떠났지만 떠나지 않은 제인 버킨의 스타일.

Photo by Mike McKeown/Daily Express/Getty Images

지난 7월 16일, 많은 여성들에게 사랑받아온 스타일 아이콘, 영국계 프랑스 배우 겸 가수 제인 버킨이 76세를 일기로 세상을 떠났습니다. 그녀 앞에는 늘 많은 수식어가 붙었죠. 프렌치 시크, 시대를 초월한 스타일 아이콘, 프렌치 팝의 전설, 사회 활동가, 프랑스 역사상 가장 주목받았던 셀러브리티.

@janebirkinoff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우리의 언어 중 가장 아름다운 단어들로 노래한 버킨은 프랑스의 아이콘이었다”라며 고인을 애도했습니다.

자신만의 캐릭터가 뚜렷했던 그녀는 트위기 스타일의 화려한 원피스와 함께 페미닌한 룩이 유행하던 유럽의 1960년대, 시대의 유행을 따르지 않고 흰 티셔츠에 청바지를 입은 내추럴한 스타일로 ‘프렌치 시크’ 원조가 됩니다. 제인 버킨이 유행시켰던 아이템은 대표적으로 흰 티, 흰 셔츠, 청바지, 버킨백, 롱 부츠, 밀집 가방. 그녀의 룩을 되짚어보며 버킨 스타일을 기억해보기로 해요.

 

흰 티와 청바지

건조한 텍스처감의 부스스한 헤어, 브래지어를 생략한 자유로운 애티튜드, 대충 걷어 올린 듯한 소매와 팬츠에 구겨 넣은 셔츠 핏. 지금 봐도 전혀 촌스럽지 않은 제인 버킨 스타일은 쉬워 보이지만 막상 따라해보면 은근히 어려운 룩이에요. 그녀만이 가진 고유한 분위기와 170cm가 넘는 장신에 팔 다리가 길고 군살 없이 탄탄했던 보디 라인은 사실 뭘 입어도 예쁠 수밖에 없는 원석 그 자체였으니까요.

 

버킨백

초고가의 명품백임에도 국내에만 대기자가 1,000명이 넘는다고 하는, 버킨백! 현재까지도 많은 여성들이 갖고 싶어하는 클래식 백의 대명사죠. 버킨백이 1984년 비행기에서 생긴 우연한 에피소드로 탄생된 가방이라는 사실을 아시나요? 기내에서 짐 칸에 가방을 올리던 제인 버킨은 실수로 소지품을 바닥에 와르르 떨어뜨렸는데요. ‘주머니가 있는 큰 가죽 가방이 있으면 좋겠다’며 토로하던 그녀의 바람을 옆에 앉았던 탑승객이 듣고는 대화를 이어 갔대요. 탑승객이 바로 에르메스의 5대 회장 장루이 뒤마였거든요. 장루이 뒤마는 다이어리에 커다란 백을 그리며 원하는 디자인을 설명했던 그녀에게 직접 제작한 가방을 선물했고, 그 가방이 지금의 ‘버킨백’이 된 것이죠.

하이 부츠

Photo by Reg Burkett/Express/Hulton Archive/Getty Images

미니 원피스에 하이 부츠를 매치하는 것도 그녀가 즐겨 입던 스타일 중 하나였어요. 하이 부츠는 종아리를 감싸 늘씬한 각선미를 더 부각시켜주죠.

라탄백

요즘 유행 중인 라탄백도 과거 제인 버킨이 대유행시켰던 아이템 중 하나라는 사실! 제인 버킨은 외출 시 데일리백으로 늘 라탄백을 선택했는데요. 캐주얼한 룩에도, 여성스러운 미니 원피스를 매치했던 날에도 늘 라탄백과 함께했어요. 소지품들이 보일 정도로 가방 안에 짐을 가득 넣어 다니기도 했는데, 그녀가 파리 거리에서 찍힌 파파라치 컷들을 보면 왜 ‘파리 보부상’이라는 별칭이 있었는지 알 수 있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