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새 마음으로 잘 먹고 잘 사는 일에 대한 의지를 북돋을 때다. ‘무엇을 어떻게 먹을 것인가?’에 대한 고민에 가이드가 되어줄 2023 푸드 트렌드. 

NON FLOUR PASTA 

형형색색 오색찬란 파스타는 식탁 위의 유희가 아니다. 멋을 위한 맛이 아닌 시금치, 단호박, 토마토, 비트 등 채소를 활용한 건강한 파스타다. 미국 유통업체 홀푸드가 발표한 2023 푸드 트렌드에 따르면, 여러 식재료를 활용한 파스타 시장은 더 확대될 전망이라고 한다. 정제된 밀가루를 섭취하지 않는 것에 대한 대안으로 고안된 실천 중 올해의 주인공은 다양한 형태의 파스타인 셈. 마법의 하얀 가루를 뛰어넘어 채소의 풍미가 담긴 파스타는 맛있는 음식은 입에 쓰다는 문장을 과감하게 배신한다.

 

ALCOHOL FREE

원래 아는 맛이 제일 무섭고 익숙한 맛은 포기할 수 없는 법이다. 그래서 건강에 대한 관심이 고조된 이후 주요 유통업체는 ‘착한 맛’을 개발하는 데 온힘을 쏟았다. 당과 염분, 칼로리 낮추기에 매진한 결과 지난해 저당·저칼로리·저염 시장은 한층 풍성해졌다. 주류 브랜드 역시 무알코올 상품을 출시하며 시대의 흐름에 안착했다. 마트 주류 코너의 한 칸을 차지한 무알코올 주류는 이제 알코올 0%라는 숫자를 넘어 맛에 집중한다. 바에서도 무알코올 칵테일인 목테일을 비롯해 다양한 주류가 메뉴판 앞자리를 차지할 날이 머지않았다. 

 

UPCYCLING FOOD 

지속가능성을 향한 식품 업계의 도전과 탐구는 쉼 없이 이어진다. 다채로운 노력 중 최근 흥미롭게 시도되는 변화는 푸드 업사이클링이다. 버려지는 제품이나 부산물에서 새 가치를 발견해 식재료의 인생 2회 차 기회를 찾아낸다. 재활용 식품의 개발은 새로운 식품의 탄생으로 이어지기도 한다. 맥주 부산물을 활용한 리하베스트의 리너지바는 푸드 업사이클링의 대표 사례다. 맥주의 주재료인 보리가 함유된 파우더를 활용한 스낵은 밀가루를 사용한 제품보다 단백질과 식이섬유를 더 많이 함유하고 있다. 

 

TASTE OF EDIBLE INSECTS 

일찍이 유엔식량농업기구는 식용 곤충을 미래 식량으로 지정했다. 믿음직한 숫자와 전문가의 권유에도 좀처럼 입에 담기 어려웠던 곤충의 진화를 올해는 기대해도 좋겠다. 지난해 11월 열린 <서울국제식품산업전>에서 눈에 띄는 성과 중 하나는 곤충의 재발견이었다. 곤충은 파우더, 쿠키, 브라우니 등 형태를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익숙한 음식으로 진화했다. 맛의 구성 요소로서 곤충의 활약도 속속 눈에 띈다. 파인 다이닝 레스토랑 에빗은 맛의 완성을 위해 개미를 가니시로 활용하는데, 먹어본 이들의 긍정적 후기가 도전 욕구를 자극한다. 

 

DIGGING MY TASTE 

과몰입이 주는 행복은 무해하다. 좋아하는 것에 흠뻑 빠져 자신의 열정과 돈, 시간을 아낌없이 투자하려는 열망은 확실한 행복을 보장한다. 미식의 영역에서 과몰입이 발현되는 곳은 오마카세다. 우리의 혀는 아는 만큼 탐한다. 이미 그 맛을 알아버린 미식가들은 파고, 또 파고 공부하며 맛을 탐닉하고자 하는 열정을 불태울 것이다. 예약 전쟁을 넘어 특정 장르로 국한되던 오마카세는 다양한 장르에서 새로운 미식의 세계를 개척할 것이다. 

 

HERO FOOD 

F&B 브랜드가 앞다퉈 식물성 식품의 포트폴리오를 확장했다. 물과 토지 자원을 적게 사용해 ‘지구를 살리는 곡물’이라는 수식이 붙은 귀리는 몇 년간 리그의 주인공이었다. 식품을 향한 열기 속에서 올해는 해초류의 활약을 눈여겨볼 때다. 해초류는 성장에 필요한 모든 에너지원을 자연에서 얻는다. 바다에서 태어나고 자라는 만큼 추가적인 물과 비료, 토지를 필요로 하지 않은 덕분이다. 자연의 품에서 탄생해 성장하는 착한 일대인 셈. 다시마는 성장 과정에서 이산화탄소를 제거하기까지 하니 품은 가치가 무한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