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굴 안팎을 아름답게 가꾸는 ‘스킨케어링 메이크업’이 피어오른다.

우리가 꿈꾸던 화장품

예전엔 ‘화장독’이라는 말이 흔했다. 오랜 시간 짙은 메이크업을 한 채로 있으면 피부가 상하는 일이 많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환경과 사람 모두에게 지속가능한 뷰티가 대세인 지금, ‘화장독’ 같은 단어는 어디에도 존재하지 않는다. 반대로 요즘 메이크업 제품은 피부 컨디션을 올려주는 스킨케어링 효과를 자랑한다. 이는 메이크업 카테고리 중에서도 얼굴 전체에 바르는 베이스류와 수시로 컨디션 관리가 필요한 입술에 바르는 제품에서 두드러지는 트렌드다. 이런 스킨케어링 메이크업 아이템은 대체로 보습, 결 정돈, 피부 장벽 보호, 탄력 개선에 효과적인 스킨케어 성분을 함유하고 있다. 덕분에 완벽한 피부 표현, 즉 섬세한 메이크업 효과와 피부 관리를 동시에 누릴 수 있게 됐다.

스킨케어링은 운명

이런 메이크업 제품이 등장한 배경은 무엇일까? 뷰티 브랜드 담당자 대부분이 마스크 착용을 꼽았다. 마스크 착용으로 다양한 피부 문제가 발생하면서 건강한 피부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는 거다. 메이크업을 한 채로 마스크를 착용해야 하기에 파운데이션 카테고리 제품을 고를 때 더욱 신중을 기하는 소비자가 늘었다는 것. 뷰티 제품의 진화는 이런 소비자의 니즈에서 시작된다. “남에게 보이는 것보다 스스로에게 관심을 갖는 문화도 한몫하는 것 같아요. 보여지는 것보다 스스로를 관리하는 게 더 중요해진 거죠.” 디올 뷰티의 PR 어시스턴트 홍수민이 말한다. 나스 코리아의 리드 메이크업 아티스트 여형석도 이에 동의한다. “외면도 중요하지만 팬데믹 동안 자신의 내면을 들여다보는 시간이 많아졌어요. 소비자는 그 시간을 통해 건강하고 현명한 소비를 찾는 방법을 터득한 듯해요.” 또 다른 이유도 있다. 샬롯 틸버리의 홍보팀 어시스턴트 매니저 사공혜경은 메이크업 제품이 스킨케어 효과를 겸하는 것이 진화라기보다는 순리에 가깝다고 설명한다. “스킨케어링 효과가 강조되는 것은 메이크업을 돋보이게 하는 기본 요소가 건강한 피부기 때문입니다. 피부가 건강해야 메이크업이 더 잘 표현되고 들뜸이나 푸석함이 없기 때문이죠.”

 

정말 스킨케어 효과가 있을까?

짚고 넘어갈 부분이 있다. 스킨케어 효과를 넣었다고 해서 실제 스킨케어 제품과 동일한 효과를 기대하면 안 된다. 보습 효과를 담은 파운데이션을 바른다고 해서 수분 크림을 스킵하는 것은 옳지 않다는 거다. 메이크업 제품에서 스킨케어링 효과는 메이크업 후 피부 상태에 대한 효과를 말한다. “스킨케어 제품은 피부에 영양을 보충해줍니다. 메이크업 후 건조함이나 번들거림 등이 생겨 이를 보완하려고 스킨케어링 메이크업 제품을 개발했다고 생각해요.” P&K피부임상연구센타 신진희 이사의 의견이다. 또 “과다한 스킨케어 사용이나 적당하지 않은 스킨케어 사용으로 메이크업 후 밀림, 피지 증가, 건조함 등으로 고민하던 분들이라면 스킨케어링 메이크업 제품이 좋은 대안이 될 수 있을 거예요”라고 덧붙이기도 했다. 그렇다고 스킨케어링 효과가 메이크업처럼 지우고 나면 사라지는 ‘인스턴트 케어’는 아니다. 신진희 이사에 따르면, 제품에 따라 편차가 크지만 보통 스킨케어 제품을 4주간 사용했을 때 피부 결이나 광채 등이 사용 전 대비 평균 10% 정도 개선되는데, 스킨케어링 메이크업 제품도 그에 상응하는 수준의 결과가 나온다고 한다. 이는 당장의 효과는 스킨케어와 동일하지 않더라도, 스킨케어 효과를 겸한 메이크업 제품을 꾸준히 사용하면 장기적인 피부 개선 효과는 누릴 수 있음을 뜻한다.

스킨케어링 메이크업 제품을 잘 사용하는 법

스킨케어링 메이크업 제품이 스킨케어를 대신하지는 못한다. 하지만 그 양이나 중복되는 단계 하나 정도는 충분히 줄일 수 있다. “피부가 흡수할 수 있는 화장품의 양은 제한되어 있어요. 그래서 스킨케어 제품을 모두 도포하고 메이크업 제품을 바르면 화장이 뭉치거나 지속력이 떨어질 수 있습니다. 이럴 때 스킨케어 양을 줄이고 스킨케어링 효과가 있는 메이크업 제품을 사용하면 되는 거죠.” LG생활건강 구찌 뷰티의 ABM 방지연의 설명이다. 스킨케어링 효과의 제품을 사용해 화장을 마무리한다면 결과적으로 그날 피부에 바른 화장품의 절대 양은 줄지만, 보습이나 광채 부여 등의 효과는 두 배 이상을 누릴 수 있는 셈.

스킨케어링의 미래

스킨케어링 메이크업 제품 카테고리 속엔 팬데믹이라는 특수한 환경과 아름다움에 대한 소비자의 인식, 피부 건강에 대한 관심도, 간편한 것을 찾는 트렌드 등 시대의 환경과 문화가 모두 담겨 있다. 이런 흐름을 따라서 올 하반기에도 수많은 스킨케어링 메이크업 제품이 출시될 예정이다. 구찌 뷰티에서는 적극적인 스킨케어 효과를 담은 뷰티 미스트와 멀트 유즈 밤을, 샬롯 틸버리에서는 촉촉함뿐 아니라 리프팅 효과를 선사하는 세팅 파우더를, 엘리자베스아덴은 외부 환경으로부터 피부를 보호하는 효과가 있는 프라이머를 선보일 계획이라고 한다. 이 외 다수 브랜드에서 스킨케어 효과를 강력하게 탑재한 메이크업 아이템을 기획 및 개발하는 데 힘을 쏟고 있다. 그러니 앞으로 더 혁신적이고 피부에 도움을 주는 메이크업 제품 출시를 기대해도 되지 않을까? 언젠가는 뿌리기만 해도 온종일 건조하지 않고 모공은 가려주면서 피부 톤은 보정되는 매직 미스트가 등장할지도 모른다.

 

SKIN-CARING MAKEUP ITEMS

1 CHARLOTTE TILBURY
샬롯 틸버리의 필로우 토크 푸쉬 업 래쉬스! -드림 팝
베리 브라운 컬러의 마스카라. 볼륨, 롱 래시, 롱 래스팅, 워터프루프의 메이크업 효과뿐 아니라
케레스토어™ 케라틴 성분을 함유해 속눈썹을 건강하게 가꿔준다. 10ml 4만4천원.

2 DIOL BEAUTY
디올 뷰티의 디올 포에버 스킨 글로우 24H 웨어 래디언트 파운데이션
에센스처럼 피부에 스며들듯 발리는 밀착력을 자랑한다. 아이리스, 야생 팬지, 장미 등 꽃에서
추출한 스킨케어 성분을 가득 담았다. 30ml 8만5천원대.

3 ELIZABETH ARDEN
엘리자베스아덴의 립 컬러 립스틱
각질 부각 없이 입술에 자석처럼 착 붙는 립스틱. 매끈한 새틴 광이 돌면서 주름이 옅어 보이는 효과가 있다.
세라마이드 콤플렉스와 비타민 E, 마라쿠자 오일 등 스킨케어 성분을 함유했다. 4g 3만6천원.

4 GIVENCHY BEAUTY 
지방시 뷰티의 로즈 퍼펙토 리퀴드 밤
히알루론산 유도체와 비타민 C 유도체 등 풍부한 스킨케어 성분이 볼륨감 넘치고
건강해 보이는 입술을 연출한다. 6ml 4만8천원.

5 GUCCI BEAUTY 
구찌 뷰티의 세럼 드 보떼 플루이드 마티피앙
수분 크림처럼 사용감이 촉촉한 프라이머. 피부에 겉도는 유분을 잡고, 피부 결점을 흐려 보이게 한다.
파운데이션과 함께 사용하면 화장이 들뜨지 않고 오래 지속되도록 돕는다. 30ml 8만8천원.

6 NARS
나스의 라이트 리플렉팅 파운데이션
모든 피부 타입이 편안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피부 자극 테스트를 완료한 파운데이션.
다양한 스킨케어 성분을 함유해 사용할수록 피부 개선 효과를 볼 수 있다. 30ml 7만2천원대.

7 LA MER
라 메르의 루미너스 리프팅 쿠션 파운데이션 SPF20
‘크렘 드 라 메르’의 영양과 수분감을 담은 쿠션 파데. 해초 발효 성분인 미라클 브로스™를 함유해 피부 진정, 결 개선, 보습 등 스킨케어 효과를 선사한다. 12g×2개 16만2천원대.

8 CHANTECAILLE
샹테카이의 퓨처 스킨 쿠션-스킨케어 파운데이션
샹테카이의 ‘바이어 리프팅 에센스’의 성분을 담은 쿠션. 장기적으로 피부를 매끈하고 탄력 있게
가꿔주며 블루 라이트 같은 외부 유해 환경으로부터 피부를 지켜준다. 12g×2개 15만8천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