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장품을 안 쓰면 오히려 피부가 좋아진다고? 피부가 스스로 재생할 수 있도록 돕는 ‘피부 단식’의 원리와 노하우에 관하여.

비싼 스킨케어 제품으로 공들인 주중보다 외출할 일이 없는 주말에 오히려 피부가 좋아진 것 같은 느낌을 받았다면? 최근에는 스킨케어를 간소화하면 오히려 피부가 좋아진다는 새로운 연구도 있으니 화장품을 바르지 않을 때 실제로 피부가 좋아질 수도 있다는 말은 사실입니다. 이러한 연구 결과가 나타난 이유는 과연 어떤 것 때문일까요? 사실 피부과 전문의들 사이에서는 ‘비울수록 채워진다’는 스킨케어 운동에 대해 찬반 논쟁이 뜨겁습니다. 피부 단식(Skin Fasting)’이란 스킨케어 루틴을 생략하거나 아예 중단함으로 피부가 스스로 재생할 수 있도록 휴식기를 갖는 것을 의미합니다.

피부 단식의 장점?

코네티컷 웨스트포트 피부과 전문의 디안 로빈슨은 피부 단식이 피부 본연의 항상성을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설명합니다. 이때 항상성이란 외부 자극에 반응한 세포가 일정한 상태를 유지하려는 성질을 의미하는데요. 스킨케어 제품을 사용할 때 피부 세포에 자극을 주기 때문에 이 과정에서 피부 본연의 재생 사이클에 변화가 생길 수 있는 것이죠. 또한 샌디에이고 피부과 전문의 데이비드 로트셔는 “모든 스킨케어 제품의 사용을 중단하면 피부가 스스로 재생할 수 있는 ‘피부 자생력’이 개선된다”고 주장했습니다.

피부 단식의 방법?

구글로 잠깐 검색만 해봐도 알 수 있지만 피부 단식 찬성론자들도 구체적인 단식 방법에 대해서는 의견이 분분한 것이 사실입니다. 전문가들에게 물어봐도 의견이 다르고요. 어떤 사람은 몇 주간 아예 스킨케어 제품 사용을 전면 중단해야(즉 제품을 단 한 가지도 사용하지 않는 것, 심지어 비누도 사용하지 않는 것) 피부가 원래 상태로 돌아갈 수 있다고 주장합니다. 반면 기존에 사용하던 제품에서 몇 개만 빼는 것으로 충분하다(예를 들어 레티놀과 같은 활성 성분 제품 사용을 일시적으로 중단하는 것)라고 주장하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사람들이 다양한 형태로 실천하고 있는 간헐적 단식과 비슷한 개념이라고 생각한다면 이해가 쉽습니다. 실천 방법은 조금씩 다르지만 궁극적으로는 동일한 목표를 지향하고 있죠. 내 몸 혹은 피부를 외부 요소(음식 혹은 스킨케어 제품)로부터 보호해 본연의 상태로 되돌리는 것. 간헐적 단식에도 여러 실천 방법이 있듯 피부 단식도 사람에 따라 재생과 치유 과정은 자유자재로 변형할 수 있습니다. 로트셔 박사의 말을 요약해 보면 “사람의 피부는 다 다르기 때문에 한 사람에게 맞는 방법이 다른 사람에게는 맞지 않을 수도 있다는 것”이라고 설명할 수 있습니다.

무엇으로부터 단식을 해야 할지? 단식은 누구에게 맞는 것인지?

“피부 자극, 건조 등의 부정적인 반응이 나타날 경우 활성 성분이 들어간 제품의 사용을 중단해 피부가 자생적으로 치유될 수 있도록 하는 게 일반적입니다.”라고 로트셔 박사는 대답했습니다. 강력한 활성 성분에는 레티놀, 알파-하이드록시산(AHAs), 베타-하이드록시산(BHAs), 비타민C등이 포함됩니다. 피부에 휴식이 필요한 것 같다는 느낌이 든다면 활성 성분 제품들을 하나씩 빼면서 ‘피부가 다시 정상적으로 돌아올 때까지’ 스킨케어 루틴을 간소화하라고 조언합니다. 또한, “피부가 다시 본래대로 되돌아오면 일시적으로 사용을 중단했던 제품을 하나씩 점진적으로 사용하는 것이 좋습니다.”라며 덧붙였죠.

빼야 할 제품에 대한 얘기가 이왕 나왔으니 말인데 전문가들 모두 공통적으로 한 제품만은 절대 사용을 중단하지 말라고 얘기하는 것이 있습니다. 그 제품은 바로 선크림입니다. 로빈슨 박사는 “자외선 차단 효과가 있는 SPF 제품은 절대 ‘단식’하지 말라”라고 강력하게 이야기했습니다. 추가로 여드름성 피부의 경우 여드름 예방 및 치료에 효과적인 활성 성분 사용을 중단하면 오히려 여드름이 더 심해질 수 있다고 덧붙였죠. 한동안은 주로 집에 있는 상황이 계속될 것 같지만 실내에서도 선크림을 바를 필요가 있습니다. 집 창문으로 들어오는 강렬한 태양의 자외선으로부터 피부를 보호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선크림을 바르는 것이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