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다운 사람이 되기 위해 미미는 웃는다. 가능한 아주 큰 소리로. 

스웨터는 와이 프로젝트(Y/Project). 레그 워머는 아말리 뢰게 호베(A. Roege Hove).

재킷은 릭 오웬스(Rick Owens). 이너로 입은 톱은 셀린느 옴므 바이 에디 슬리먼(Celine Homme by Hedi Slimane). 스커트는 알렉산더왕(Alexanderwang). 슈즈는 네이키드 울프(Naked Wolfe).

오버올과 스니커즈는 릭 오웬스. 캡은 윌리 차바리아(Willy Chavarria).

재킷은 포츠 1961(Ports 1961). 이너로 입은 톱은 생 로랑(Saint Laurent). 팬츠는 앤더슨벨(Anderson Bell). 목걸이는 발렌시아가(Balenciaga).

다래끼가 올라올 정도로 바쁘다던데, 씩씩하네요.
예전과 비교하면 백팔십도 달라진 스케줄을 소화하고 있어요. 다양한 걸 경험하면서요. 이런 화보 촬영도 하고요. <뿅뿅 지구오락실>도 그렇고, 경연 프로그램인 <두 번째 세계> 무대도 열심히 준비하고 있어요. 오마이걸로 데뷔한 지 8년이 지났는데, 이제 조금 저만의 물꼬가 트인 느낌이에요.

되게 능숙하고 자연스럽게 즐기고 있는 듯 보여요.
제가 좋아하고 관심을 갖고 꾸준히 노력해온 것들이니까요. 패션, 예능, 유튜브, 아티스트로 활동하는 것 전부요. 저는 늘 준비돼 있었고, 마침 좋은 기회와 인연을 만났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더 재밌게 즐길 수 있는 것 같고요. 노력의 시간이 쌓이지 않았다면 이렇게 못했을 거예요. 당황하고 있었겠죠.

학수고대한 날이 딱 온 거죠?
이날만 기다리며 혼자 외로운 사투를 벌이고 있었던 거예요.(웃음) 팀 활동을 할 때는 팀을 우선으로 하느라 개인 스케줄도 거의 없다시피 했어요. 꾹 참고 있었죠. 그간의 갈증과 노력이 이제 빛을 발하게 된 셈이니까요. 좋아요, 지금.

행복해요?
진짜 행복해요. 이럴 때일수록 정신을 바짝 차려야죠. 감사한 마음을 잊지 않아야 한다고 명심, 또 명심하면서 생활하고 있어요. 평소와 다름없이 주어진 하루를 열심히 살아가면서.

‘감사’를 자주 말하네요. 뭐가 그렇게 감사해요?
힘들 때 도움 준 사람들요. 그때 저를 응원해준 사람들. 그 사람들에게 더 잘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남는 건 사람뿐이잖아요. 지금보다 어릴 때는 ‘인생 혼자 사는 거지, 나만 잘하면 되지.’ 그런 생각을 했는데 데뷔 후 지금까지 이런저런 경험을 통해 배운 것 같아요. 혼자서는 절대 이 세상을 살아갈 수 없다는 걸요. 사람들과 부딪치고 소통하면서 세상을 배운 것 같아요. 그게 또 계기가 돼서 <뿅뿅 지구오락실>까지 이어졌다고 생각해요. 저는 그렇게 믿어요.

무작정 밝은 기운의 사람이라고 생각했는데 다른 면이 보여요. 오늘 찍은 사진 속 얼굴도 그래요.
이렇게까지 메이크업을 안 하고 뭘 찍은 건 오늘이 처음인 것 같아요. 한번 용기를 내봤습니다. 흐흐. 팀으로 활동할 때는 포즈나 표정, 스타일링, 헤어, 메이크업이 다 뭐랄까. 모든 사람이 좋아할 만한 기준에 맞춰야 하는데, 오늘 같은 촬영은 그 틀을 깰 수 있어서 좋아요. 자유롭잖아요.

사진마다 옷마다 여러 얼굴이 떠오르고 겹쳐 보였어요. 미미인데 미미가 아닌 것 같기도 하고.
저는 미지수가 좋아요. 물음표가 좋고요. 하나의 색을 찾아야 한다는 강박이 있었는데 지금은 아니에요. 그때그때 받아들이고 뭐든 발산하려고 해요. 그게 더 멋있는 것 같아요.

 

스웨터는 와이 프로젝트. 레그 워머는 아말리 뢰게 호베. 슈즈는 비비안 웨스트우드(Vivienne Westwood).

아우터는 프라다(Prada).

언더웨어와 셔츠는 옴므걸즈(Homme Girls). 팬츠는 저스트 카발리(Just Cavalli). 슈즈는 플랫 아파트먼트(Flat Apartment).

<뿅뿅 지구오락실>도 그래요. 미미 씨가 좀 다르게 보였어요.
왜요? 어떻게 보였는데요? 저 진짜 궁금해요.

보면서 자주 웃었어요. 제일 웃기던데요?
제가요? 제가 웃기다고요? 다른 멤버가 더 웃기지 않아요? 저는 제가 되게 재미없는 사람이라고 생각했는데 신기하네요. 근데 기분 좋아요. 저를 보면서 기분 좋게 웃으셨다니. 웃어주셔서 감사합니다. 근데 제가 어디가 그렇게 웃겼어요?

막 이렇게 나서서 말하는 태도나 표정요. 몸은 사람들과 함께 있는데 정신은 다른 데 있는 얼굴로 멍때리고 있는 것도 웃기고.
히히히. 제대로 보셨네요. 제가 거짓말을 못합니다. 뭘 못 숨겨요. 그게 저예요. 데뷔할 때부터 그랬는데 시대가 변하고 또 프로그램을 잘 만나서 그게 또 돋보이게 되고 그런 것 같아요. 아우, 그나저나 다시 한번 정말 감사합니다. 웃어주셔서.

미미를 웃게 하는 건 뭐예요?
저는 늘 이렇게 잘 웃어요. 뭐든 재밌다고 생각하면 재밌고 웃기다고 생각하면 웃겨요. 아, 맞다. 갑자기 생각난 게 있어요. 며칠 전 비 오는 날 친한 언니랑 버스 타고 브루클린 버거 먹으러 갔거든요. 버스 타기 직전 뭔가 질퍽한 걸 밟았는데 그게 진흙인 줄 알았어요. 보니까 개똥이더라고요. 버스를 딱 탔는데 기사님이 저를 바라보던 그 눈빛을 잊을 수가 없어요. 버스에서 내린 다음 빗물이 고인 웅덩이에 신발 밑창을 이렇게 ‘찹찹찹’ 담가서 씻어내는데 그때 웃겨 죽을 뻔했어요. 그 상황 뭔지 알죠? 진짜 웃기지 않아요?

하하하. 지금 그 디테일한 몸짓을 옮겨 적을 방법이 없으니 애통하네요.
살면서 누구나 다 똥도 한 번씩 밟고 그런 거죠 뭐. 그게 사람 사는 냄새 아니에요?

좋네요. 지금의 인기, 사랑, 소탈함, 감사할 줄 아는 마음. 그 이후 미미를 생각해요?
확실한 목표가 있어요. 저는 집을 지을 거예요. 유튜브도 열심히 할 거고, 본업인 뮤지션 생활도 더 열심히 해야죠. 하고 싶은 건 너무 많아요. 이제 시작이에요. 뭐든 불러만 주세요.

어떤 집을 꿈꿔요? 그게 궁금한데요.
행복이 가득한 집요. 아주 따뜻할 거고, 온종일 웃음소리가 끊이지 않을 거예요. 제가 사랑하는 것들로 가득 하고요.

목소리가 우렁차네요. 진짜 쩌렁쩌렁하게 울려요.
하하하. 아, 진짜 너무 웃기다. 제가 그래요. 이게 조절이 안 돼요. 그래서 큰일이에요, 아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