샘 스미스의 남다른 행보

영국의 팝 가수 샘 스미스가 정규 4집 ‘언홀리(Unholy)’로 빌보드 핫 100 차트에서 1위를 차지했다. 그의 첫 빌보드 1위다.

영국의 싱어송라이터 샘 스미스는 2007년부터 음악을 시작했지만 2014년부터 본격적으로 알려지기 시작했다. 다른 가수들의 노래에 피처링한 곡은 물론, ‘Lay Me Down’, ‘Stay With Me’가 연달아 대박을 치면서 인지도를 쌓았다. 국내에서는 ‘I’m Not The Only One’이라는 곡이 광고에도 삽입되며 인기를 끌기 시작했다.

소울 넘치는 목소리로 사랑을 속삭이던 그의 음악 스타일은 2019년을 기점으로 크게 바뀌기 시작했다. ‘How Do You Sleep?’ 뮤직비디오에서 시스루 셔츠를 입고 댄서들과 함께 관능적인 춤을 선보이며 변신을 시도한 것. 이어서 11월에는 ‘I Feel You’라는 싱글에서 디스코 장르의 곡을 선보이며 과감한 행보를 선보였다.

그의 이런 변화는 예고된 것이었다. 데뷔 전부터 게이임을 커밍아웃하며 본인의 성적 지향성을 공개한 바 있다. 2017년에는 동성 배우 브랜든 플린과 열애를 하며 수많은 파파라치 사진이 찍혔다. 이후에는 자신의 성을 정의하지 않는 ‘논바이너리’임을 알리며 자신을 he나 she가 아닌 they로 표현해달라고 요청하기도. 연인과 속삭이던 달콤한 사랑, 그리도 쓰디쓴 이별의 아픔까지 본인의 경험담을 노래에 녹여내는 것으로도 유명하다.

한때 그는 몸매에 집착하기도 했다. 사회가 요구하는 ‘팝스타다운’ 모습에 본인을 맞추려고 노력한 것. 얼굴이 알려지기 시작했을 때만 해도 다소 통통한 모습이었던 그는 노래가 대박을 치며 인기를 얻자 혹독한 다이어트에 성공해 2집 때는 슬림하고 훈훈한 모습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곧 다시 살이 올랐고, 최근 ‘Unholy’로 활동하기 시작하면서는 더 이상 다이어트에 집착하지 않는 듯 보인다. 어쩌면 사회가 원하는 모습이 아닌, 지금의 자신을 모습을 더 사랑하게 된 것일지도.

2022년 가을, 킴 페트라와 함께한 ‘Unholy’가 미국 빌보드 핫 100에서 처음으로 1위에 올랐다. 이 기세를 이어 최근 공개한 또 다른 타이틀곡 ‘I’m Not Here To Make Friends’까지 화제가 되며 4집 앨범 ‘Gloria’는 그에게도 남다른 의미일 듯. 더 이상 사랑에 목을 매거나 결핍을 노래하는 것이 아닌 다양한 모습의 본인을 사랑하게 된 ‘자기애’를 담고 있다는 것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다소 선정적인 뮤직비디오로 일각에서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지만, 정작 그는 자신을 옥죄던 프레임에서 탈피해 자유롭고 행복해 보인다. 자신의 모습을 부정하지 않고 있는 그대로 마음껏 사랑해 주는 모습은 많은 사람들이 그의 행보를 응원하는 이유다.

    에디터
    김가연(프리랜스 에디터)
    사진
    courtesy of SAM SMITH youtube, @samsmith instagr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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