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점에서 고른 지금 가장 흥미로운 책 8권.

1<새벽 2시의 코인 세탁소>

도재인과 헌이 활약한 <나의 오컬트한 일상>은 계속 읽고 싶은 이야기였다. <새벽 2시의 코인 세탁소>에서는 그들의 새로운 모험이 펼쳐진다. 흥미롭고 기이한, 무섭지만 어쩐지 관심을 끊을 수 없는 ‘오컬트’의 세계가 일상의 사건과 엮인다. 그는 정말 전생의 연인인가? 방망이를 사용한 강령술을 믿어도 될까? 저주 인형은 저주를 불러올까 등등. 역시 이야기는 계속되어야 한다. 박현주 지음, 엘릭시르

2<단순한 열망: 미니멀리즘 연구>

미니멀리즘 생활법에 대한 책을 섭렵했지만, 그렇다고 내가 미니멀리스트가 된 건 아니다. 마감마다 수북하게 쌓이는 물건, 존재 자체를 잊고 있던 옷가지 등이 그 증거다. 이 책은 현대인을 강타한 ‘미니멀리즘’의 이면을 들여다본다. 더없이 상업화한 미니멀리즘은 현실과 미니멀리즘의 한계를 되짚는다. 모두 버린다고 해도 그 물건은 어디로 가나? 미니멀리즘은 어떤 착각을 불러일으키나? 책의 내용처럼 침실은 깨끗해졌을지 몰라도 세상은 여전히 형편없기에. 카일 차이카 지음, 필로우

 

<다음으로 가는 마음>

영화 <내가 죽던 날>은 감독 박지완에게 청룡영화상 신인감독상과 백상예술대상 영화부문 시나리오상을 안겼다. <다음으로 가는 마음>은 ‘괜찮은 거짓말’을 쓰려고 애쓴 시나리오와 달리 내면의 소리에 집중한 그의 첫 에세이다. 스스로를 근사하게 포장하고 싶은 마음을 내려놓고, 내가 누구인지를 끝없이 자문하고 고민하는 작가의 면모가 더없이 근사하다. 박지완 지음, 유선사

4<설탕을 태우다>

어버이날 하루 효도한 것만으로도 심신이 지친다. 왜 가족은 같이 살 수도 없고 안 보고 살 수도 없는 존재일까? 이 소설은 복잡한 엄마와 딸의 관계를 강렬하게 그려낸다. 엄마와 딸의 복잡한 애증 관계를 서늘하게 묘사한 이 작품은 처음 인도에서 발표된 후, 2020년 영국에서 출간되어 부커상 최종 후보에 올랐다. ‘세상에 이런 모녀가 있다고?’ 하며 짐짓 외면하고 싶지만, 그 속에는 우리 모습도 있다. 애브니 도시 지음, 문학동네

 

5 <르몽 스트르>

<존재의 세 가지 거짓말>의 작가 아고타 크리스토프가 생전에 프랑스어로 쓴 유일한 희곡집. 표제작인 ‘괴물’을 비롯해 8편이 실려 있다. 특유의 필체는 희곡 형식에 따른 대화체에서 더욱 돋보이고, 작가가 천착한 전쟁과 문명, 환경과 개발, 여성과 인권, 관계 같은 주제도 날카롭게 그려냈다. 아고타 크리스토프 지음, 제철소

6 <패스토럴리아>

부커상 수상작 <바르도의 링컨>을 비롯해 <작가는 어떻게 읽는가> <해방의 날> 등으로 현존하는 최고의 영어권 작가 중 한 명인 조지 손더스의 두 번째 단편집이자 국내에서 유일하게 만날 수 있는 단편집이다. 첫 단편집 <악화일로를 걷는 내전의 땅>으로 평단의 주목을 받은 그는 단편집 <12월 10일>로 전미도서상 최종 후보에 오르며 작가로서 확고히 자리매김한다. 손더스의 정수가 담긴 단편 6편이 실려 있다. 조지 손더스 지음, 문학동네

 

7 <우주를 듣는 소년>

재즈 뮤지션이었던 아빠의 갑작스러운 죽음 이후, 14세 소년 베니에게 주변 사물의 목소리가 들려온다. 엄마 애너벨의 저장강박증이 심해질수록 소음도 더욱 커진다. 소음을 견디다 못해 학교에서 도망친 베니는 모든 소리를 담은 도서관에서 특별한 책의 목소리를 듣게 된다. 상실과 치유, 회복에 대한 이 소설은 <내가 너를 구할 수 있을까>로 부커상 최종 후보에 오른 루스 오제키의 신작 장편소설이다. 루스 오제키 지음, 인플루엔셜 

8 <이끼숲>

“구하는 이야기를 쓰고 싶었다”고 말한 작가의 연작소설은 세계를 구하려는 간절한 바람에 대한 이야기다. 지상이 멸망한 후 지하 도시로 추방된 미래에서도 삶은 계속된다. 첫사랑을 깨달은 소년 마르코, 좁은 방에 갇혀 쌍둥이 자매에게 보내는 편지, 클론을 훔쳐 도시 밖으로 탈출하려는 친구들. 천선란의 세계가 그렇듯 암울한 세상에서도 사람의 온기는 퍼져 나간다. CJ ENM의 ‘언톨드 오리지널스’ 프로젝트 세 번째 시리즈로, 영상화까지 염두에 둔 작품이다. 천선란 지음, 자이언트북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