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을 내맘대로 조정해보고 싶다면 필독!
꿈을 스스로 조절할 수 있다면 생각보다 훨씬 강력해진 느낌을 받을 수 있을 것입니다.
수면의 중요성은 누구나 알고 있습니다. 인지적, 육체적, 정서적인 측면에서 잠의 순기능은 절대 무시할 수 없죠. 하지만 단순히 눈을 감고 뇌의 활동을 일시적으로 중단하는 것이 수면은 아닙니다. 밤에 잠이 들고 한 시간 반 가량 지나면 수면 주기의 맨 마지막 단계(이자 가장 중요한)인 REM 수면을 하게 됩니다. 급속 안구 운동(Rapid Eye Movemet)의 약자인 렘수면은 이름에서 유추할 수 있듯 눈꺼풀 밑 안구가 급속하게 움직이면서 꿈의 생생한 이미지를 따라가는 과정입니다. 우리가 잠을 잘 때 육체는 엄연히 말하면 휴식을 취해야 하는 상태이긴 하지만 렘수면 단계에서는 뇌의 활동이 무척 활발해집니다. 이점을 놓치지 않고 과학자들은 렘수면을 역설적 숙면(paradoxical sleep)으로 부르기도 합니다. 렘수면 단계에서 뇌 활동은 깨어있을 때의 뇌와 유사합니다. 잘 동안에도 뇌 활동이 끊이지 않고 이어진다면 피곤할 것 같다 생각이 들 수 있지만 사실 이 과정은 굉장히 중요합니다. 또한 이 단계에서만 경험할 수 있는 특별한 꿈도 있죠. 내 무의식을 스스로 통제할 수 있는 ‘자각몽’을 이제부터 탐구해 봅시다.
자각몽이란?
로스앤젤레스에서 활동하고 있는 수면 전문의인 마이클 브레우스(Michael Breus) 박사는 자신의 저서 <Dreams>에서 자각몽에 대해 “꿈을 꾸는 사람은 자신이 꿈을 꾸고 있다는 사실을 인지하고 있으며 원하는 방향으로 꿈의 전개를 바꾸거나 통제할 수 있습니다.”라고 설명합니다. 무의식 세계에 대해 인식이 있다면 꿈을 주도할 수 있는 힘이 생깁니다. 그러니 어두운 골목에서 살인자를 추격하는 꿈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면 자신의 의지로 이야기의 방향을 틀 수 있습니다. 혹은 완전히 새로운 배경, 등장인물, 소재로 무의식의 세계에서 새로운 꿈을 스스로 창조할 수도 있습니다. 어디로 가고 싶은지, 그 장소에 도착하면 무슨 일을 하고 싶은지는 전적으로 내 의지에 달린 것입니다.
자각몽을 꾸는 건 어떤 느낌인가요?
자각몽을 꾸면 잠을 자면서도 꿈을 꾸고 있다는 사실을 동시에 인식할 수 있기 때문에(또한 꿈에서 일어나는 일을 내 의지대로 바꿀 수도 있기에) 꿈이 더 강렬하게 다가오고 감정이 고조될 수 있다는 것이 꿈 해몽 전문가 테레사 청(Theresa Cheung)의 설명입니다. 꿈이 너무 생생하고 현실 같기 때문에 꿈이 붕괴되면서 잠에서 깨어날 수 있습니다. 꿈에서든 현실에서든 의식은 깨어 있다는 자각이 생기는 건 불안감을 조장하기도 합니다. 심리 치료 전문가인 줄리 프라가(Juli Fraga)에 따르면 “우리는 불편한 감정이나 경험을 꿈에서 해소하는 경향이 있죠.”라며 이러한 불편한 기억들이 다시 꿈에서 재현되기도 한다고 설명합니다. 이어 프라가는 “만약 꿈이 숙면을 해친다면 정신 건강에도 해로울 수 있습니다. 특히 우울증이나 불안 증세가 심해 잠들기 어려운 사람들은 타격이 크죠.”라고 설명했습니다.
자각몽을 꾸고 싶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점성술 전문가이자 관련 브랜드 코즈믹 라이더(Kozmic Ryder)의 창립자로 자각몽을 여러 차례 경험해 본 애니 발리스(Ani Ferlise)는 의식을 깨우는 것이 자각몽의 첫 번째 단계라고 얘기합니다. 그녀는 “깨어있는 상태에서 자각몽에 대해 의식적으로 생각하는 것 자체만으로도 자각몽을 경험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 그렇게 하면 무의식 상태에서도 생각을 할 수 있게 되죠.”라고 설명했습니다. 발리스는 각성 상태에서 자각몽을 꿀 수 있는 능력을 강화할 수 있다고 얘기하며 자신의 신체나 주변 환경의 사소한 특징을 유심히 관찰해 보기를 추천했습니다. 손이나 발의 세부적인 생김새를 찬찬히 살펴보면서 나와 내 주변에 관심을 가지면 감각이 활성화되어 자각몽을 경험할 수도 있다는 게 발리스의 설명이죠. 그녀는 꿈 일기 적기 습관도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조언했습니다.(발리스는 그녀만의 자각몽 키트를 구비해 두는데 자수정, 심신 안정 차와 에센셜 오일 등을 이용해 자각몽을 꿀 수 있는 맑은 정신을 만든다고 합니다.)
테레사 청은 현실성 검사(RC, Reality Check)를 자각몽 기초 기술이라고 설명하며 해보기를 추천했습니다.(만약 영화 <인셉션>을 본 사람이라면 현실성 검사를 들어봤을 것입니다). 현실성 검사란 일정한 행동을 습관이 되도록 반복하여 자각몽 상태에서도 이 행동을 해 자신이 꿈을 꾸고 있는 것인지 아닌지를 판단하는 기술입니다. 청은 검지로 손바닥을 꾹 누르는 행동을 예시로 들었습니다. 만약 꿈을 꾸고 있다면 검지는 손바닥을 그대로 통과해버릴지도 모르지만 현실이라면 그런 일은 불가능할 것이며 검지가 손바닥을 누를 때의 압력을 고스란히 느낄 수 있을 것이라고 청은 설명합니다. “깨어있는 각성 상태에서 현실성 검사를 많이 하면 할수록 동일한 행동을 꿈속에서도 할 수 있게 됩니다.”라며 청은 반복 학습의 중요성을 강조했습니다.
자각몽은 안전한지? 혹시 위험하지 않은지?
거두절미하고 결론만 얘기하자면 자각몽은 안전하니 걱정할 필요가 전혀 없다고 합니다. 청은 자각몽을 꾸는 것은 안전하기만 한 것이 아니라 정신 건강에도 이롭고 창의력을 기르는 데 도움이 된다고 얘기합니다. “최고의 경험이죠.”라고 얘기를 시작한 청은 “자각몽은 무한한 가능성이 있습니다. 원하는 곳은 어디든 갈 수 있고 행동에도 전혀 제약이 없죠. 무엇이든 이루어질 수 있는 무한한 세계에서는 현실에서는 불가능한 대담한 모험을 떠날 수 있고 이 세상에서 얻은 경험을 바탕으로 창의력과 자신감도 현실에서 발휘할 수 있습니다.”라고 이야기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