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월 3일, 에르메스가 세계적인 아트 디렉터 필립 드쿠플레와 함께 퍼포먼스 ‘에르메스 퍼레이드(Hermes Parade)’를 공개했다. 에르메스 홈 컬렉션을 메인 재료로 하며 전 세계 통틀어 국내에서 처음 선보이는 공연! 많은 이들의 이목이 집중된 그날의 특별했던 기억들.

축제는 아무것도 없는 깜깜한 어둠 속에서 시작됐다. 어디가 무대이고 어디가 객석인지 알 수 없었다. 이윽고, 음악이 흘러나왔고, 여러 퍼포머가 제각각의 박스를 저마다의 방법으로 이고 지고 등장했다. 관객은 웰컴 드링크를 즐기며 퍼포머의 뒤를 따르기도 하고, 그 주변을 빙 둘러서 자리를 잡기도 했다. 그렇게 공연이 시작되나 싶었는데 아니었다. 퍼포머는 퍼레이드를 하며 다양한 형태와 크기의 박스로 공간을 채워갔다. 다른 한편에서는 30m가량의 런웨이가 준비되기도 했다. 먼저 런웨이 위 캣워크 퍼포먼스가 시작됐다. 박스 위에 서 있던 퍼포머는 접시, 주전자, 쿠션 등 홈 컬렉션의 오브제를 하나씩 선보였다.
그리고 드디어 모든 박스 스테이지가 열리고 콘셉트와 분위기가 각기 다른 퍼포먼스가 동시에 선을 보였다. 어느 한 곳에서는 같은 크기의 두 공간에서 퍼포머가 한쪽에 있는 홈 컬렉션을 다른 공간으로 옮기는 퍼포먼스를 했고, 또 다른 곳에서는 박스가 열리며 등장한 소파와 소파 박스를 서로 마주 보게 배치해 대비를 강조하기도 했다. 퀼팅 베드 스프레드를 씌운 침대 위에 퍼포머가 돌아가며 잠을(?) 청하던 퍼포먼스도 눈길을 끌었다. 댄서, 애크러뱃, 무버, 테크니션 등 다양한 재능과 끼를 겸비한 퍼포머 56명이 에르메스 홈 컬렉션 오브제 400여 개에 새로운 생명을 불어넣는 몰입도 높은 순환형 퍼포먼스! 에르메스는 “이번 공연을 통해 에르메스 홈 컬렉션의 독창적 가치인 형태, 소재, 그리고 기능의 조화로운 관계를 강조하고자 했다”고 밝혔다. 그리고 박스와 그 안의 오브제, 퍼포머의 움직임으로 완성한 공연은 그 가치의 완벽한 균형을 보여주기에 충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