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기심과 탐구, 끝을 모르는 상상력에서 탄생한 새로 나온 책 8권. 

 1 <앰>
베트남을 떠나 보트피플로 캐나다 퀘벡에 정착한 작가 킴 투이의 세 번째 책. 책 제목인 앰은 베트남어로 가족 안에서 남동생 또는 여동생을 뜻하지만, 작가는 프랑스어 ‘앰(aime, 사랑하라)’와 동음이의어라고 믿는다. 그는 늘 이렇게 베트남어, 영어, 프랑스어가 혼재된 삶을 살았고, 지금의 디아스포라 문학을대표하는 작가가 됐다. 전쟁과 인류애, 가족, 살아남음에 대한 숭고한 이야기다.
킴 투이 지음, 문학과지성사

<상대적이며 절대적인 고양이 백과사전>
20대 시절, 작가는 고양이와 살며 글을 쓰는 전업 작가의 삶을 꿈꿨고 결국 그 꿈을 이뤘다. 베르베르는 ‘도미노’라는 고양이와 평생을 함께한 집사였다. 이른바 〈고양이 3부작〉에서 한계에 다다른 인류 문명 대신 고양이 문명을 그린 그는 이번에는 자기만의 시선으로 ‘고양이 백과사전’을 완성했다. 역사 속 인간과 고양이의 인연부터, 예술사에 고이 남은 고양이의 절대적 존재감까지.
베르나르 베르베르 지음, 열린책들

 


<안녕의 의식>
국내 독자가 미야베 미유키를 부르는 애칭은 ‘미미 여사’. <안녕의 의식>은 30년간 작품을 써온 작가의 첫 SF 소설집이다. 노후 로봇과의 이별을 담은 표제작을 비롯해 8편을 담았다. SF라지만 여러 사회문제를 냉정하게 바라보는 작가의 시선은 그대로다. 대안 가족, 아동 학대, 노인 문제, 감시 사회 등 오늘날 우리가 직면한 사회문제에 상상력을 더했다.
미야베 미유키 지음, 비채

4 <당신의 창밖은 안녕한가요>
다행히 ‘록다운’까지는 경험하지 않은 우리지만, 지난 몇 년간 지구인은 세계 곳곳에서 록다운을 경험한다. ‘가택연금’마냥 세상 밖으로 나가지 못하고 갇힌 것이다. 그때 벨기에의 사진작가 바르바라 뒤리오는 집 안에서 볼 수 있는 유일한 세상 밖인 창문을 통해 풍경 사진을 찍어 SNS에 메시지를 남기는 프로젝트를 제안한다. ‘View from my window’라는 이름으로 한 달 만에 200만 명이 넘게 참가했다. 도시 100여 곳의 창밖 풍경 사진 20만여 점 중, 페이스북에서 가장 많은 사랑을 받은 풍경 260여 곳과 글을 묶었다. 이 모든 게 결국은 추억이 되길 바라며.
바르바라 뒤리오 엮음, 클

 

5 <납치된 도시에서 길찾기>
젊은 학자, 연구자가 문제의식을 갖고 현 시대를 논하는 인문 시리즈 ‘탐구’의 새 책은 ‘기후 위기’를 다룬다. 저자는 하루 3~4시간을 들여 인천과 서울을 오가다 마침내 철도와 교통정책을 연구하게 된 교통, 철학 연구자다. 그가 고심하는 것도 기후 변화 시대의 교통이다. 탄소 배출량 감축을 위해 세계 각국이 노력하지만, 교통 문제만큼은 성과가 없다. 기후 위기의 주원인은 자동차이며, 한국의 도시는 ‘자동차에 납치된 도시’다. 작가는 비장하게 말한다. 우리 모두의 문제이자 우리의 최후를 결정할 문제가 이 길에 있다고.
전현우 지음, 민음사

6 <바리는 로봇이다>
여기서 ‘바리’는 ‘바리데기’에서 왔다. 소설가들이 우리 기억 속 옛이야기를 지금의 관점으로 다시 쓴 미니 픽션 앤솔러지에는 인어 공주, 라푼젤, 손톱 먹은 쥐, 헨젤과 그레텔, 아랑설화, 성냥팔이 소녀가 있다. 새롭게 쓴 이야기를 읽다 보면 어린 시절 좋아했던 이야기들이 떠오르고, 이야기가 주는 근본적인 즐거움을 새삼 생각하게 된다.
박서련 외 7인 지음, 안온북스

 

7 <밤을 채우는 감각들>
꾸준히 제 갈 길을 가는 민음사의 세계 시인선. 이번에 펴낸 시집은 에밀리 디킨슨, 페르난두 페소아, 마르셀 프루스트, 조지 고든 바이런의 작품을 선별해 엮은 선집이다. 작가의 시집 <고독은 잴 수 없는 것> <시는 내가 홀로 있는 방식> <시간의 빛깔을 한 몽상> <차일드 해럴드의 순례>에서 꺼낸 시들을 엄선하고 필사를 권하며 시 옆에 직접 적을 수 있는 여백을 두었다. 물론 여백은 여백대로 두어도 좋다.
에밀리 디킨슨 외, 민음사

8 <서핑하는 정신>
한은형의 글에서 공감을 넘어 동질감까지 느낀다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그의 소설과 에세이에는 동시대를 사는 여성의 고민과 삶, 꿈이 어김없이 녹아 있다. 이 책은 다국적 스타트업에 다니는 여성이 서핑에 도전하며 일어나는 일이다. 갑작스러운 이모의 죽음으로 강원의 해변 아파트를 상속받게 된 ‘나’는 ‘에어비앤비나 해볼까’ 하는 생각으로 7번국도를 타고, 또 파도를 타게 된다.
한은형 지음, 작가정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