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세계에서 또 다른 패션 신을 만들고 있는 크리에이터를 만났다. 메타버스 속 새롭게 등장한 패션 디자이너들은 지금 무엇을 하고 있나? 

MOMA

제페토 크리에이터로서 어떤 활동을 하는지 궁금하다.
메타버스 플랫폼 중 하나인 제페토는 그 안에 다양한 분야를 포함하고 있다. 제페토의 경우에는 동영상 템플릿을 만드는 템플릿 크리에이터와 라이브로 콘텐츠 활동을 하는 라이브 크리에이터, 아이템 크리에이터, 맵 제작 크리에이터 등이 있는데 그중 아바타가 착용하는 패션 아이템을 만드는 아이템 크리에이터이자 아이템 제작과 로고 디자인, 자체 아이템 디자인 등을 포함한 다양한 브랜딩 활동을 겸하고 있다.

제페토 아바타 크리에이터를 시작하게 된 이유는 무엇인가?
제페토가 생기기 전에도 메타버스 관련 아이템 크리에이터로 일했고, 어릴 적 인형 옷 입히기를 좋아했다. 두 가지가 결합된 일이 제페토 크리에이터인 것 같다. 직접 아이템을 만드는 게임도 하고, 판매도 하면서 현재까지 오게 되었다.

Moma는 어떤 패션 스타일의 아이템을 선보이는가?
다양한 스타일을 추구하고 좋아한다. 한 가지만 고집하는 취향도 아니고, 실제로 모마의 아이템을 구매하는 사용자들의 니즈도 다양하다. 보다 많은 사람이 각자의 개성을 표현할 수 있도록 폭넓은 아이템을 만들려고 시도하고 있다. 특별한 날 입고 싶은 아이템부터 매일 입을 수 있도록 코디하기 좋은 베이식한 아이템도 있다. 

특별한 아이템이라면 어떤 게 있을까?
핼러윈 코스튬 같은 걸 떠올리면 좋을 것 같다. 뿔이 달린 헤어 액세서리나 전통의상 같은 걸 판타지하게 표현한 룩이 그렇다. 

아바타로 패션 아이템을 만드는 데 가장 필요한 역량(기술적인 면, 감성적인 면 등등)은 무엇인가?
뚜렷한 취향과 감각이다. 활동하고 있는 크리에이터의 수가 늘어나고 그들이 만들어내는 아이템도 많아지는 이 시점에서는 크리에이터 고유의 개성을 발전시키는 게 이 작업을 오래 지속할 수 있는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감각적인 취향을 드러내는 게 나의 목표라면 기술은 그 목표를 이루기 위한 수단이 아닐까. 

패션 아이템을 만드는 일이라 트렌드에도 민감하게 반응해야 할 것 같다. 평소에 패션에도 관심이 많은가?
패션을 포함한 모든 예쁜 것에 관심이 많다. 인터넷이나 드라마에 등장하는 스타일의 흐름을 파악해놓고 아이템을 만들 때 반영하기도 한다. 하지만 워낙 종류도 다양하고 날씨나 공간의 제약도 없는 메타버스 아이템 작업이라 유행에 무조건 따르기보다는 기획한 테마나 카테고리, 계절 정도만 가이드를 잡고 레퍼런스를 찾아 작업하는 편이다. 

영감을 받는 곳이나 영감을 얻는 방법이 따로 있나?
일상 대부분에서 아이디어를 얻고 있다. 길을 지나가다 보이는 사람들의 옷차림, 유튜브 영상, 다양한 드라마나 클래식한 옛날 영화, 애니메이션 속 착장은 물론 문구점에서 찾을 수 있는 유아용 캐릭터를 보면서도 아이템으로 만들고 싶은 생각이 든다. 

제페토 크리에이터가 되고 싶다면 가장 먼저 무엇을 해야 되나? 전문적인 제작 툴을 잘 다루지 못하는 초보자도 시작할 수 있을까?
누구나 할 수 있다. 제페토의 템플릿은 생각보다 쉽게 따라 할 수 있는 구조로 되어 있다. 또 핸드폰으로도 이미지 편집을 할 수 있어 하고자 하는 마음만 있으면 시도할 수 있다. 온라인 강의나 제작 커뮤니티를 통해 공부를 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아이템은 어떤 과정을 통해 만들어질까?
계절에 맞는 아이템을 떠올려 다듬으면서 완성하기도 하고 평소에 모아둔 자료에서 영감을 받아 완성하기도 한다. 구상이 끝나면 종이에 스케치를 하고 디테일을 수정한다. 그리고 모델링과 텍스처 작업 후 테스트와 수정작업을 거친다. 마지막으로 제페토 스튜디오에 제출하고 심사과정을 거쳐 출시한다. 

작업할 때 가장 고심하는 부분은?
전체적인 핏을 가장 신경 쓰는 편이다. 가상의 인물이라도 실제 입은 것처럼 보이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하루 작업 시간은 어느 정도 되나?
프리랜서지만 일을 할 때는 아침에 일어나서 자기 전까지 규칙적으로 생활한다. 

크리에이터로서 힘든 부분은 무엇인가?
아무래도 혼자 모든 것을 해결해야 하는 게 힘들다. 아이디어는 많은데, 떠오르는 영감을 빠르게 작업하지 못하는 부분이 아쉽다. 

사람들이 제페토의 아바타 꾸미기에 관심을 두는 이유는 무엇일까?
아마도 대리만족이 아닐까. 현실을 모방한 가상세계지만 현실세계보다 빠르게 내 마음대로 무언가를 이루기가 쉽다는 게 가장 큰 이유일 것 같다. 때문에 만족감과 성취감도 자주 느껴 더 몰입하게 되는 것 같다. 이를테면 자아실현의 욕구를 충족하는 수단 중 하나다. 

앞으로 하고 싶은 작업이 있다면?
내 이름을 걸고 다양한 브랜드와 협업을 하고 싶다. 또 메타버스가 메인이 되어 이곳의 콘텐츠가 오프라인으로 구현되는 형태의 활동도 해보고 싶다. 하고 싶은 것이 많다. 

 

ZDE

어떤 활동을 하고 있나?
유저들이 제페토 플랫폼 안에서 캐릭터를 꾸밀 수 있도록 다양한 아이템을 제작하고 있다. 

아직은 생소한 직업인 것 같다.
사실 메타버스라는 개념은 존재한 지 꽤 되었지만 최근에야 대중에게 각광받기 시작했다. 그 이후 제페토 크리에이터라는 분야도 주목받기 시작했다. 

언제부터 시작했나?
2020년 7월부터 시작했다. 

처음 이 분야에 뛰어든 이유가 궁금하다.
평소 새로운 것에 호기심이 많은 편이다. 제페토 활동도 그중 하나였다. 원래 직업은 게임 회사에서 3D 캐릭터 모델러 일을 했었는데, 내가 가진 기술을 이곳에 접목하기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회사를 다니고 있다가 전향한 이유가 있나?
일단 작업에 대한 제약도 없고, 뭐든 내 마음대로 할 수 있다는 게 매력적이었다. 

ZDE 는 어떤 스타일의 아이템을 선보이나?
최대한 다양한 장르를 선보이려고 한다. 트렌드에 맞는 데일리 룩뿐만 아니라 마니아층이 좋아할 법한 펑키한 스타일이나 중세 시대 스타일 등 디자인은 그야말로 무궁무진하다.

옷을 보면 귀여운 캐릭터 같은 느낌이 든다. 고객의 나이대가 어린 것 같다.
맞다. 아직은 미성년자가 많다. 그래서 귀여운 느낌이 나는 아이템을 주로 선보이고 있다. 

아이템을 만들 때 주의할 점이 있을까?
기술이나 감성적인 면도 모두 중요하지만 제페토에서 제공하는 가이드를 꼼꼼하게 지키는 것도 중요하다. 고생해서 열심히 만들었는데, 심사에서 거부되는 일이 종종 있다. 예를 들면 리소스를 최적화시키기 위해 한 작업 때문에 옷에 구멍이 난다든지 포즈에 따라 옷이 어색해 보이는 것도 심사 거부의 원인이 될 수 있으니 주의해야 한다.

ZDE는 제페토 크리에이터 중에서도 인기 상위권에 속한다. 비결이 있을까?
처음에는 다양한 아이템을 매일매일 소개하는 데 힘썼다. 그렇게 판매되는 아이템의 데이터를 쌓아 그 데이터를 분석하고 유저들이 ZDE에서 많이 찾는 아이템의 방향을 해석하면서 조금씩 작업의 틀을 잡아갔다. 

매니지먼트를 운영하고 있다.
ZGM이라는 매니지먼트다. 제페토 크리에이터끼리 다양한 템플릿을 함께 공유하려고 만들었다. 내가 만든 모델링을 사용해서 다른 크리에이터분들도 보다 쉽게 수익을 창출할 수 있도록 만든 구조다. 

템플릿이 무엇인가?
쉽게 디자인만 할 수 있도록 만든 가이드 같은 것이다. 기본 틀 같은 샘플링을 해놓고, 그 위에 패턴이나 컬러 등 창의적인 활동만 더할 수 있게 모아놓은 것이다. 

3D를 하지 못해도 사용이 가능한가?
2D 탬플릿 크리에이터는 누구나 할 수 있다. 하지만 3D툴을 사용할 줄 알면 좀 더 정교하고 사실적인 느낌의 작업물을 완성할 수 있다. 

작업은 어떻게 진행되나?
작업하는 사람들마다 스타일이 다를 것이다. 기본적으로 아이템 기획과 디자인을 하고, 그 다음 3D 모델링과 매핑 작업을 하고 그 다음 유니티라는 게임엔진 과정을 거친다. 그후 제페토 승인이 완료되면 유저들에게 선보일 수 있다. 

사람들이 아바타의 의상을 구매하는 이유는 뭘까?
현실에서 하지 못하는 자신의 취향을 가상의 옷장에 채울 수 있다는 게 가장 큰 매력일 것이다. 그날그날 기분에 따라 다른 옷을 입는 것처럼 가상현실 속에서 그 기분을 표현하는 수단이 되고 있는 것 같다. 

앞으로의 계획은 무엇인가?
올해는 유저분들과 소통을 많이 하는 것이 목표다. 라이브 방송 쪽이 되지 않을까 싶다. 또 지금 하고 있는 매니지먼트를 보다 탄탄하게 꾸리고, 이 분야에 관심을 가지고 있는 분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는 분야도 계획하고 있다.

 

인형새댁

크리에이터가 되기 전 직업은 무엇이었나?
시각디자인을 전공했고, 인형 리페인터로 활동했다. 

인형 리페인터라는 직업에 대해 처음 듣는다.
기존의 인형 얼굴을 지우고 새로운 얼굴을 그리는 것이다. 의 상 제작하고 전체적인 커스터마이징을 직접 연출하고 때로는 가발을 제작하기도 한다. 

아바타 의상과 실제 인형 옷을 만드는데 어떤 차이 가 있나?
실물 옷을 만드는 게 훨씬 어렵다. 제작에 대한 이해도는 둘 다 필요하지만 실제 옷의 경우는 CtrlZ(되돌리기)가 안 되니까. 

제페토 아바타 크리에이터를 시작하게 된 계기는?
인형 리페인터로 활동하고 있을 때 우연히 경제 유튜브를 보 다가 제페토를 통해 수익을 낼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이 전에도 제페토를 해본 적은 있지만 직접 아이템을 만들어 판 매할 수 있다는 것은 그때 처음 알았다. 처음부터 3D 모델링으 로 만들진 않았고, 색칠만으로 아이템 제작이 가능한 템플릿 아이템부터 만들기 시작했다. 그리고 3D 모델링을 공부한 후 본격적으로 아이템 제작을 시작했다. 

인형새댁은 어떤 스타일의 아이템을 선보이는가?
초반에는 내가 입고 싶은 아이템을 만들다 보니 온통 무채색 에 장식도 없고 무난한 아이템이 많았다. 최근에야 다른 사람 이 입고 싶을 것 같은 아이템을 생각하고 만들기 시작했다. 

다른 사람이 입고 싶을 것 같은 아이템은 무엇일까?
제페토를 사용하는 주 사용자가 10~20대 여성층이다. 저마다 스타일이 다르겠지만 인형새댁을 찾는 유저들은 여성스럽고 화려한 드레스 스타일을 많이 선호하는 것 같다. 

아바타 아이템은 어떻게 해야 잘 만들 수 있을까?
아바타 아이템은 다른 옷보다 게임스럽게 만드는 감각이 필요 한 것 같다. 현실 세계의 옷을 표방하지만 실제 옷과 다른 포인 트가 있다면 모두가 선호하는 예쁘고 인기 있는 패션 아이템 에 약간의 만화적이고 판타지적인 요소를 더하는 것이다. 스 커트의 모양을 보다 풍성하게 과장하고 화려한 컬러를 입히는 것 같은 과감함이 필요하다. 

게임과 비슷한 아바타의 패션 아이템을 만드는 일 이지만 트렌드에도 민감하게 반응해야 할 것 같다. 평소에 패션에도 관심이 많은가?
패션에 관심이 없었지만, 제페토 크리에이터를 시작하고 나서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 작업을 하기 위해 일부러 패션 사이트 도 살펴보고, 쇼핑도 많이 하게 되었다. 

아이템을 만들 때 영감을 얻는 방법은?
계절에 맞는 콘셉트를 정하고, 핀터레스트나 구글 이미지 검색 을 많이 활용한다. 평소에도 예쁜 아이템이 보이면 수시로 저 장해놓고 참고한다. 

사람들이 제페토 아바타 아이템에 열광하는 이유가 무엇일까?
현실에서는 소화할 수 없는 스타일에 마음껏 도전해볼 수 있다 는 것이 가장 큰 장점인 것 같다. 가상세계에 나를 닮은 캐릭터 가 있고 그 캐릭터는 무엇이든 될 수 있고, 할 수 있다. 예를 들 면 타투 같은 것도 마음껏 해보거나 체형이 고민되어 못 입었 던 옷도 마음껏 입어보는 식이다. 또 완전히 다른 인종, 다른 성 별이 되어볼 수도 있다. 한계가 없다. 

제페토 크리에이터가 되고 싶다면?
먼저 제페토를 열심히 사용해보길 추천한다. 피드도 열심히 올 리고, 크루 활동도 해보고 말이다. 사람들이 왜 제페토에 돈을 지불하면서까지 꾸미고 활동하는지를 먼저 파악해야 다음 단 계에 쉽게 접근할 수 있다. 해보면 누구나 할 수 있다. 

유튜브 활동도 활발하게 하고 있다. 유튜브에서는 주로 어떤 콘텐츠를 만날 수 있나?
제페토 크리에이터와 관련된 팁을 올리고 있다. 이 분야에 대 한 다양한 콘텐츠를 제작하려고 한다. 판매 수익도 솔직하게 공개하고, 주말마다 라이브 방송도 하고 있다. 

앞으로 하고 싶은 작업이 있다면?
내가 만든 창작 캐릭터로 제페토 외적인 분야를 풀어나가고 싶 다. 제페토에서는 의상과 장신구만 제작할 수 있고, 아바타 자 체는 만들 수 없기 때문이다. 3D 캐릭터의 얼굴부터 신체까지 전체를 모델링해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