람들과 함께 했다니 놀랍네요.

우리나라의 고양이

고대, 중세 시대에서는 고양이를 부르는 명칭이 각기 달랐습니다. 먼저 12세기에 해당하는 고대에서는 고양이를 ‘귀니’라고 불렀는데요. 귀신 ‘귀’자와 여승 ‘니’자를 사용한 것이 독특하죠. 고대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시대와 나라별로 갖가지 오해와 미신이 존재했는데요. 일본처럼 고양이를 행운이라 여기는 나라들도 있지만 대개 불길한 존재로 여기곤 했습니다. 또다른 말로는 높을 ‘고’자를 써 ‘고이’라고 부르기도 했어요. 중세로 넘어오면서 고양이를 ‘괴’라고 명칭하게 되었는데, 근대를 지나 현대 국어에 이르면서 ‘고양이’라는 이름이 생겨나게 됩니다. 참고로 제주도에서는 강아지를 ‘강생이’라고 부르는데, 고양이는 ‘고냉이’라고 부른다고 해요. 너무 귀엽지 않나요?

고양이가 약을 싫어하는 이유?

야생 고양이보다 수명이 더욱 긴 집고양이지만 그렇다고 병원 진료나 약 처방을 피할 수는 없습니다. 특히 쓴맛이 나는 약을 극도로 싫어하는 고양이를 우리는 쉽게 만날 수 있는데요. 그 이유는 단순히 고양이가 맛있는 음식만을 좋아해서 그런 것은 아닙니다. 자연에서 독 성분은 대부분 쓴맛이 나기 때문에 야생에서 생활하던 고양이의 오랜 특성상 약의 쓴맛을 싫어하는 것이라고 해요. 약을 먹으면 마치 독과 같은 잘못된 음식을 먹은 것처럼 받아들여 거부하는 것이죠.

고양이가 인간에게만 ‘야옹’ 소리를 낸다고?

고양이 언어를 소개한 영상을 본 적 있죠? 많은 고양이 집사들이 고양이 언어를 따라했을 때 나타나는 다양한 후기가 온라인상에서 떠돌아다니고 있는데요. 사실 고양이는 인간처럼 언어로 소통하는 동물은 아닙니다. 다른 고양이를 만났을 때 보디 랭귀지를 사용하기 때문이죠. 이를 테면 꼬리를 부르르 떨면 ‘화났다’는 의미를 나타내는 것처럼요. 사람들과 함께 지내는 고양이는 친밀도를 나타내기 위해 ‘야옹’이라는 소리를 비롯해 다양한 소리를 내곤 하는데요. ‘꾸르륵’, ‘끼잉’, ‘짹’ 등 고양이 나름의 의사표현을 위해 독특한 소리를 내는 것을 확인할 수 있어요.

검은 고양이는 불운을 가져온다?

상대적으로 사람에게 친근한 강아지에 비해 고양이는 성격이 전혀 다르죠. 사람에게 친밀함을 가지고 있는 고양이는 훈련이 되기는 커녕 때로는 소리를 못 들은 척하고, 제멋대로 행동하는 경우가 많아요. 그럼에도 현대에선 고양이가 뭘 해도 귀엽다며 사랑을 가득 주곤 합니다. 사실 고양이에 대한 잘못된 편견은 지금과는 달리 동서양을 막론하고 어느 시대에나 퍼져 있었습니다. 우리나라에선 고양이가 구들장에 들어가거나 시신을 뛰어넘으면 그 시신이 다시 살아난다는 미신이 있었죠. 중세 유럽에서는 고양이를 악마, 마녀 등을 상징하는 동물이었습니다. 특히 검은 고양이는 악마나 마녀가 동물로 변신한 모습이라고 받아들이기도 했어요. 이는 고양이의 사나운 외모와 울음소리로 인해 생겨난 오해입니다.

고양이 액체설이 있는 이유?

고양이가 유연하기 때문에 현대인들은 ‘고양이 액체설’이라는 유머를 퍼트리기도 했지만 사실 예전에는 이를 악용하는 경우가 있었습니다. 고양이를 먹으면 관절염이 낫는다는 경악스러운 미신때문이죠. 고양이가 자신의 몸에 무려 5배에 달하는 높이에서도 껑충 뛰어내릴 수 있는 것은 척추뼈가 52~53개에 이르는 데다 각각의 뼈 사이 관절이 자유롭게 움직일 수 있기 때문입니다. 사람의 척추가 32~34개인데 비하면 고양이가 유연한 이유를 충분히 이해할 수 있죠.

무서운 신화나 미신으로 인해 박대받았던 과거와 달리 고양이는 현재 국제 고양이의 날이라는 기념일이 제정될 정도로 많은 이들에게 사랑받는 동물입니다. 지금도 어디선가는 잘못된 미신과 편견으로 고양이를 학대하거나 실험하는 이들이 있을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주인의 당뇨병을 조기 발견하기도 하고, 위험에 빠진 아이를 구출하기도 하는 등 인간에게 ‘귀여움’이라는 유익함 외에도 보은을 하는 고양이가 숱하게 많을 정도로 고양이는 사랑스러운 동물임이 틀림 없는 것은 확실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