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이 더 궁금해졌다. 그림으로 인생을 읽고, 그림을 사서 돈을 벌 수도 있다. 책에서 예술을 다루는 수많은 시선을 마주하다. 

생애 한 번쯤은, 아트 로드
프로방스로, 캘리포니아로 훌쩍 떠나고는 했던 ‘머무는 여행자’ 김영주의 8년 만의 신작. 이번에도 미술 여행을 돕는 책이다. ‘인상파 로드’보다 더 흥미진진한 여정을 보여준다. 피카소, 마티스, 반 고흐, 샤갈, 세잔, 고야, 엘 그레코, 달리, 페르메이르, 루벤스, 얀 반 에이크, 마그리트, 들라크루아, 밀레 등 미술사를 대표하는 거장 14명의 흔적을 따라가면서 스페인과 프랑스, 네덜란드, 벨기에를 누빈다. 친숙하면서도 색다른 길 위의 미술 이야기. 김영주, 더쿱디스트리뷰션

페기 구겐하임
덕질을 하려면 적어도 이 정도는 해야 한다. 당대에는 남성 편력이 심한 부유한 상속녀로 스캔들메이커였던 페기 구겐하임은, 사후에는 미술사에 이름을 남긴 세기의 컬렉터가 됐다. 20세기 초반 예술계의 속살을 훔쳐보는 재미도 있다. “예술은 내게 사는 목적을 부여해주었다”고 말한 시대를 앞서간 여장부의 유산은 잭슨 폴록을 비롯해 그의 후원을 예술가만 받은 게 아니다. 구겐하임 미술관을 찾는 우리도 만끽하고 있다. 메리 V. 디어본 지음, 을유문화사 

 

이상한 날씨
탁월한 예술 비평가 올리비아 랭이 젊은 날의 방황을 일기처럼 솔직하게 담기도 하고, 영국의 현대미술계를 꼬집기도 한다. 영국 문학의 대표적 여성 작가론과 서평도 접할 수 있는 책이다. 하지만 이 책의 진가는 랭의 글이 묘사하는 예술가의 삶과 조우하는 데 있다. 장미셸 바스키아, 애그니스 마틴, 데이비드 호크니, 조지프 코넬, 로버트 라우션버그, 조지아 오키프, 데이비드 워나로비치, 사기 만, 데릭 저먼의 삶이 그의 글 속에서 살아 숨 쉰다. 올리비아 랭 지음, 어크로스

여름의 피부
푸른색은 여름의 피부다. 청량하다, 시원하다, 푸른 바다, 시린 하늘 등 싱그러운 이미지가 있다. 동시에 몽상가적인, 내밀한, 고독한, 멜랑콜리한 등 우울한 감정도 품고 있다. 이 책은 에드워드 호퍼, 조지아 오키프, 던컨 한나, 빌헬름 하메르스회 같은 화가의 그림에서 만나는 가장 따뜻한 색, 블루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저자는 유년의 기억과 여름을 대표하는 색, 그리고 우울과 고독을 가장 내밀하게 이해하는 색으로 푸른색을 꼽는다. 이현아 지음, 푸른숲

 

묻지 않은 질문, 듣지 못한 대답
‘꿈’ ‘실연’ ‘첫사랑’ ‘나이 듦’ ‘죽음’이라는 키워드를 중심으로, 지난 10여 년간 한국 사회의 무의식을 탐험해온 시각예술가의 작가 노트다. 코로나19 시대에 우리에게는 이별이 너무 흔한 일이 되었다. 박혜수는 우리 곁의 평범한 사람에게 이별과 상실에 관해 질문하고, 그 대답과 마음을 모아 예술을 만든다. “상실을 다루는 작품에서 나는 그것을 잃어버린 사람, 내게 자신의 세계를 말해준 이들을 떠올린 것 같다”는 작가의 고백. 박혜수 지음, 돌베개

처음 만나는 아트 컬렉팅
그림을 사고 싶다면 이 책부터 읽으면 된다. 대학생 시절부터 15년간 그림 200여 점을 모은 아트 컬렉터가 미술 작품을 사고 모으는 법을 알려준다. 스스로 안목을 높여 좋은 그림을 고르는 힘을 기르기 전에는 비싼 수업료를 치러야 하는 게 아트 컬렉터의 길이다. 초보 컬렉터도 값이 오를 좋은 작품을 찾도록 돕고 저자는 그림을 사는 일이 어렵고 비싸다는 편견을 깬다. 반려그림을 사는 법에 관한 모범 답안이 실렸다. 이소영 지음, 카시오페아

 

 

현대 미술 투자 교과서
9월 초, 서울에 상륙한 <프리즈 아트페어>는 한국 미술계에 떨어진 폭탄 같았다. 세계시장을 생생하게 누빌 수 있는 기회가 열린 가운데 미술시장의 본질을 속 시원하게 들려주는 책이 나왔다. 한국의 아트페어에 참석해온 일본의 온라인 예술 작품 판매 회사 태그보트 대표가 썼다. 이 책은 신진 컬렉터에게 지금 필요한, 가장 본질적이고 실패하지 않는 아트테크의 정석을 알려준다. 책에서 기억할 건 한 가지다. “현대미술 투자는 치열한 정보전이다.” 도쿠미쓰 겐지 지음, 앵글북스

유가랩스, NFT 파워하우스
아니 아직도 NFT 사는 사람이 있어? NFT는 그냥 망해버린 거품 아냐? 모두 망해버린 건 아니다. 미국의 블록체인 스타트업 ‘유가랩스(Yuga Labs)’는 설립 1년 만에 NFT 시장의 판도를 완전히 바꾸며 아디다스 등 글로벌 기업이 손짓하는 PFP NFT의 제왕이 됐다. ‘지루한 원숭이의 요트 클럽(BAYC)’은 여전히 수천만원을 호가하며, 소유자는 하나의 커뮤니티를 만들어 생명력을 유지하고 있다. NFT 투자뿐 아니라 웹3.0 시대에 대한 이해도도 높아진다. 황의석 지음, 스리체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