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염에서부터 외음부염, 질 입구의 간지러움, 곤지름, 질 냄새 등 각종 여성의 생식기 질환은 누구나 겪을 수 있는 문제다. 하지만 여성 질환에 걸리면, 속으로 끙끙 앓으며 남에게 상담을 껴려하는 이들이 많다. 또한 육안으로 살펴보기 쉽지 않으며, 인지하지 못해 자신도 모르게 이를 방치하는 경우가 많다. 그렇다고 너무 좌절할 필요는 없다. 불행 중 그나마 다행인 건 외음부 피부 질환을 겪는 사람이 나 혼자는 아니라는 것이다. 또한 대부분의 질환은 완전히 치료 가능하며 감염의 위험성도 없다고 하니 너무 겁먹진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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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여성들이 치마 밑으로 숨기고 있는 여성의 ‘생식기 질환’에 대해 얘기해 보겠다. 많은 여성들이 겪는 문제이지만 아직은 사회에서 터부시하는 경향 때문에 얘기하기 꺼려지는 주제, 즉 외음부 피부 질환에 대해서 말이다. 질을 둘러싸고 있는 바깥쪽 생식기관인 외음부, 이 민감한 신체 부위에 트러블이 생기면 여자들은 자기도 모르게 자신감이 곤두박질치곤 한다. 이는 물론 건강한 성생활에 방해가 되곤 한다.

“외음부에 피부염, 습진, 발진, 홍반 등의 증상이 나타난 환자는 이전보다 자신의 생식기 모양, 촉감, 냄새에 민감해지며 스스로 성적 매력이 떨어진다는 생각에 만족스러운 성생활이 어려워집니다.” – 사남 하페즈(뉴욕의 신경 심리학자) 

“외음부에 발생하는 피부 질환은 환자의 자존감에 큰 타격을 줍니다. 부정적인 낙인이 찍힐 것이라 우려하며 수치심을 느끼게 되고 그로 인해 연인과 친밀감을 나누고 즐거운 섹스를 할 수 있는 능력이 저하됩니다. 이러한 질환은 우울증, 불안 증세를 유발해 환자의 정신 건강을 해칠 수 있고 환자는 자신의 신체를 부정적으로 인식하게 됩니다.” – 아담 프리드먼(조지 워싱턴 의과전문대학원의 피부과 교수, 피부과 전문의)

외음부 질환이 생겼다고 연인에게 어떻게 말을 꺼낼 수 있을까요?

다른 것도 아닌 자신의 몸에 관한 얘기를 꺼낼 때는 어쩔 수 없이 불안감을 느낄 수밖에 없다. 사회가 터부시하는 이런 민감하고 개인적인 문제를 연인에게 털어놓는 일은 생각만 해도 두려울 수 있다. 믿기 어렵겠지만, 이런 주제로 대화를 나누는 것은 자신의 정신 건강뿐만 아니라 연인과의 관계에도 더 좋을 수 있다. “ 자신이 앓는 피부 질환과 치료법에 대해 연인과 진솔한 대화를 나누면 둘 사이에 투명성이 높아져 신뢰가 쌓이며 성적 친밀감이 형성되어 부끄러워하지 않고 자유롭게 얘기를 할 수 있게 됩니다.” 심리학자 하페즈의 말이다.

비슷한 맥락으로 연인에게 연약한 모습을 드러내며 솔직하게 고민을 털어놓는 것은 둘 사이의 거리를 좁힐 수 있는 좋은 계기가 될 수 있다. 친밀감은 나에게 중요한 상대에게 꾸밈없는 날 것 그대로의 모습과 감정을 드러낼 때 가능하기 때문이다. 고민을 털어놓는 것과 같은 작은 노력이 관계를 진전시킬 수 있다는 것.

섹스 치료사이자 심리학자를 겸하고 있는 레이첼 니들은 연인에게 말을 꺼내기 전에 스스로 자기 질환에 대한 충분한 정보를 찾아볼 것을 추천한다. 해당 질환에 대해 사전 지식이 있을 경우 대화를 자신감 있고 편안하게 주도할 수 있기 때문이다. “사람들은 이런 종류의  질병을 입 밖으로 꺼내기를 무척 어려워합니다. 의사 앞이라고 다르지 않죠. 그렇기 때문에 연인에게 이 문제에 대한 얘기를 꺼내기 전에 생소한 질환에 대해 공부를 하고 익숙해지는 것이 중요합니다.”라고 그녀는 말한다. “준비가 됐다면 연인에게 접근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솔직하게 대화하는 것입니다. 질환에 대해 꾸밈없이 설명하고 자신에게 어떤 영향을 끼쳤는지 진솔하게 얘기해야 합니다.”

니들 박사는 연인에게 얘기를 꺼낼 때는 “자기, 나 내 몸에 대해 꺼내고 싶은 얘기가 있어”라는 식으로 조심스레 말을 건네기를 제안한다. 대화의 물꼬를 텄다면 그다음부터는 상세히 증상을 설명하고 자신의 현재 감정을 표현하면 된다. 니들은 대화를 자연스레 시작할 수 있게 예시를 들려주었다. “ 약 일년 전에 경화선 태선이라는 일종의 염증성 질환을 진단받았어. 감염성은 전혀 없는 피부 질환인데 여성 80명 중 한 명꼴로 발병하는 흔한 병이야. 진단받고 난 후에 이런 이런 점이 너무 힘들었어”라고 대화를 시작한 후 자신이 불편하지 않은 선에서 감정을 교류해 보라는 것이 니들 박사의 조언이다.

마지막으로 연인에게 해당 질환에 관한 질문이나 걱정이 있는지를 잊지 말고 물어보자. “만약 있다면, 자신이 알고 있는 선에서 성실하게 답변을 해주거나 함께 정보를 찾아볼 수 있겠죠”라고 니들 박사는 말했다.

결론은 이것! 나의 마음과 몸을 소중히 대하는 연인이라면 이런 어려운 대화도 외면하지 않고 상대방을 최대한 안심시키려고 하며 문제를 함께 헤쳐나가려고 노력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