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OK
읽는 것만큼 보는 게 즐거운 아홉 권의 책.
1 <듄 그래픽 노블 1>
프랭크 허버트 지음, 라울 앨런, 파트리샤 마르틴 그림 | 황금가지
손가락 사이로 빠져나가는 사막의 모래는 마치 금가루 같았다. 많은 이들을 사로잡은 영화 <듄>의 원작이 역사상 가장 많이 팔린 프랭크 허버트의 SF소설이라는 건 모두가 잘 아는 얘기. 듄 연대기의 시작을 알리는 작품이자 가장 방대한 분량을 갖고 있는 <듄>을 3권의 그래픽노블로 제작했다. 1권 이후 2, 3권이 차례로 출간될 예정.
2 <팀 버튼의 위대한 세계>
이레네 말라 지음 | 바둑이하우스
창문처럼 열린 표지 너머로 마주치는 건, 팀 버튼과 영화 속 캐릭터의 유머러스한 일러스트다. 이 책의 주인공은 팀 버튼, 그리고 그의 영화다. 특유의 미장센, 세계관, 주요 페르소나를 이루는 배우들을 총망라하는 팀 버튼 백과사전.
3 <어션 테일즈 No. 1: Alone>
김보영, 고호관 외 지음 | 아작
큼직한 아트북 같은 이 책이 문학잡지라니. 그것도 SF 전문 계간 문학잡지다. 지구에서, 지구인들이, 계절마다 만들어내는 이야기를 표방한다. 첫 호의 주제는 ‘홀로’다. 팬데믹으로 그 어느 때보다 혼자 있게 된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았다. 짧은 소설, 칼럼, 에세이와 그래픽 노블, 시 등이 다채롭게 어우러져 있다.
4 <이너 시티 이야기>
숀 탠 지음, 그림 | 풀빛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한 그림책이지만 어른에게도 반성과 노스탤지어를 전하는 책이다. 세계적인 그림책 작가 숀 탠이 산업화가 이루어진 도시에서의 인간과 자연, 동물에 대한 이야기를 새로운 형식의 그림 이야기로 들려준다. 인간을 포함한 스물다섯 종의 동물이 등장하는 환상 스토리의 이면에는 현대 인간의 오만함과 어리석음이 있다. 영국에서 출간한 그림책, 동화 중에서 가장 우수한 책에 수여하는 케이트 그린어웨이 수상작이다.
5 <7월14일>
바스티앙 비베스, 마르탱 크네엔 지음, 바스티앙 비베스 그림 | 미메시스
<염소의 맛>, <사랑의 혈투> 등 프랑스 청춘의 삶을 위트 있게 담아온 세계적 그래픽 노블 작가 바스티앙 비베스의 신작. 프랑스의 가장 큰 국경일이자 혁명 기념일인 7월 14일은 2016년 7월 14일 프랑스 니스에서 벌어진 테러 사건으로 애도의 날이 됐다. <7월 14일>은 이날에 벌어진 한 사건과 헌병대원 지미, 그가 만난 사람들을 다룬다.
6 <나의 미녀 인생>
프랑수아 베고도 지음, 세실 기야르 그림 | 미메시스
‘미녀’는, ‘못난이’는 어떤 존재이고 어떤 삶을 사는가. 평범하고도 즐거운 날들을 보내던 어린 여자아이는 ‘못난이’라는 동네 남자아이의 놀림 이후로 외모 콤플렉스에 시달리기 시작한다. <나의 미녀 인생>은 칸 영화제 황금종려상을 수상한 <클래스>의 원작자로 유명한 소설가 프랑수아 베고도가 쓴 글에 만화가 세실 기야르가 그림을 그린 페미니즘 그래픽 노블이다. 여성에 대해 가해지는 외모의 압박과 그로 인한 강박이 얼마나 불행한 일인지에 대하여.
7 <해방자 신데렐라>
리베카 솔닛 지음아서 래컴 그림 | 반비
리베카 솔닛의 첫 픽션이자 그림책. ‘신데렐라 콤플렉스’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유명한 신데렐라의 이야기를 다시 썼다. “나는 해방에 대한 이야기를 쓰고 싶었습니다”라는 작가의 말처럼, 해방은 신데렐라에게도, 왕자와 의붓 언니들에게도 필요한 것이었다. 그렇게 해서 우리는 ‘신분상승의 신화’가 아닌 자유와 연대의 신데렐라를 새롭게 갖게 됐다. 유리구두는 그저 진열장 신세일 뿐. 이 이야기에서 신데렐라는 튼튼한 부츠를 신고 회색 얼룩무늬 말을 탄다.
8 <일본의 아름다운 계단40>
니시오카 기요시 사진 | 프로파간다
상승과 하강의 아름다움을 온전히 느낄 수 있는 계단. 계단은 건축공간에서 가장 입체적이고 기능적인 조형물이다. 일본의 수많은 근현대 건축물 속 계단을 사진으로 담았다. 직선과 곡선이 어우러지고 다양한 형태의 난간이 자기만의 아름다움을 내보인다. 건물 속 허파 같은, 계단의 속살. 실제 건물을 명시해, 답사를 하는 듯한 즐거움을 준다.
9 <내추럴 페어링>
장보현 지음, 김진호 사진 | 좋은생각
내추럴 와인의 빅 팬들이 늘었다. 우리나라의 제철 식재료로 만든 제철 요리 80가지 레시피에 내추럴 와인을 더했다. 우엉잡채, 늙은호박구이, 완두콩 타르틴… 자연과 자연이 만든 것의 조화로움을 느낄 수 있는 레시피도 좋고, 큼직하고 시원한 사진도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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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에디터
- 허유선
- 포토그래퍼
- JUNG WON YOU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