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앙’이라는 단어로 단번에 화제가 된 드라마가 있습니다. 바로 <나의 해방일지>인데요, 드라마에서 한 번도 들어본 적 없는 ‘추앙’이란 단어로 시청자들의 눈과 귀를 사로잡았죠. 현실적인 대사와 전체적으로 무거운 분위기가 나의 아저씨를 떠올리게 했는데요, 역시나 <또 오해영>과 <나의 아저씨>를 쓴 박해영 작가의 작품이라고 합니다.

브라운 관에서 흘러나오는 이질적인 단어에 처음엔 사람들이 ‘추앙’인지 ‘추행’인지 헷갈렸다고 하는데요, 실제로 손석구처럼 이렇게 추앙의 단어를 찾아본 사람들이 많겠죠?

‘추앙’의 의미는 ‘높이 받들어 우러러 봄’입니다.

관계에서 이리 치이고 저리 치이는 염미정(김지원)은 ‘관계가 자체가 노동이다‘라고 말할 만큼 지친 상태인데요, 주변의 관계에서 은근히 소외된 그녀는 모든 게 버겁고 자존감도 낮아진 상태죠. 자신이 보잘것없이 느껴지는 염미정은 구씨(손석구)를 만나 감정이 폭발하게 되고, 이는 추앙이라는 단어로 표출됩니다.

“술말고 할 일 줘요? 날 추앙해요.”
“난 한 번도 채워진 적이 없어. 그러니까 날 추앙해요, 가득 채워지게.”
“겨울이 오면 살아있는 건 아무것도 없어요. 그렇게 앉아서 보고 있을 것도 없어요. 낮부터 마시면서 쓰레기 같은 기분 견디는 거 지옥 같을 거예요. 당신은 어떤 일이든 해야 돼요.”
“난 한 번은 채워지고 싶어. 그러니까 날 추앙해요”

추앙으로 시작된 서사의 막이 오르며 드라마는 요동치기 시작하는데요, 말도 이름도 없는 구씨. 드디어 입을 엽니다. 

“추앙은 어떻게 하는 건데?”

염미정은 답합니다. 

“응원하는 것, 너는 뭐든 할 수 있다. 뭐든 된다. 응원하는 것”

이로써 추앙의 비밀이 풀렸는데요, 사랑보다 더 큰 의미의 추앙. 사랑을 넘어선 무조건적인 지지가 필요하단 말이겠죠? 혹시 지금 번 아웃을 겪고 있다면, 매일 매일이 무기력하고 결핍을 느끼고 있다면 염미정과 함께 <나의 해방일지>를 정주행하는 건 어떨까요? 염미정의 말대로 봄이 지나면 달라져 있을지도 모르잖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