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때 그 시절, 우리가 사랑한 패션
1999년을 배경으로 펼쳐지는 17세 청춘들의 사랑 이야기를 그린 영화 ‘20세기 소녀’. 주인공 김유정, 노윤서, 변우석, 박정우 네 명의 청춘스타가 펼치는 순수하고 아름다운 첫사랑 스토리에 빠져든다. 이 영화에서 눈여겨봐야 할 것은 바로 세기말 패션. 2000년이 되면 무언가 갑자기 크게 달라질 거라 기대하던 풋풋한 청춘들이 즐겨 입던 그 시절의 잇 아이템을 찾아보자.
교복 위에 떡볶이 코트는 국룰
등골 브레이커로 유명한 ‘노스페이스 패딩’ 이전에 떡볶이 코트가 있었다. 엉덩이를 안정감 있게 덮는 길이, 담요처럼 따뜻한 원단, 푹 뒤집어써도 좋은 넉넉한 후드가 달린 더플코트는 학생이라면 누구나 하나쯤 가지고 있던 아이템.
겨울철 교복 위에는 당연히 입고 사복에도 매치해 학원 갈 때, 데이트 갈 때, 여행 갈 때 한 몸처럼 입던 옷이다. 특유의 여밈 장치 덕분에 ‘떡볶이 코트’라는 애칭으로 더 많이 불렸는데, 캐주얼한 옷에는 찰떡으로 어울려 지금도 찾는 사람들이 많다. 혹시 옷을 핑계로 다들 그 시절로 돌아가고 싶은 것은 아닌지!
휘뚜루마뚜루 체크 셔츠
면바지에 걸쳐도 좋고 청바지에 매치해도 기본은 하는 아이템이 바로 체크 셔츠. 컬러도 패턴도 정말 다양해 하늘 아래 같은 체크 셔츠를 찾기 힘들 정도. 중고등학생은 물론 대학생들까지 옷장에 한 개 이상은 무조건 가지고 있던 아이템이다. 핏 되게 입는 것보다 박시하고 넉넉한 핏으로 입는 것이 진짜 인싸의 길. 같이 유행했던 아이템으로는 폴로셔츠와 케이블 니트가 있다.
티셔츠 레이어링과 힙합 바지
기본 티 위에 박시한 반팔 티를 레이어링 해서 입는 스킬도 이때부터 시작이었나. 당시 인기였던 아이돌 그룹 H.O.T나 젝스키스의 스타일은 20세기 중고등학생들의 패션에 지대한 영향을 끼쳤다.
빅 로고가 박힌 티셔츠 아래에는 박시하다 못해 바닥에 끌릴 듯한 힙합 바지를 매치하는 것이 공식. 리바이스, 게스, 캘빈 클라인과 GV2까지 듣기만 해도 추억 돋는 데님 브랜드가 한창 잘 나가던 시절이다. 여기에 잔스포츠나 이스트팩 백팩을 메면 스타일링이 완성된다.
스포티한 매력의 럭비 셔츠
운동선수의 유니폼 같은 큼지막한 티, 영문 로고나 숫자가 크게 박힌 럭비 셔츠는 1990년대뿐만 아니라 지금도 사랑받는 진정한 레트로 아이템. 지금 수많은 아이돌 그룹이 무대 위에서도 입고 댄서들도 입는 그야말로 ‘젊음 youth’을 상징하는 아이템. 이 유행이 20년 만에 핫하게 돌아올 줄 누가 알았겠는가! 통 넓은 바지와 매치하는 것이 부담스럽다면 일자 핏의 데님이나 쇼츠와 입어보길 추천한다.
국민요정 핑클도 사랑한 스트라이프 티셔츠
디키즈 스타일의 볼드한 배색 스트라이프 티셔츠는 90년대부터 2000년대 초반까지 10대들의 머스트 해브 아이템이었다. 청순한 스타일부터 걸크러시 스타일까지 호불호 없이 즐겨 찾던 옷. 당시에는 ‘멜빵바지’라 부르던 데님 오버롤 팬츠나 면바지와 매치했고, 2000년대 초중반에는 무릎 아래까지 오는 통 넓은 카고 반바지나 청 반바지와 함께 입던 반윤희 스타일이 유행했다. 여기에 벙거지 모자까지 써주면 세기말 패션 뚝딱 완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