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 햇살처럼 해사한 얼굴의 신예은. <꽃선비 열애사>로 또 다른 변신을 예고한 그와 떠난 짧은 여행. 

스트랩 탈착이 가능해 크로스로도 연출할 수 있는 미니 베이스워터 백은 멀버리. 크로셰 니트 원피스는 뮤제드(Mused). 플립플롭은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레이어드한 목걸이는 오픈 워크 스튜디오(Open Work Studio).

톤 다운된 아크릴 그린 컬러가 세련된 미니 알렉사 백은 멀버리(Mulberry). 니트 베스트는 엔오르(En Or). 버뮤다 팬츠는 쿠메(Kume).

촉촉하고 편안한 세럼과 지속력 높은 틴트의 장점만 모아 출시한 ‘립 마에스트로 사틴’ #04 라이브 콘서트 컬러는 아르마니 뷰티(Armani Beauty). 니트 원피스는 뮤제드.

고급스러운 아이보리에 회색빛을 품은 초크 컬러 베이스워터 백은 멀버리. 이너 톱은 룰루레몬(Lululemon). 점프슈트와 슬립온은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요즘 새 작품 준비로 많이 바쁘죠? 출국 직전까지 촬영하다 왔잖아요.
분명 일하러 온 건데 이곳 분위기 때문인지 마치 휴가를 온 것 같아요. 첫 해외 화보 촬영이라 너무 설레요.

출국 날 공항에 온 취재진 열기가 대단했어요. 그럴 때 인기 실감해요?
제가 그런 자리에 가면 긴장을 많이 해서 정신이 없어요. 나중에 기사 올라온 것 보고 다들 너무 예쁘게 찍어주셔서 감동했어요. 사진을 캡처해서 가족 단톡방에 보내고, 빨리 좋아요 누르라고 강요했어요.(웃음)

짧다면 짧고 길다면 긴 7시간인데, 비행시간에 뭐 했어요?
미리 식사하고 탔는데도 배가 고파서 기내식 야무지게 챙겨 먹고, 귀마개 꽂고 책 읽었어요.

어떤 책?
팀 켈러의 <인생 질문>요. 내용이 좀 어려워서 빨리는 못 읽는데….

‘인생 질문’이라… 고른 책을 보니 ‘자기중심’이 있는 사람인 것 같아요.
그러고 싶어요. 저는 기분이 들뜨거나 내 상황이 화려해지는 것에 대해 행복감을 못 느끼는 것 같아요. 대신 더 낮아지고 작아지려고 하는 편이에요.

속이 깊네요. 반짝이고 화려한 것을 좇을 법도 한데.
부모님의 사랑을 많이 받고 자랐지만, 원하는 걸 모두 가질 수 있을 만큼 여유롭지는 않았어요, 어릴 때는 그런 친구가 솔직히 부러운 적도 있었죠. 그런데 성인이 되고 제 손으로 하나하나 다 가져봤는데, 결국 그런 게 삶의 전부는 아니라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멋지군요. 드라마 <꽃선비 열애사>의 시놉시스를 살펴보니 스펙터클한 이야기가 될 것 같더라고요. 이번 작품을 택한 배경이 궁금해요.
이번 작품은 어떻게 보면 새로운 도전이에요. 제 첫 사극이거든요. ‘사극은 최대한 경험과 내공을 쌓아서 성숙해졌을 때 하자’는 주의라서 생각보다 조금 이른가 싶었는데, 지금 돌이켜보면 적합한 시기였고 얻은 게 너무 많아요. 작품 초반에 가벼운 로코 느낌이 나서 끌렸고, 스토리가 뒤로 갈수록 예상치 못한 방향으로 흘러가서 대본을 받고 흥미로웠어요.

<더 글로리>에서 보여준 모습을 환기하기 좋은 타이밍이라 배우로서도 반가운 작품일 것 같아요.
저는 ‘로코’에 대한 갈증이 있어요. 항상 ‘로코’만 해오기는 했는데, 이상하게 아무리 분석해도 꾸준히 어려운 장르 같아요. 다른 것도 다 어렵지만, 뭐랄까 제대로 안 하면 들통나기 쉬운 장르거든요.

조선판 셰어 하우스의 객주, 윤단오라는 캐릭터도 호기심을 자극해요.
지금까지 연기한 캐릭터 중 제 실제 모습과 싱크로율이 가장 비슷해요. 원래도 그렇긴 한데, 리액션 같은 경우를 대부분 제 모습에서 가져왔어요. 연기가 아닌 것처럼 연기한 것도 있고. 저는 단오의 당돌함에 반해서 그 매력을 잘 살릴 수 있으면 좋겠는데…. 아, 그리고 잘생긴 꽃선비 3인방에 둘러싸여서 즐거워요.(웃음)

지금 한국에서는 홍일점 단오가 촬영장에 없어서 꽃선비들이 엄청 서운하겠는데요?
안 그래도 공항 사진 보고 힘 좀 빼라고 놀리더라고요.

촬영장 분위기가 좋고 극 내용도 밝아서인지, 얼굴에 심적 부담감 같은 건 없어 보여서 좋네요. 물론 가볍게 대한다는 뜻은 아니고, 즐기고 있구나 싶은?
다행이네요. 제가 진짜 못 즐기는 스타일이거든요. 그래서 얼굴에 항상 근심, 불안, 해내고 싶은 욕심이 한가득이었는데, 그래도 결과는 결국 똑같이 나오고 제 감정만 차이더라고요. 그래서 즐기려고 노력 중이에요.

스트레스 관리도 잘하고 있네요.
원래 못했어요. 지금도 못해요. 어떻게 하면 잘할 수 있을까 항상 고민하고 노력하고 있어요.

인생이란 게 얄궂은 양면이 있죠. 그나저나 꽃선비 3인방 중 이상형에 가장 가까운 캐릭터는 누군가요?
음, 한 명을 꼽기는 그렇고, 시열(강훈 분)의 유머러스함과 한 사람만 보는 유하(정건주 분)의 지고지순한 모습을 다 가진 사람?

극 중 단오는 하숙생 선비들에게 셋방을 주는 객주죠. 혹시 실제로 셰어 하우스에서 생활해본 적 있어요?
아뇨, 저는 누구랑 같이 생활하는 게 좀 힘들어서요. 혼자 지내는 게 더 좋은 것 같아요.

 

장미와 배의 아삭하고 달콤한 향을 바닐라와 화이트 머스크 향이 포근하게 감싸는 프루티 플로럴 계열 ‘쁘띠 쉐리 오 드 퍼퓸’은 구딸(Goutal). 슬리브리스 니트 톱은 핀코(Pinko).

데님 슬리브리스와 미니스커트는 낸시부(Nancy Boo). 샌들은 메종마레(Maison Marais).

얼굴에 형광등을 켜줄 쿨한 핑크 코럴 톤 ‘립 마에스트로 사틴’ #07 오프닝 나잇 컬러는 아르마니 뷰티. 민트 원피스는 타브(Tav).

골드 체인과 포스트맨즈 락, 멀버리 핑크 컬러 매치가 귀여운 미니 릴리 백은 멀버리. 니트 베스트는 비아플레인(Viaplain).

지금 혹시 혼자 살아요?
네, 일 때문에 독립한 지 5년 정도 됐어요. 그래서 독립을 하기는 했지만, 매주 본가에 가요. 혼자 있는 것도 좋지만, 복작복작 가족이랑 있을 때 얻는 에너지가 있거든요.

요리도 직접 해요?
주로 배달 음식을 먹어요. 그래도 잘은 못하지만 비빔밥은 자주 해 먹어요. 그냥 냉장고 안에 있는 반찬 다 털어서 비벼요.(웃음) 김치볶음밥 할 때도 있고, 다이어트할 때는 양배추쌈!

혼자 있으면 자유롭고 좋지만, 모든 걸 다 스스로 해결해야 하는 게 힘들 때는 없나요?
저는 그냥 제가 다 하는 게 좋아요. 누군가에게 부탁하는 걸 좋아하지 않기도 하고. 배려라기보다는 그냥 제 방식으로 스스로 해야 직성이 풀려요.

완벽주의자로서의 면모가 엿보이네요. 자칫 스스로 피곤할 수도 있을 텐데.
맞아요. 저 엄청 예민해요.

나만의 공간에서 제일 중요하게 생각하는 요소는?
온도, 소리, 향, 빛.

<전지적 참견 시점>에 출연한다고요. 곧 그 공간을 공개하겠네요? 촬영은 어땠나요.
재미있고 좋았어요. 평소에 매니저 언니와 같이 다니면 친자매처럼 보인다는 얘기를 들을 정도로 가깝거든요. 아쉬운 부분은 드라마 현장에서 일하는 모습 위주로 촬영하다 보니 사적으로도 친밀한 모습을 많이 못 보여드린 것 같아요.

다시 촬영한다면 둘이 해보고 싶은 게 있어요?
제가 스노보드 타는 걸 좋아해서 겨울에 매니저 언니와도 자주 타러 갔거든요. 나중에 기회가 된다면 같이 보드 타러 가는 모습을 촬영하면 재밌을 것 같아요.

매니저와 배우의 사이는 사실 공과 사를 공유하는 특수한 관계 같아요.
맞아요. 저희는 같은 여자라 그런지 좀 더 돈독한 편이에요. 왜 여자는 여자가 제일 잘 안다고 하잖아요. 그래서인지 여자끼리만 할 수 있는 이야기도 깊이 나누는 편이고, 서로 바쁘다 보면 솔직히 피곤하고 예민해지는 순간도 있는데, 서로 그런 걸 빨리 캐치하고 배려하는 것 같아요. 물론 일이지만 매니저 언니가 항상 제 모습을 최고로 만들고 싶어 하는 모습을 보면 고맙고 든든해요.

내 사람의 기준이랄까요. 평소 인간관계에서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포인트가 있다면요.
음, 저는 상대방에 대한 존중인 것 같아요. 이걸 어떻게 설명해야 할지 모르겠는데, 사실 저는 사람들에게 편안하게 다가가려고 노력하거든요. 먼저 편하게 해주려고 하는 건데, 그걸 상대가 이용하거나 존중하지 않는 모습을 보이면 한발 뒤로 거리를 두는 편이예요.

그렇다면 아무래도 새로운 관계보다 익숙한 관계가 편하겠네요.
완전요. 이건 다른 이야긴데, 저 최근에 새로운 집으로 이사하고 한 달 내내 울었어요. 바뀐 환경이 좀 낯설어서요. 이제는 괜찮은데, 저는 새로운 것에 불안과 두려움을 크게 느끼는 것 같아요.

곧 좋아질 거예요. 인간은 적응의 동물이라고 하잖아요.(웃음) 혹시 낯선 여행지에서 마음의 안정을 찾기 위해 지키는 루틴이 있나요?
저는 우선 여행 갈 때 계획을 꼼꼼히 짜는 편이에요. 맛집 리스트를 쫙 뽑아서 하나하나 도장 깨기 하면서 긴장도 풀고 마음의 안정도 찾는 거죠.

참, 소장 카메라를 가져왔던데, 후아힌에 머무는 동안 어떤 장면을 담고 싶나요?
평소에 풍경보다는 주로 사람을 찍기 때문에 함께 온 스태프의 얼굴을 앵글에 담고 싶어요. 매일 저를 예쁘게 찍어주니까 이번에는 제가 인생 화보를 만들어주려고요. 풍경은 눈으로 보는 것 이상으로는 카메라에 담기 어렵더라고요. 아름다운 풍경을 볼 때는 그 순간의 바람 결, 냄새, 온도 같은 감각에 최대한 집중하고 느끼는 편이에요.

예쁜 마음이네요. 항상 너무 짧아서 아쉬운 계절, 봄에 꼭 하고 싶은 일은 뭔가요.
<꽃선비 열애사> 촬영 끝나면 아마 봄에 새로운 걸 배우게 될 것 같아요. 스포일러가 될 수 있어 자세히 말씀드리지는 못하지만 생각만으로도 설레요. 이렇게 에너지 충전 잘했으니 또 씩씩하게 일해야죠.(웃음)

*본 기사에는 협찬이 포함되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