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의 오스카’라고 하는 <그린 카펫 패션 어워즈(Green Carpet Fashion Awards)>(이하 <GCFA>)를 들어보셨나요? 레드 카펫 아니냐고요? 아닙니다. ‘그린 카펫’이죠! 생소한 이름의 이 어워즈는 지속가능한 패션 하우스의 헌신을 시상하고, 패션계의 지속가능성에 대한 진정성과 유산을 존중하려고 개최하는 시상식입니다. 패션의 핸드 프린트(의류를 만드는 인적 자본)와 패션의 발자국(자연 자본과 환경에 영향을 주는 요소)을 모두 다루는 시상식 중 세계 최고의 지속가능성 패션 어워즈 중 하나로 자리 잡았답니다.

그린 카펫은 2010년 배우 콜린 퍼스의 아내 리비아 퍼스가 골든 글로브 레드 카펫에서 재가공한 웨딩드레스를 입은 ‘그린 카펫 챌린지(The Green Carpet Challenge, GCC)’에서 시작됐어요. 메릴 스트립, 줄리앤 무어, 케이트 블란쳇, 엠마 왓슨 등 여러 셀러브리티가 챌린지에 참여하면서 큰 화제를 불러일으키기도 했죠.

2017년, 열띤 반응에 리비아 퍼스가 운영하는 영국의 지속가능성 컨설팅 회사이자 환경 단체 에코-에이지(Eco-age)와 이탈리아 국립패션협회(Camera Nazionale della Moda Italian, CNMI)가 손을 잡았습니다. 지속가능한 환경친화적 패션 산업의 구축과 확산을 위해 공동으로 정식 출범을 선언했어요. 밀라노 패션위크에서 진행하며 윤리와 미학의 결합을 보여주는 재료 혁신, 장인 협업, 의류 공급망 등 총 12개 부문으로 나누어 시상을 진행합니다. 업사이클링 보온재인 캐멀룩스를 개발해 2020년 지속가능성 인식상을 수상한 막스마라, 지속가능한 공급망 혁신상을 수상한 구찌 등 패션 브랜드의 노력을 치하하고 지속가능한 패션에 대한 관심을 한층 끌어올렸죠.

그린 카펫이라는 명칭답게 시상식은 전부 지속가능한 방식을 고려했는데, 특히 시상식에 쓰이는 2000㎡ 이상의 그린 카펫은 에코닐 재생 나일론을 활용했습니다. 바다에서 건진 폐어망과 나일론 폐기물로 제작해 시상식 후에도 재활용할 수 있도록 고려한 것이죠. 행사 제작에 쓴 모든 식물과 꽃은 밀라노시에 기부하고, 시상식이 끝난 뒤 다시 심을 수 있도록 했고요. 또 어워즈에 참석하는 사람 모두 각종 친환경, 업사이클링, 지속가능한 소재로 만든 디자이너의 의상을 입는답니다.

 

팬데믹으로 인해 디지털로 진행한 지 3년 만에 <GCFA>가 오프라인 시상식으로 돌아옵니다. 이번엔 밀라노가 아닌 미국 로스앤젤레스예요! 패션과 엔터테인먼트 산업을 하나로 결합하려고 오스카 주간에 맞춰 개최한다네요. 에코-에이지가 단독으로 진행하는 <2023 GCFA>는 배우 케이트 블란쳇, 비올라 데이비스, 시무 리우, 시몬 애슐리와 디자이너 톰 포드, 모델 콴나 체이싱호스가 공동 의장으로 참여했습니다.
오는 3월 9일, 로스앤젤레스에서 새롭게 선보일 <GCFA>를 주목해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