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시즌 스트라이프는 더욱 자유분방한 모습으로 집결되었다. 여름 한낮의 느슨한 룩부터 드레스업한 포멀 룩까지. 몇몇 룩에서는 갈라 디너에서나 볼 법한 드라마틱한 분위기도 느껴진다. 

평소 우리가 스트라이프 패턴에 기대하는 것은 캐주얼한 모습이 지배적이다. ‘줄무늬는 곧 머린 룩’이라는 고정관념에 사로잡혀 여름만 되면 모두 일제히 세인트제임스의 줄무늬 티셔츠를 옷장 전면에 배치하고 자주 꺼내 입는 까닭이다. 실제로 경쾌하고 시원한 줄무늬 티셔츠에 낙낙한 데님 팬츠, 가벼운 플립플랍을 매치하면 이보다 더 편할 수 없는 여름 데일리 룩이 완성된다. 그러나 이번 시즌, 많은 디자이너가 스트라이프에게 좀 더 확장된 영역의 임무를 부과한다. 주목할 점은 클래식한 가로 줄무늬 패턴은 물론, 세로 패턴과 사선 패턴이 동시에 인기를 끈다는 것. 컬러와 폭, 방향의 변형 등이 어느 한 범위에 국한되지 않아 자유로운 구조와 실루엣을 연출한다는 점이다.
대표적으로 진한 블루 진과 매치한 루이 비통의 스트라이프 상의는 여러 매체를 통해 최고의 스트라이프 룩으로 꼽혔다. 기본적인 비대칭 컷으로 리듬감을 주었고, 헴라인에는 깃털을 달아 캐주얼과 드레시함이 오버랩되는 절묘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덤덤한 데님 팬츠, 키치한 장식의 선글라스와 매칭도 언밸런스한 아름다움이 도드라지는 몫을 톡톡히 했다. 남성의 포멀한 셔츠를 구조적으로 재해석해 선보인 라프 시몬스의 오버사이즈 스트라이프 셔츠와 막스마라의 컬러와 폭이 다른 줄무늬가 반복적으로 그려진 스커트 셋업 역시 자주 찾는 아이템이다. 캐롤리나 헤레라, 마르니, 펜디가 보여준 스트라이프 맥시 드레스는 화려한 나이트웨어로도 손색없는 스트라이프의 변주를 여실히 보여주는 대목. 질샌더의 도회적 분위기의 팬츠 셋업과 생 로랑의 고전적이고 우아한 스트라이프 셔츠, 브랜든 맥스웰의 튜브 톱 드레스는 시티 룩을 즐기는 여성의 열렬한 지지를 받는다. 또 끌로에와 샤넬, 로로피아나 등이 보여준 여름 룩으로써 스트라이프는 이견 없이 모두의 사랑을 받는 아이템. 이번 시즌, 여러 가치를 제멋대로 넘나드는 스트라이프의 변주는 존재 자체로 활력이고 기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