햇빛, 바람 그리고 요가. 어느새 발리는 요가와 웰니스 여행의 성지가 되었다. 발리 누사두아를 대표하는 두 리조트에서 매일 건강해졌다. 

1,4 더 라구나는 풀 또는 가든과 연결되는 다양한 객실 타입을 갖추고 있다.
2 팬데믹 기간 동안 리노베이션을 마친 더 라구나의 객실.
3 셰프와 발리 음식을 만들어 볼 수 있는 에피큐리언 저니.

1 더 라구나는 풀 또는 가든과 연결되는 다양한 객실 타입을 갖추고 있다.
2 더 라구나의 더 발레에서 다양한 칵테일을 즐길 수 있다. 3 발리에서도 아름답기로 이름난 누사두아 해변.
4 더 라구나는 테니스 코트를 갖추고 있어 플레이는 물론 레슨도 받을 수 있다.

돌아온 발리 

발리 누사두아(Nusa Dua)의 깨끗한 백사장에 자리 잡은 더 라구나 럭셔리 컬렉션 리조트 앤 스파(The Laguna, a Luxury Collection Resort and Spa)에서 나도 모르게 중얼거렸다. ‘발리, 정말 좋은 곳이었네.’ 3여 년간의 팬데믹으로 여행이 멈춘 사이, 발리의 기억도 어디론가 사라지고 말았다. 한적한 해변, 미세먼지 따위는 찾아볼 수 없는 쾌청한 하늘, 높게 자란 야자수와 친절한 사람들, 그리고 발리만의 청정하고 여유로운 분위기를 까맣게 잊고 있었다. 그리고 그 모든 게 눈앞에 다시 펼쳐졌다. 

이번에는 울루와뚜나 따나롯 사원이니, 가루다 공원이니 하는 명소에 가지 않았다. 우붓에 갈까 싶었지만 리조트에 머무는 사이 그런 마음도 사라졌다. 대신 리조트에서 할 수 있는 많은 것을 누릴 생각이었다. 무료로 즐길 수 있는 웰니스 프로그램, 세계적으로 명성이 자자한 발리니스 마사지, 신선한 음식과 수영장은 모두 리조트 안에 있었으니까. 누사두아는 발리에서도 그런 리조트 라이프를 즐기기 좋은 곳이다. 한국으로 따지면 제주 중문과도 같은 이곳은 고급 리조트와 관광 쇼핑 및 컨벤션 센터로 구성되었다. 아름다운 해변을 차지한 리조트에서 짧은 휴가를 즐길 사람, 발리를 처음 방문하거나 공항과의 이동에 시간을 소모하고 싶지 않은 사람에게는 더없이 좋은 곳이다. 

더 라구나 럭셔리 컬렉션과 세인트레지스 발리 리조트는 누사두아를 대표하는 두 리조트다. 경쾌하고 활동적인 시간을 보내며 길게 머물길 원한다면 더 라구나를, 좀 더 럭셔리하고 프라이빗한 곳에서의 휴양을 원한다면 세인트레지스 발리를 추천한다. 두 리조트는 해안길로 이어지며, 차로는 7분 정도 소요된다.
전 세계 어느 곳이나 세인트레지스에 머문다면 ‘버틀러’를 만나게 된다. 전통적 의미의 집사는 사라졌지만, 투숙객 편의를 위해 애쓰는 서비스 형태에는 버틀러라는 이름 외에 다른 걸 붙이기 힘들다. 특히 24시간 제공하는 음료 서비스는 매력적이다. 수영을 마친 후 마시는 아메리카노, 잠들기 전 차 한 모금의 맛이라니. 어떤 음료를 주문해도 은쟁반에 쿠키, 꽃 장식, 꿀 그리고 버틀러의 미소가 함께 찾아온다. 

세인트레지스 발리에는 우리가 휴양지에서 누리려는 모든 것이 있다. 로비에서 바라보는 리조트의 전경은 첫인상만으로 압도된다. 세계적으로 유명한 호텔 디자이너 빌 벤슬리(Bill Bensley)의 작품답다. 누사두아에서도 아름다운 해변을 갖추고 있고, 발리에서 가장 유명한 레스토랑 까유뿌띠(Kayuputi)가 자리한다. 해수 풀과 메인 풀이 있고, 이 수영장은 너무 커서 언제 가도 한적하다. 객실은 외로움을 느낄 만큼 커다랗고, 룸과 빌라 타입 중 고를 수 있다. 오키드 스위트에는 나만의 정원, 풀, 데크가 딸려 있다. 무엇을 선택해도 호화스럽다. 

 

1 거실, 욕실, 침실, 야외 정원과 프라이빗 풀을 모두 갖춘 오키드 스위트.
2 무료 아침 요가.  3 나비를 모티프로 한 이리디움 스파.
4 세인트레지스 발리에서는 마일스톤 셀러브레이션으로 불리는 럭셔리 웨딩이 가능하다.

1 세인트레지스 발리의 해수 풀. 2 발리를 대표하는 파인 다이닝 까유뿌티.
3 넉넉한 크기의 프라이빗 풀. 4 힌두교 의식 체험에 쓰이는 꽃.

Inhale & Exhale

세계적 베스트셀러이자 줄리아 로버츠 주연의 영화 <먹고 기도하고 사랑하라>에서 가장 매력적인 부분을 꼽으라면 단연 발리다. 모든 것을 처음으로 되돌리고, 자신 자신을 찾는 여정을 떠난 주인공이 발리에 안착했을 때 영화를 보는 관객의 마음도 새파란 논밭에서 비로소 쉴 수 있었다. 그리고 누구나 같은 꿈을 꾸게 되었다. ‘언젠가는 나도.’

발리는 왜 세계적 요가 휴양지가 되었을까? ‘신들의 섬’으로 불리는 것에서 이유를 찾을 수 있다. 힌두교도가 대부분인 발리에는 사원이 1만여 개나 있다. 힌두교는 요가 문화에도 영향을 주었고, 발리라는 섬은 요가의 정신을 어느 정도 공유한다고도 할 수 있다. 무엇보다 대도시가 아닌 자연은 요가에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이 된다. 리조트에서 준비한 무료 요가 세션은 실내에서 하는 법이 없다. 해변, 정원, 수영장을 바라보며 이어지는 요가 수업은 처음에는 그렇게 달갑지 않다. 하지만 시원한 에어컨이 그립고, 아무도 날 보지 않았으면 하는 마음은 잠깐이다. ‘인홀(Inhale)’과 ‘엑스홀(Exhale)’…. 저 멀리 파도를 바라보니 천천히 들이마시고 내쉬는 요가의 기본 호흡이 잘된다. 이렇게 간단한 게 도시에서는 왜 안 될까? 위로 손을 뻗고 하늘을 바라보면 코코넛 나뭇잎과 눈이 마주친다. 그 상태에서 다시 호흡. ‘인홀, 엑스홀’….

웰빙 트렌드가 사회적으로 확산되는 요즘은 대부분의 리조트에서 무료 요가 세션을 마련하고, 라구나 발리와 세인트레지스 발리에서도 이른 아침 야외에서 진행하는 선라이즈 요가에 참여할 수 있다. 예약하고 일찍 일어나기만 하면 된다! 요가에 좀 더 집중하고 싶으면 저렴한 요금에 개인 요가 클래스를 신청할 수도 있다. 자신의 수준에 맞춰 정확한 자세를 잡을 수 있도록 도와준다. 라구나 발리는 바닷가 앞 정자에서 열리는 개인 요가 클래스를 3만원 정도에 받을 수 있다. 세인트레지스 발리에서는 메인 풀에서 패들보드 요가를 경험할 수 있다. 그 외에 하려고만 하면 매일을 ‘웰니스 데이’로 만들 수 있다. 짐에서의 운동이 지루하다면 자전거를 타고 해안을 따라 누사두아 지역을 한 바퀴 돌아볼 수도, 생애 첫 테니스 레슨에 도전할 수도 있다. 라구나 발리는 발리 지역에서 드물게 테니스 코트를 갖추고 있고, 레슨은 물론 플레이하는 것도 가능하다. 

스파는 또 어떤가? 세계 3대 마사지를 꼽으라면 다른 건 몰라도 타이 마사지와 발리니스 마사지는 반드시 포함되지 않을까? 타이 마사지가 스트레칭에 가깝다면 발리니스 마사지는 근육 조직을 지압하는 ‘딥티슈’ 마사지에 집중한다. 지압과 반사요법, 여기에 아로마테라피를 조합해 피로를 풀고 혈액순환과 에너지의 흐름을 돕는다. 손상된 조직을 진정시키고 긴장된 근육과 관절 통증을 완화하며, 몸의 균형을 찾게 돕는다. 눌러주는 곳은 확실하게 지압해주기를 원하는 한국인 성향에도 잘 맞고, 이완 효과가 있어 도시인의 스트레스와 마음을 진정시킨다. 그날 끌리는 오일을 선택해 테라피스트에게 몸을 맡기면, 여기가 무릉도원인가 싶다. 테니스를 배우느라 혹사한 팔의 아픔도 사라졌다. 더 라구나 라군 스파의 트래디셔널 마사지, 세인트레지스 발리의 이리디움 스파 모두 뛰어나니 망설이지 말고 예약할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