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의 해적’이라는 불가사리가 알고 보면 해양 생태계에 없어선 안 될 동물? 지구에 이로운 일을 하는 ‘바다의 청소부’를 소개합니다.

땅에서 발생하는 수많은 오염물질이 끊임없이 바다로 흘러 들어갈 때, 비치클리닝을 통한 인간의노력도 중요하지만 바다 속에서도 정화 활동에 동참하는 동물들이 있다는 사실, 알고 있었나요? 바다의 정화 활동에 동참하는 대표적인 ‘바다 청소부’를 소개합니다.

1)고래

깊은 바다에서 살아가는 포유류인 고래는 존재 자체만으로 바다 생태계에 좋은 영향을 끼칩니다. 고래는 숨을 들이쉴 때마다 이산화탄소를 흡수해 몸속 지방에 저장하는데요. 나무 한 그루가 평생 흡수하는 이산화탄소 양이 21kg 라고 한다면, 대형 고래는 평생 33t의 이산화탄소를 흡수한다고 해요. 수천 그루의 나무가 심어진 숲과 같은 역할을 하는 고래는 수천km의 바다를 주기적으로 오가며 번식 활동과 먹이 활동을 하는데, 이때 바다 속 영양분이 순환되는 역할도 담당합니다.

2)불가사리

별 모양의 불가사리는 바다에서 살아가는 극피동물입니다. 색깔도, 종류도 다양한 불가사리는 왕성한 식욕 덕분에 죽은 어패류를 모두 먹어치운다고 해 ‘바다의 해적’이라는 별명이 있죠. 어장과 양식장의 생물까지 모두 먹어버리는 ‘아무르 불가사리’를 제외하곤 사실 불가사리는 생태계 다양성을 유지하는 데 꼭 필요한 역할을 하는 ‘핵심종’에 해당되는데요. 불가사리가 먹이 활동을 하며 미생물의 종류와 수를 조절해 바다의 오염을 줄이는 역할을 하기 때문입니다.

3)해삼

바다의 맨 아래를 기어 다니는 해삼! 우리나라에서는 해삼의 약효가 인삼과 같다고 해 조선시대에 붙여진 이름입니다. 해삼은 수온 17℃ 이하에서 식욕이 가장 왕성한데요. 모래 진흙 속에 파묻힌 작은 유기물을 잡아먹고, 모래와 배설물은 밖으로 내보내 토양을 촉촉하게 만드는 역할을 합니다. 이를 통해 모래 속 오염 물질을 정화하는 바다 청소부 해삼은 수온이 올라가는 여름이 되면 먹이 활동을 중지하고 여름잠을 잔다고 해요.

4)갯강구

우리나라 전 해안에서 볼 수 있는 갯강구는 해양 무척추 동물에 해당되는 생물입니다. 생김새가 바퀴벌레와 닮았다고 해 ‘바다 바퀴벌레’라는 별명이 있지만 사실 알고 보면 바퀴벌레와는 역할 차이가 큰 동물입니다. 일반적으로 바퀴벌레가 인간에게 천식과 아토피를 유발하지만 갯강구는 방파제나 테트라포드 사이에 서식하며 음식물 쓰레기와 같은 유기물을 처리해 줍니다.

5)게

해양 절지동물에 해당되는 게는 공통적으로 바다 동물의 시체나 모래갯벌의 유기물을 처리하는 특징이 있습니다. 바다와 육지가 연결되는 갯벌에서 서식하기 어려운 갯강구 대신, 게는 갯벌 정화에 도움되는 동물인 것이죠. 바다 속에서도, 모래 갯벌 위에서도 게가 플랑크톤이나 유기물을 먹고 깨끗한 찌꺼기를 뱉어내는 양은 자신의 몸무게의 수백 배에 이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