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입고 있는 청바지가 환경오염의 주범이라면? 그렇다고 데님을 포기할 수는 없는 일. 다양한 방법으로 지속가능성을 입증한 데님 브랜드에서 그 해결책을 살펴보자. 

1 100% 오가닉 코튼으로 만든 플레어 패션 쇼츠는 에이골디 바이 네타포르테(Agolde by Net-A-Porter).
2 빛바랜 듯한 워싱이 돋보이는 오가닉 데님 점프슈트는 1백만원대, 시티즌 오브 휴머니티 바이 네타포르테(Citizens of Humanity by Net-A-Porter).
3 라이트 블루 데님 팬츠는 가격미정, 리바이스(Levi’s). 짙은 블루 데님 팬츠는 27만원대, 판가이아(Pangaia).

청바지는 목화에서 얻은 면직물에 파란색 인디고 염료를 더하고 착색하고 탈색을 반복해 완성된다. 약품을 바르고 여러 차례 빨고 다시 긁어내는 과정을 거쳐 마침내 청바지로 탄생한다. 그런데 우리가 매일 입는 이 과정에서 생각보다 많은 환경문제가 야기된다. 앞서 말한 데님의 워싱 제작 과정에는 한 벌당 약 7000L의 물이 낭비된다. 이뿐만이 아니다. 청바지를 입고 세탁할 때도 수많은 미세섬유를 만들어내고 이러한 미세먼지는 바다 환경에 치명적인 영향을 미친다. 우리가 사랑해 마지않는 클래식 아이템이자 문화적으로도 다양한 영향력을 지닌 데님, 하지만 제작 과정의 이면을 알고 나니 어깨가 무거워진다. 그렇다고 데님을 포기할 수 없다. 보다 지속가능한 방법으로 데님을 찾아야 했다. 

리바이스는 건강한 지구와 환경을 위해 보다 오래 입을 수 있는, 시즌리스 제품을 만들고자 노력하고 있다. 이들은 자신들의 옷을 2배 더 오래 착용하면 환경에 미치는 부정적인 영향을 44% 줄일 수 있다고 말한다. 이렇게 만든 제품은 오래 입을 수 있도록 수선하거나 커스텀할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으로 리사이클의 범위를 넓히고 있다. 블랙 핑크의 제니를 앞세워 친환경적이고 트렌디한 브랜드로 거듭나고 있는 캘빈클라인도 2022년 봄 시즌 ‘착한 데님’이라는 이름으로 리사이클 코튼 소재의 크림 컬러 데님을 소개하면서 환경보호를 위한 새로운 길을 나섰다. 그런가 하면 스타일리스트 안나 포스터가 런던 달스턴에서 만든 브랜드 E.L.V.데님 은 데님 제작 과정에서 발생하는 낭비를 최소화하고자 노력하는 브랜드다. 물류창고에서 폐기되는 데님을 모아 해체하고 재조합하는 공정을 거쳐 세상에 하나뿐인 데님을 만들어낸다. 또 여기서조차 남겨진 데님은 아티스트 이안 베리가 재활용해 작품을 만들어 낭비를 없애고 있다.

4 야생 쐐기풀로 만든 짙은 생지 컬러의 데님 재킷은 30만원대. 판가이아,
5 오가닉 코튼에 타이다이 패턴을 더한 보디 슈트는 31만원대, 에이골디 바이 네타포르테.

빈티지 리바이스를 리폼해 새로운 룩을 만들어내는 리던(Re/Done) 또한 버려지는 것을 최소화하는 공정으로, 지금은 특유의 빈티지 감성으로 무장한 세상에 하나밖에 없는 데님을 선보이는 브랜드로 성장했다. 리사이클을 넘어 새로운 소재로 데님 공정의 문제점을 타파하기 위한 노력도 이어지고 있다. 그중 글로벌 친환경 브랜드 판가이아의 혁신적인 소재가 인상적이다. 판가이아는 지나치게 과대 생산되고 있는 목화를 대체하기 위한 해답으로 야생 히말라야 쐐기풀을 찾았다. 야생 쐐기풀은 억세고 질기지만, 결의 역방향으로 직조했을 땐 부드러워지며 동시에 옷의 수명까지 늘린다고. 올해는 브랜드의 특허 기술인 비를 먹여 키운 대마와 오가닉 면을 혼방한 판헴프(PANHemp™)를 활용한 친환경 소재까지 소개했다. 그뿐인가 이들은 모든 데님 라인에 재료의 원천과 유통, 환경에 미친 영향 등을 확인할 수 있는 QR 코드를 제공해 브랜드의 제작 과정을 투명하게 공개하고 있다. 이 같은 행보는 지난 2021년 가을 이미 소프트웨어 솔루션 회사인 프로비넌스와의 협업으로 소재의 원천을 투명하게 공개한 가니와도 일맥 상통하는 바. 다양한 데님 브랜드가 환경을 생각하는 방식에 저마다 다른 방법으로 혁신을 불러일으키고 있음을 피부로 느낀다. 모르면 몰랐지 알고는 지나칠 수 없다. 친환경적 마인드의 데님을 고를 때에 결정적 역할을 참고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