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위크의 묘미라 하면 패션쇼가 시작되기 전 호텔 룸으로 배달되는 컬렉션 초청장을 구경하는 일이다. 지난 2월 밀라노 패션위크 기간엔 더욱이 특별한 초청장이 있었다. 바로 새빨간 디젤 쇼 인바이트. 신나게 뜯다가 ‘미끄덩’한 물체가 손에 닿아 이게 무엇인고 자세히 들여다보니 콘돔, 박스에는 듀렉스라고 선명하게 쓰여 있다. 2023 디젤 가을/겨울 컬렉션 현장에는 인비테이션으로 증정된 것과 같은 듀라셀 콘돔 박스 20만개가 산처럼 쌓여 있었다. 디젤에게 콘돔이란? 개인의 자유다. 디젤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글렌 마틴스는 “모든 섹스에서 안전은 중요하다. 모두가 항상 인지하고 있어야 할 중요한 생활 습관임을 모두에게 상기시켜야 한다”라고 콘돔 이벤트에 담은 메시지를 전했다.

“성 긍정은 놀라운 것이다. 우리는 디젤에서 노는 것을 좋아하고, 그것에 대해서 진지하다. 재미있게 놀고, 서로 존중하고, 안전하게 지내는 것. 석섹스풀(Sucsexuful)한 삶을 위하여!”_크리에이티브 디렉터 글렌 마틴스(Glenn martens)

 

2023 디젤 가을/겨울 컬렉션에 참석한 브랜드 앰버서더 박재범.

SENSUAL DEVORE


이번 컬렉션은 그 어느 때보다도 실험적이었다. 새로운 시대의 각종 기술력을 접목한 세기말 패션이 쏟아진 것. 스포티브한 스타일 속에서 마주하는 관능적인 디테일은 관중들에게 신선한 임팩트를 선사했다. 그 중 하나가 디젤이 자체 개발한 데님 소재 데보레(devoré)다. 닳을 대로 닳았지만 찢기지 않고 달걀 껍질만큼 얇은 막을 유지하는 시스루 진. 갈기갈기 찢겨 맨 살을 그대로 드러내는 디스트로이드 데님이 선사하는 야생의 느낌과는 완전히 다른 센슈얼한 터치다.

ROUGH MODE


핀 스트라이프 스커트 슈트는 거친 데님처럼 격렬하게 탈색되고 각진 숄더 라인이 특징이다. 정제된 스타일도 컷 아웃 디테일, 부드러운 실크 소재를 매치하는 등반전 디테일을 이어 나간다.

DISTRESSED CUT


마치 척추처럼 몸을 휘감은 ‘DIESEL’ 레터링을 제외하고 전부 레이저로 컷팅된 니트 드레스는 새로운 강렬함을 가지고 있다. 레이저 커팅 룩은 유틸리티 후드, 스웨트 팬츠, 드레스로 표현되며 입는 이에 따라 헤지는 모양도 스타일도 달라지는 마법을 선사할 것. 원단이 바래져 투 톤 효과를 내는 더블 레이어 저지에는 ‘SUCCESSFUL’이란 문구를 스크린 프린트해 컬렉션 테마를 강조했다.

GRUNGE POP


팝 아트를 접목한 Y2K 룩도 인상적이다. 마치 광고 전단지를 찢어 붙인 듯한 스타일은 집업 재킷, 탑, 스커트에 환한 미소를 보여주는 초현실적인 얼굴의 클로즈업 이미지로 프린트된다. 오래된 안감에서 얻은 나일론은 플라스틱으로 덮고 가열해 언뜻 보았을 때 리퀴드 퍼와 같은 효과를 보여준다. 테크니컬 바이커 재킷은 토치 램프로 그을려 독특한 구조를 선보인다.

오는 4월 듀렉스와 협업한 캡슐 컬렉션이 미리 출시된다. 이때 전 세계 디젤 매장에서 듀렉스 콘돔은 30만 개가 무료로 증정될 예정. 디젤 X 듀렉스 에디션은 듀렉스의 D와 디젤의 D 로고 디자인을 체인지한 특별한 엠블럼으로 만나볼 수 있을 것이다.

*본 기사에는 협찬이 포함되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