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룻밤의 색다른 경험을 마주하고 싶다면 패션 브랜드의 예술적 DNA를 고스란히 담은 호텔에서의 휴식도 훌륭한 답이 될 거다. 

THE PELICAN HOTEL
BY DIESEL

마이애미 비치의 대표적 핫 플레이스, 오션 드라이브. 청량한 민트색 건물이 시선을 사로잡는다. 2년간의 재단장을 거쳐 지난해 11월 24일 돌아온 디젤의 펠리컨 호텔이다. 디젤의 설립자이자 호텔 소유자인 렌조 로소가 브랜드의 크리에이티브 팀과 함께 직접 디자인한 호텔은 1950년대 아르데코 스타일을 재해석했다. 전 세계 벼룩시장에서 수집한 빈티지 작품과 정통 데코 가구를 독특하게 배치해 디젤식 마이애미 스타일을 선보인다. 스위트룸 7개, 오션 뷰 객실 6개, 슈퍼 펜트하우스 1개 등 객실 32개는 다양한 영화 세트에서 영감 받아 고유한 테마를 지녔다. 몬스테라와 야자수 모티프로 채운 ‘고 바나나’, 커다란 통창 아래 얼룩말 패브릭으로 꾸민 ‘이그제큐티브 지브라’ 등 각각 색다른 인테리어를 감상하는 재미가 쏠쏠하다. 1층에 위치한 펠리칸 카페에는 디젤 리빙 팀에서 최근 디자인한 헝그리 체어와 쇼트 웨이브 체어를 만날 수 있다. 모던하고 편안한 의자에 앉아 사우스 비치의 뷰를 감상하기에 제격. 

 

BULGARI HOTEL ROMA
BY BULGARI

불가리 호텔 & 리조트 그룹의 아홉 번째 지점, 불가리 호텔 로마가 6월 9일 화려한 오프닝 소식을 알렸다. 메종이 탄생한 고향이자 주얼리 작품에 가장 큰 영감을 준 도시이기에 더 뜻깊을 터. 로마 중심부의 아우구스투스 황제 광장에 자리한 호텔은 다른 지점과 마찬가지로 모든 건축과 인테리어 디자인을 안토니오 치테리오 파트리시아 비엘 건축 스튜디오에 맡겼다. 도시의 고유한 매력을 담으려고 외벽에 고대 로마에서 사용한 스톤을 그대로 살렸다고. 대부분이 스위트룸으로 구성된 객실 114개는 화이트, 옐로, 레드, 그린 총 4가지의 컬러 팔레트로 꾸몄고, 모든 장식을 이탈리아에서 수급했다. 이탈리아의 장인정신과 예술성에 대한 존경을 표하기 위함이다. 수작업으로 완성한 욕실의 모자이크 로제트, 무라노 크리스털과 램프 등 곳곳에서 이탈리아의 전통과 정취가 오롯이 느껴진다.

 

HOTEL VERMELHO MELIDES
BY CHRISTIAN LOUBOUTIN

관능적인 ‘빨강’을 사랑하는 슈즈 디자이너, 크리스찬 루부탱이 포르투갈 중남부 지방의 고즈넉한 마을 멜리데스에 호텔 베르멜호를 개장했다. 포르투갈어로 빨간색을 의미하는 ‘베르멜호’라는 이름이 방증하듯 빨간색 사랑은 호텔에서도 이어진다. 가구, 벽지, 바닥 타일 등 곳곳에 레드 포인트를 더해 크리스찬 루부탱의 정체성을 공고히 했다. 실내를 꾸민 가구와 예술 작품은 루부탱이 직접 선별하고, 심지어 개인이 소유한 컬렉션에서 가져오기도. 그의 다채롭고 맥시멀리즘적 취향을 담은 인테리어 덕분일까, 단 13개의 객실뿐인 부티크 호텔이지만 활기찬 분위기가 고객을 반긴다. 이탈리아, 그리스, 그레나다 등 다양한 지역의 예술가, 장인, 건축가와의 협업으로 제작한 조명부터 포르투갈 스타일의 도자기 타일 아줄레주에 이르기까지 여러 문화의 예술을 한 공간에서 느낄 수 있다. 매혹적이고도 경쾌한 빨강의 세계에서 휴식을 취해보길. 

 

THE KARL LAGERFELD MACAU
BY KARL LAGERFELD

패션계 거장 칼 라거펠트가 남긴 유산, 칼 라거펠트 마카오 호텔이 지난 6월 10일 그랜드 오프닝 파티를 열었다. 인테리어에도 뛰어난 미감을 지닌 라거펠트가 생전에 준비했던 마지막 프로젝트로, 호텔 구석구석에 그의 손길이 닿아 있다. 그랜드 리스보아 팰리스 리조트 마카오에 위치한 호텔의 콘셉트는 ‘유럽과 중국의 만남’. 블랙, 레드, 골드 컬러를 중심으로 객실 271개 모두 중국 전통 양식을 접목한 가구로 구성했다. 벚꽃으로 뒤덮인 벽, 명나라풍 모자 등 중국의 문화적 요소에 서양식 아르데코를 결합한 장식이 그가 표현하려는 테마를 명확하게 전한다. 컨템퍼러리 포르투갈 퀴진이 마련된 레스토랑 메사 바이 호세 아빌레즈도 중국풍 새장에서 영향을 받은 인테리어와 시누아즈리 가구로 가득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