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리다고 휘둘리는 건 지난 얘기. ‘요즘 애들’은 그렇지 않다. 노정의처럼. 

드레스는 가니(Ganni). 네크리스는 샵사이다(Shopcider). 이어링은 수앤수(Soo & Soo).

드레스와 이어링은 발렌티노(Valentino).

톱은 YCH. 스커트는 더티스(Thetis). 슈즈는 닥터마틴(Dr.Martens). 삭스는 오드 원 아웃(Odd One Out). 열쇠고리는 잼버스코리아(Zambus). 이어커프는 아진코(Ajinco). 네크리스는 빠투(Patou). 링은 젤라시(Jealousy).

요즘 뭐 하느냐는 말 많이 듣지 않아요?
정말 많이 들어요. 쉬지 않고 작품을 찍고 있는데, 공백기가 벌써 2년이 됐어요. 안 보이는 곳에서 열심히 살고 있어요.

‘엔제이’역을 맡은 <그 해 우리는>이 대중에게 공개된 마지막 작품이지만, 그동안 크랭크업한 작품이 두 개나 있죠. <마녀>랑 <황야>.
아직 공개가 확정된 게 없어요.(웃음) 빠른 시일 내에 나오면 좋겠다고 저도 바라고 있어요. 1년 가까이 <인기가요> MC를 한 이유기도 해요. 제 모습을 보여드릴 기회가 없으니까. 오늘 화보로 소식을 알릴 수 있어서 너무 좋아요.

<인기가요> MC는 어떤 경험이었어요?
좋은 경험을 했다고 생각해요. 동료 MC, 작가님, 감독님도 다 너무 좋으셨고요.

정의 씨 기사 검색하면 연예인 친구가 별로 없다는 기사가 첫 면에 뜨더라고요. 지금도 그래요?
맞아요. 제가 아역으로 시작했으니까 현장에 또래가 별로 없었어요. <인기가요>를 하면서 또래 친구가 생겼어요. 제가 낯도 많이 가려서 깊게 친해지는 데에 오래 걸리거든요. 지금 <하이라키> 촬영에도 또래 친구가 많아서 너무 좋아요.

친해지려면 몇 번 만나야 돼요?
계속 만나도 못 친해지는 경우도 있어요.(웃음)

세 작품이 모두 공개되면 흥미롭겠어요. 어떤 부분을 기대하면 되겠어요?
지금까지 보여드리지 않은 모습을 보실 수 있는 건 <마녀>일 것 같아요. <황야>는 <콘크리트 유토피아>의 세계관 속 작품이라, 또 색다른 재미가 있을 거 같아요. 지금 촬영하는 <하이라키>는 눈이 즐거운 작품? 같이 하는 친구들이 워낙 멋있고 열심히 잘해요. 영한 에너지를 느낄 수 있는 작품이에요.

한창 더운데 촬영이 있어서 휴가는 못 가겠군요?
만약 쉬는 날이 있으면 그냥 집에서 에어컨 틀고 맛있는 거 먹으려고 해요. 그래서 미리 겨울 휴가를 다녀왔어요. 이때 아니면 못 가니까. 그때 또 느꼈어요.

회사원들도 조금이라도 더 놀려고 공항에서 슈트케이스 끌고 출근해요.
그래요? 저도 그랬어요. 원래 집순이라 집에 있는 걸 더 좋아하는데, 오랜만에 떠난 여행이 너무 즐거웠어요. 새벽에 도착해서 오후에 촬영 갔어요.

촬영과 촬영 사이 오늘이 유일하게 쉴 수 있는 날이라고 들었는데, 화보 촬영도 일 아니에요?
왜요? 이런 일은 매일 해도 좋아요.(웃음)

마음이 잘 맞았네요. 배우는 스케줄을 미리 알기 어려운데, 그런 일을 벌써 12년이나 했네요. 익숙해졌어요?
9세 때부터 연기를 해왔으니까 익숙해요. 어릴 때도 일이 없으면 공부를 하거나 항상 하고 싶은 것을 하면서 지냈거든요.

일이 없을 때 불안함이나 초조함을 느끼진 않아요?
조금 커서는 일이 들어오지 않아도 그냥 이 시기를 알차게 쓰고 다음에 촬영할 때 더 좋은 에너지로 해낼 수 있는 컨디션을 만들어야겠다고 생각하게 됐어요. 지금도 만약 쉬게 된다면 즐기자, 지금을 열심히 즐기자고 할 것 같아요. 작품을 다시 하는 날이 오게끔 만드는 것도 제 몫이고, 그게 오면 또 그걸 열심히 해내는 것도 제 몫이니까. 1년 정도 일이 없어도 괜찮을 것 같아요.

요즘 20대 배우에게는 솔직하고 자유롭다는 이미지가 있는데, 얼마나 맞다고 생각해요?
솔직하고 자유로운가? 그런 삶을 살고 싶어요!

작품을 1년 쉬어도 상관없다는 건 연연하지 않는 거고 자유로운 거잖아요.
그런데 이렇게 되기까지 정말 많은 생각과 슬럼프가 있었거든요.(웃음) 재능이 없으면 노력해야 한다고들 하잖아요. 무너짐을 두려워하지 않고 열심히 해서 또 깨달음을 하나하나 얻었어요.

누가 재능이 없대요?
그런 말을 직접 들은 적은 없어요. 하지만 잘하는 사람이 너무 많고, 배우고 싶은 사람도 너무 많아서 난 재능이 없구나, 결론을 냈어요. 천재는 아니니까 노력해야 해요.

연기를 천재처럼 할 수 있는 것과 오래 할 수 있는 것 중 하나를 가질 수 있다면 뭘 선택할 거 같아요?
천재면 오래할 수 있지 않을까….(웃음) 그래도 고르라면 오래 하고 싶어요. 연기를 그만두고 싶은 생각이 없어요.

직업 만족도라고 하잖아요. 몇 퍼센트 정도인 거 같아요?
90퍼센트. 사람 노정의의 삶과 배우 노정의의 삶 중 하나를 고르라면 배우 노정의의 삶을 선택할 것 같아요. 포기할 수 없죠.

 

드레스는 미우미우(Miu Miu).

톱과 팬츠는 로맨시크(Romanchic). 슈즈는 YCH. 네크리스는 수앤수. 모자는 어썸니즈(Awesome Needs).

드레스는 듀이듀이(Dew E Dew E). 팬츠는 와르(Waar).

연기를 하면서 점점 소녀의 세계에서 어른의 세계로 나아가고 있는 건 어때요?
정말 자연스럽게 왔어요. 저도 인물도 같이 성장하는 느낌? 어릴 때 아역을 할 때는 제가 할 것만 공부하면 됐는데, 지금은 그게 아닌 것 같아요. 제가 해내야 하는 일도, 해야 할 것도 달라졌고요. 그래서 그에 대한 고민을 최근까지 한 거 같아요. 계속해서 하고 있기도 하고요.

<그 해 우리는>은 여전히 노정의의 대표작인가요?
계속 바뀌겠지만, 성인이 되고 나서의 모습을 알리게 된 작품이에요. 또 처음 상을 받은 작품이고요. 상을 너무 타고 싶었어요.(웃음) 저는 15~16세에는 상을 타고 싶다는 꿈이 있었는데, 그게 생각보다 많이 늦어졌거든요. 그래도 이제 정말 시작할 수 있겠구나 싶은 마음가짐을 갖게 해준 상이에요.

화보의 키워드가 ‘Youth’, 청춘이에요. 유명한 노래 가사에 그런 게 있는데, 젊은 날엔 젊음을 모른다고.
머리로는 아는데 마음으로는 지금이 청춘임을 느끼지는 못하고 있어요. 지나가면 그리워하지 않을까요? 지금 이 시기를요.

이 시기를 어떻게 채우고 싶어요?
지금요? 그냥 이대로 가고 싶어요. 저는 지금까지 제 삶에서 후회하는 일이 없어요. 제가 이미 선택한 거라면, 그걸 좋은 추억으로 만드는 것도 제 몫이고 후회하지 않게 만드는 것도 제 몫이니까요.

그럼 선택할 때는 어떤 생각을 해요?
어릴 적엔 ‘노력했어? 그럼 됐어’라는 말을 가장 많이 들었어요. 슬럼프가 오거나 하기 싫은 티를 냈을 때는 단번에 하기 싫으면 하지 말라고 하시더라고요. 너한테 강요한 적 한 번도 없다. 그럼 저절로 진짜 내가 하기 싫은 건지, 그냥 투정 부리고 싶은 건지 알게 되더라고요.

하하, 모 아니면 도가 되겠네요.
촬영 있는 날 더 자고 싶다고 하면 현장 가지 마, 연기하지 마. 왜 해? 이러셔서 어릴 때는 많이 울었어요. 그런데 지금은 감사해요. 덕분에 이건 안 해도 괜찮을 것 같다는 선택도 점점 할 줄 알게 되더라고요. 버리는 걸 사실 잘 못했거든요. 포기하는 게 어려웠어요. 다 갖고 싶어, 다 해낼 거야 하는 욕심이 과했어요.

좋은 어른을 만나는 것도 중요한 일 같거든요. 좋은 선배도 많이 만났어요?
제 얼굴만 보고서도 제 생각을 아는 분이 있더라고요. 촬영 끝나고 쫑파티 때 안아주시면서 ‘너무 잘하려고 하지 않아도 된다, 이대로만 가라’고 하신 선배님이 있는데, 눈물이 줄줄 났어요.

언젠가 도망치고 싶은 순간이 온다면, 어디로 갈 것 같아요?
집이요. 동네 친구들이 있어서 더 독립할 생각이 없는 것 같기도 해요. 가끔 혼자 있고 싶은 생각이 들기도 하고, 친구를 두고 간다는 생각이 아직 싫더라고요.

학교 생활은 어때요?
동기들이 좋아서 복학했다가 지금은 다시 휴학 중인데, 진짜 재미있게 다녔어요. 동기들과 틈나면 1층 카페에 앉아 과제하고, 한양대 카페 베이글이 너무 맛있어요. 제가 20학번인데 동기들이 이제 졸업하더라고요. 동기들과의 추억을 쌓을 기회가 더 이상 없다는 게 너무 아쉬워요.

일하지 않을 때는 뭘 좋아해요?
먹는 걸 너무 좋아하고요. 자는 것도 좋아해요. 다음 생엔 푸바오로 태어나고 싶어요. 저 태어날 때부터 푸바오를 좋아했어요. 제 차 별명이 푸바오거든요. 흰색이랑 검은색이 섞여 있어서요. 차 옆에 푸바오 인형 달려 있고, 판다 방향제도 있어요. 그래서 팬들의 마음을 이해했던 게 나만 좋아하고 싶은 푸바오가 너무 유명해지니까 서운하기도 하더라고요. 최근에 푸바오 관련 알바에 지원했는데 탈락했어요.

하하, 지원서도 썼어요?
이력서 사진도 넣고 제 알바 경력도 적고, 하고 싶은 이유 이런 것도 열심히 써서 냈는데 떨어졌어요. 경쟁률이 엄청 셌다고 하더라고요. 4천 대 1이었나?

어떤 알바를 했어요?
서빙도 했고요. 웨딩홀에서 접시 치우고 그런 거 있잖아요. 접시 20개씩 들고 그랬어요.

그 팔로요? 아역 배우가 직업이었는데 또 알바를 한 이유가 있어요?
어릴 때 용돈 받는 게 너무 죄송했어요. 용돈을 일주일에 2만원 받았는데, 그거 외에 애들이랑 밥 먹으면 물가가 오르니까 돈이 금방 바닥나더라고요. 친구들과 뭔가를 하고 싶은데 또 달라고 하기 싫어서 알바를 했어요. 알바계에서 힘들기로 유명한 게 웨딩홀이었는데, 진짜 하루 만에 발에 물집이 잡히더라고요. 그런데 그만큼 성취감도 커요.

하고 싶은 건 꼭 해야 하는 스타일이군요?
장미의 가시가 따가운지 아닌지는 만져봐야 알잖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