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더>로 크게 기지개를 켠 배우 강영석은 무대에서 더 크고 오래 움직일 생각이다. 

톱은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팬츠는 비슬로우(Beslow). 부츠는 손신발(Sonshinbal).

톱은 유어라이프히얼(Your Life Here). 재킷과 팬츠는 노앙 (Nohant).

촬영 때 장난을 잘 치던데, 덕분에 엄청 웃었어요.
현장에서는 좀 그러는 편이에요. 그런데 사실 평소에도 그래요. 하하. 편하고 재미있으면 다 좋잖아요. 

웃을 때 소년 같기도 하고, 무표정일 때는 또 서늘한 느낌이 있어요.
저는 꼭 애같이 생긴 것 같아서 그게 좀 아쉬워요. 개인적으로 최근에 <나의 해방일지>를 재밌게 봤는데, 손석구 선배님의 ‘어른 섹시’가 너무 멋있더라고요. 그런 게 좀 갖고 싶어요. 저한테는 없는 부분인 것 같아서. 

최근엔 어떻게 지내요?
드라마 <인사이더> 촬영이 막바지인데 세트 분량을 이미 많이 찍어놔서 크게 바쁘지는 않아요. 새롭게 들어간 촬영이 있는데, 쉴 때는 거의 집에서 지내요. 

<인사이더>의 장선오로 관객뿐 아니라 시청자들에게 배우 강영석의 인상을 선명하게 남기고 있어요. 주변 반응은 어때요?
아직 그렇게 확 와닿지는 않아요. 거의 집에만 있거든요. 저희 부모님은 확실히 좋아하시더라고요. 제가 찍은 작품 중에서는 그래도 가장 많이 나오니까요. 

장선오의 첫인상은 어땠나요?
처음에 대본을 딱 4부까지만 받았어요. 되게 악동이라는 느낌을 받았는데, 이제 다 밝혀졌잖아요? 완전 나쁜 놈이잖아요. 그런 애라는 걸 저도 나중에 알았죠. 나쁜 척하는 게 아니었네. 와 진짜 나쁜 놈이구나. 흔히 포커페이스는 무표정으로 자신을 숨기잖아요. 그런데 장선오는 오히려 더 드러내면서 자기를 숨기는 사람이죠. 

배우 강영석은 자신을 숨기는 데 능한가요?
속의 것까지 다 말하지는 않아요. 아무한테도요. 가까운 사람한테도 잘 얘기하지 않는 것 같아요. 근데 원래 스트레스를 잘 안 받는 스타일이라서 괜찮아요. 금방 잊는 편이거든요. 화도 잘 안 내고요. 

잘 울지도 않고요?
슬픈 걸 보면 울기도 하는데 제 감정에 떠밀려 운 적은 별로 없는 것 같아요. 술 마시고 힘들다고 한탄하면서 우는 사람도 있는데 전 그런 편은 아니에요. 남 앞에서 연기하는 게 아니라 진짜로 울어본 게 언제인지 기억도 안 나요. 

인터뷰는 어때요? 자신에 대해 솔직히 말하는 시간이잖아요.
아직도 좀 쑥스러워요. 제 얘기하는 걸 잘 못해서요. 인터뷰는 오랫동안 글로 남기도 하니 조심해서 말해야 한다는 생각도 들고요. 예전 인터뷰도 누가 알려주기 전까지는 잘 찾아 보지 않는 편이에요.

그럼 본인이 나온 작품도 잘 안 보나요?
혼자 집에서 몰래 봅니다. 누구랑 같이 본 적이 없어요. 내가 나오는 거를 못 보겠더라고요. 누가 옆에 있으면 더 못 보겠어요. ‘왜 저렇게 했을까?’하는 생각만 들어요.

<인사이더>에서 강하늘과의 케미가 돋보였어요. 친한 사이로 알려졌는데, 함께 일하는 건 어떤 경험이었어요?
하늘이 형은 대학생 때 처음 만났어요. 벌써 10년이 넘었죠. 친한 사람이랑 작품을 같이 하는 건 처음이었는데, 마냥 되게 편하고 좋을 것만 같았어요. 그런데 원래 그런 게 있어요. 공연할 때도 연기하는 사람이 와서 보면 되게 떨려요. 차라리 부모님이나 동네 친구들이 왔을 때는 안 떨리거든요. 그래서 하늘이 형이랑 처음 촬영할 때도 ‘아 자꾸 잘해야 하는데’ 하는 마음이 생기더라고요. 찍으면서 ‘방금 괜찮았어요?’ 계속 물어보고 그랬죠.

<인사이더> 이전에 <군검사 도베르만>을 찍었고, 어느새 꽤 많은 작품을 했어요.
이렇게 솔직하게 말해도 될지 모르겠는데, 배우들은 주인공 아니면 꽤 한가해요.(웃음) 저도 쉼 없이 작품을 한 것 같지만 중간중간 충분히 쉬면서 해왔어요. 어떤 때는 일주일 내내 일이 없을 때도 있었고요. 그래서 저는 배우라는 직업이 너무 마음에 들어요. 한번 할 때 빡세게 하잖아요. 제가 쉬면 또 엄청 게을러지는데 늘어지는 제 모습이 보기 싫을 때가 있어요. 5시간 동안 핸드폰만 계속 보는 날이면 차라리 일하면서 바쁜 게 낫다 싶어요. 

 

톱은 가먼트레이블 (Garment Lable). 팬츠는 아미(Ami). 슈즈는 나이키(Nike). 모자는 1993 스튜디오(1993 Studio).

드라마 전부터 연극과 뮤지컬 무대에도 꾸준히 섰어요. 다양한 무대를 찾는 이유가 있나요?
이유가 따로 있는 건 아니었어요. 일단 되는대로 한 거예요. 드라마가 되면 드라마를 하고 공연이 되면 공연에 들어가고요. 좀 흘러가는 대로 살고 있는 편이에요.

역으로 본다면 뭐든 다 할 수 있는 배우라는 뜻 아닐까요?
그렇게 봐주신다면 감사하죠. 그런데 뮤지컬은 제가 노래를 잘 못해서 잠깐 거리를 두고 있어요. 적성에는 정말 맞거든요? 춤추고 노래하는 게 너무 좋은데, 재능이 적성을 못 따라가는 것 같아요. 그래도 많은 무대에 선 경험은 확실히 도움이 돼요. 배우를 하려면 무조건 많은 경험을 해야 한다고 생각하거든요. 여러 사람이 되어야 하는 일이니까요. 전 운 좋게 무대까지 포함해서 정말 다양한 캐릭터를 해본 것 같아요.

기억에 남는 캐릭터가 있나요?
정말 모두가 다 기억에 남아요. 되게 어릴 때 했던 뮤지컬 <화랑>부터 작년에 다시 올랐던 연극 <알앤제이>까지요. 누구 하나 꼽으면 편가르기 같아서 안 고를래요.

그럼 이건 어때요. 지금 다시 해보고 싶은 작품이 있어요?
예전에 했던 작품이 좀 생각나네요. 선생님들과 같이 공연한 건데, <올드 위키드 송>이라고, 그게 대사량이 엄청 많았거든요. 딱 두 명이 나오는 연극이었어요. 그때는 제가 잘 못한 것 같은데, 지금 하면 또 다른 느낌으로 할 수 있겠죠.

여러 무대를 오가며 연기하는 게 어렵지는 않았어요?
다른 건 괜찮았는데 연극과 뮤지컬 무대만 하다가 처음 방송 하면서 하늘이 형이 많이 알려줬어요. 다른 현장에서는 선배님에게 제가 작은 부분까지 물어보기가 쉽지는 않잖아요. 그런데 먼저 여기서는 이렇게, 어떻게 하는 게 좋다고 사소한 디테일을 편하게 말해줘서 엄청 도움 받았어요.

예전 인터뷰에서 관객보다 카메라 앞이 더 떨린다고 한 적 있어요. 지금도 그런가요?
지금도 그래요. 그 차가운 금속이 날 쳐다보고 있으면 온몸이 떨려요. 무대를 더 많이 해서 그런 걸 수도 있겠고, 사실 무대에서는 관객 쪽이 어두운 편이라 잘 안 보이잖아요. 이제는 카메라에도 잘 적응하고 있어요. 

어쩐지 몸을 잘 쓴다고 생각했는데, 학생 때 운동했다면서요?
아, 그게 운동을 정말 잠깐 한 건데 마치 운동선수였던 것처럼 알려졌더라고요. 부모님이 운동을 많이 시켰고 운동을 좋아한 것도 맞아요. 중학생 때 스키도 타고 대회도 나가고 그랬거든요. 그리고 사회체육을 한 6개월 정도 했어요. 그런데 그게 다예요. 본격적으로 운동한 게 아니었어요. 지금 여기서 말할게요. 아닙니다!

잘못 알려진 정보가 또 있어요?
제가 공연영상학과 대학원에 갔다고 나와 있던데 저 대학교도 졸업 안 했어요. 아직 한 학기 남았어요. 저 아직 ‘고졸’이에요! 공연할 때 휴학을 해서 학교를 오래 다니다 보니 그렇게 알려진 것 같아요. 

처음 연기했을 때가 기억나나요?
고등학생 때 친구가 다니는 연기학원에 따라갔다가 푹 빠졌죠. 어떻게 보면 어쩔 수 없었던 것 같아요. 학교에서는 책상에 앉아서 하루 종일 공부하고, 사회체육 운동할 때는 맨날 똑같은 걸 반복한단 말이에요. 제자리 멀리뛰기, 달리기 같은 거요. 재미없잖아요. 근데 연기학원은 막 놀면서 시간을 보내고 완전히 다른 거예요. 노래도 하고 수업이 게임으로도 진행되고 그랬거든요. 재미있을 수밖에 없었어요.

그 흔한 부모님의 반대도 없었군요?
전혀 없었죠. 학원비가 싼 것도 아닌데. 그 대신 열심히 했어요. 재미있어서 열심히 하다 보니 이렇게 되어 있네요. 하하. 

연기를 정말 좋아하나 봐요.
오래 하고 싶어요. 이제 다른 거 하라고 하면 못할 것 같아요. 버텨내야죠. 해내야죠. 먹고는 살아야 하니까요. 애정은 이제 당연한 거고요. 

생일이 다음 달이던데, 어떻게 보내고 싶어요?
풍선 달고 파티 하는 건 초등학생 때 이후로 한 번도 해본 적 없어요. 그냥 친한 사람끼리 그날 핑계로 한잔하지 않을까요? 별로 특별하게 챙기는 편은 아니에요. 그래도 카카오톡 생일 표시는 해놨어요. 밤 12시 넘어서 축하한다는 카톡이 오면 기분은 좋으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