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제 옷처럼 겹쳐 입고 재활용도 하는 로블록스 패션 월드
“다음 세대의 코코 샤넬은 로블록스(Roblox) 세상 속 10대 소녀가 될 거예요.” 얼마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개최된 <CES 2023 미디어 컨퍼런스>에서 캐시 해클 CMO가 한 말입니다. 메타버스 대모라는 별칭을 지닌 캐시 해클은 웹 3.0 디지털 전문가로 세계 첫 여성 메타버스 총괄 책임자이자, 뉴욕 디자인 컨설팅 기업 저니의 창업자예요. 미래 패션 공급원인 메타버스, 이를 대표하는 세계로 로블록스가 언급된 것은 그만큼 입지가 대단하다는 것을 뜻합니다.
로블록스는 무려 18년전인 2004년 설립된 디지털 플랫폼입니다. 한국에서 제페토 사용자를 쉽게 찾을 수 있다면, 미국에서는 로블록스가 주류. 제페토가 사람들과 소통하는 소셜 기능이 발달했다면, 로블록스는 이 곳의 화폐인 로벅스나 기간 한정 아이템을 ‘GET’하기 위해 탐험하는 게임형 메타버스에 가까워요. 그래서 유튜브에 로블록스를 검색하면 ‘최강 난이도 공략법’ 영상이 주르륵 뜬답니다. 혹시 로블록스를 즐기다가 난관에 봉착하면 유튜브를 찾아보세요. 아주 친절하게 영상으로 알려줍니다. 메타버스 곳곳에 설치한 게임 덕분에 하루 평균 사용자 수는 5600만 명을 돌파했고, 유저들은 한 번 접속할 때 2시간 26분가량 플레이를 즐긴다고 하네요. 미국 10대 친구들 52%가 현실 친구보다 로블록스 관계망에 더 찐한 우정을 느낀다고 하니, 게임과 함께하는 Z세대, 알파세대의 일상생활이 된 셈이죠.
이 곳 역시 자기 표현의 수단인 아바타 꾸미기 인기가 뜨거워요. 지난 1년간 실행된 아바타 업데이트는 무려 1,786억회로, 거래된 아바타 아이템은 18억 개를 넘습니다. 로블록스는 플랫폼 내 가상 패션의 중요성을 인지하고 패션 스타일리스트 젬마 셰퍼드(@sheppardstyle)와 파트너십을 맺었어요. 메타버스를 통틀어 최초로 스타일리스트 활동을 하는 그녀는 영국 메이크업오버 TV 쇼 <10 Years Younger in 10 Days>에 출연하며 유명세를 얻은 인물입니다. 평범한 사람들을 세련되게 변신시켜주는 젬마의 스타일링은 6각형 픽셀 모양의 아바타를 패셔너블하게 꾸미는 데 도움을 주고 있어요. 오프라인에서 이뤄지는 패션 스타일리스트의 업무는 그대로 디지털 세상 속에서 이어집니다. 가상 시착부터 코디, 디지털 룩북 개발, 퍼스널 스타일링까지 말이죠.
게임을 스타트하기 전, 캐릭터 꾸미기를 통해 젬마처럼 직접 패션 스타일리스트가 되어보세요. 초현실적인 3D 복장을 지원하는 레이어드 복장(Layered Clothing) 스튜디오를 활용하면 못난 ‘네모네모’ 아바타를 환골탈태 시킬 수 있습니다. 2년간의 개발, 6개월간의 베타 서비스 끝에 활성화된 레이어드 복장 스튜디오는 실제 사람들이 옷을 입듯 아이템을 겹겹이 장착할 수 있도록 도와줘요. 예를 들어 셔츠를 입고, 넥타이를 매어, 그 위에 재킷을 걸치는 거죠. 유저들은 최대 7겹의 옷과 장신구를 아바타에 장착할 수 있습니다. 디지털 세계의 무한한 창의력을 실현시킨 이 기능은 타미힐피거, 구찌 등 패션 브랜드와 협업을 이어가며 마케팅에서도 큰 성공을 거두고 있는데요. 로블록스 CEO 데이비드 바주키는 지난해 4월 레이어드 복장 스튜디오를 론칭하며 “우리 회사가 세운 핵심 이정표”라고 소개했다죠.
로블록스에는 이미 아이코닉한 타운을 건설한 패션 브랜드들이 많습니다. 게다가 하루가 다르게 진일보하고 있어요. 단순무식(?)했던 초기 디자인을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발전한 차원의 환상적인 그래픽이 눈길을 사로잡아요. 대표적으로 신비로운 조경에 하우스 헤리티지를 구축한 구찌타운(Gucci Town), 실제 브루클린 벽화 아티스트들에 의뢰해 제작한 ‘타미플레이(Tommy Play)’, 스포츠 세계를 탐험할 수 있는 ‘나이키랜드(Nikrland)’가 있습니다.
구찌 타운을 방문하세요. 특별 게스트이자 브랜드 홍보 대사인 잭 그릴리시(Jack Grealish)가 이 곳에서 축구 미니 게임을 개최합니다. 잭처럼 멋진 슛을날리고 멋진 보상을 받으세요. 구찌 상점에서 잭의 아이코닉 헤어도 판매합니다.
[🎥패션쇼🎥] 타미 플레이로 초대합니다. 10만 미터 자유 낙하를 수행하고 황금 핫도그 배낭을 잠금 해제하세요. 게임을 하면서 획득한 타미 토큰으로 새로운 아바타 굿즈를 만나보세요.
https://www.youtube.com/watch?v=T7wAfEbMqNs
나이키 컵 클래쉬가 열리고 있는 나이키 랜드에 접속해보세요. 3회의 미니 축구 게임에서 끝까지 살아남으면 특별한 UGC 아이템을 얻을 수 있답니다.
에디터는 H&M이 메타버스 스튜디오 듀빗(Dubit)과 제휴해 건설한 신상 타운인 루프토피아(Looptopia)를 플레이 했어요. 이 곳은 레인보우 필드, 네온 스튜디오, 패브릭 포레스트, 유토피아 시티 라는 4개의 가상공간으로 이뤄집니다. 게임의 방법은 각각의 공간에 뿔뿔이 흩어진 다양한 요소를 모으는 것. 디자인 요소, 색상 요소, 질감 요소들이죠. 모으는 과정 또한 재밌어요. 그냥 돌아다녀도 되고 스쿠터를 타도 되고 곳곳에 놓인 점프 패드를 통해 점프! 점프! 하며 이동할 수도 있어요. 이렇게 돌아다니며 모은 여러 요소들을 루프 머신에 넣고 돌리면 새로운 형태의 아바타 의류를 완성할 수 있습니다. 플레이어들은 이렇게 만든 옷으로 아바타를 꾸미고 액세서리, 댄스 동작, 음악 트랙 및 특수 효과로 스타일을 완성해서 패션쇼를 해요.
더 흥미로운 점은 이렇게 탄생한 옷을 재활용 한다는 것. 다른 플레이어와 교환하거나 새 옷 혹은 게임 속 희귀 아이템을 획득하는 용도로 다시 한번 쓸 수 있어요. 아바타에 한 번 입히는 데 그치지 않고 새롭게 쓰일 또 다른 방법을 찾은 거죠. 이러한 개념은 타운의 이름인 고리(Loop)와 이상향(Utopia)의 합성어인 루프토피아에도 발견할 수 있는데요. ‘돌고 도는 순환 소비’를 지향하는 디지털 계의 유토피아인 셈이죠.
플레이어에게 의류를 재활용하는 습관을 고취시키는 H&M 메타버스의 순기능! 칭찬받을 만하죠? 다음번엔 또 다른 메타버스 소식으로 만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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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에디터
- 최정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