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기를 타고 봄이 다가온다. 향에 관해서 취향이 확고한 10인에게 물었다. 당신을 봄의 한가운데로 데려가는 향기는 어떤 건가요?

빅터앤롤프의 플라워 밤 EDP. 꽃향기에 프루티 노트를 더했다. 로즈와 스위트 재스민삼박, 프리지어의 폭발적인 달콤함을 느낄 수 있다. 50ml $118.
르 라보의 리스41 EDP. 재스민, 튜베로즈, 릴리와 같은 화이트 플라워 향에 우드, 바닐라, 머스크를 더했다. 50ml 25만3천원.
디올의 미스 디올 EDP. 생기 넘치는 삶의 순간을 표현한 향수. 피오니-아이리스와 은방울꽃 향기로 시작해 센티폴리아 로즈, 우드 노트가 차례대로 느껴진다. 100ml 23만9천원대.

빅터앤롤프의 플라워 밤 EDP
“내가 쓰는 향수 중 가장 달콤하고, 유일하게 핑크색이에요. 봄이 되면 자연스럽게 손이 가는 이유려나요? 이 향수를 처음 만난 건 20대 초중반 시절인데, 문득 사랑스러워지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 향수부터 바꾸기로 마음먹었죠. 달콤하지만 멀미가 나지 않아야 한다는 것이 기준. 면세점에서 거의 모든 향을 다 맡아보고 선택한 명예의 향수죠! 어린 시절의 내가 생각나는 귀여운(?) 향기예요.” – 이동연(스타일리스트)

르 라보의 리스41 EDP
“겨울에는 묵직하고 딥한 향수를 뿌리는데, 봄이 오면 괜스레 플로럴 계열의 향수를 뿌리고 싶어져요. 그렇지만 사랑스러운 플로럴 향기는 내키지 않았죠. 리스41은 좀 달랐어요. 지나치게 예쁘지 않은 느낌이랄까? 플라워의 향기를 풍부하면서도 깔끔하게 풀어냈죠. 이게 바로 내가 찾던 꽃향기예요.” – 김희원(모델)

디올의 미스 디올 EDP
“섬세한 수공예 리본과 여리여리한 핑크빛, 영롱한 보틀까지! 사랑스러운 외모부터 봄이 물씬 느껴지는 향수예요. 몸에 뿌리면 꽃다발을 한아름 안은 듯한 풍성한 플로럴 향기가 퍼지죠. 20대 초반에 사용하기 시작했는데 그때부터 매년 꾸준히 써왔어요. 유난히 자주 사용하는 계절은 역시 봄. 화사한 옷을 입었을 때, 데이트를 할 때도 빠질 수 없죠.” – 다또아(뷰티 크리에이터)

 

애프터 블로우의 EDP 01 텐더 우드. 베르가모트와 레몬, 페퍼 향으로 시작해 넛맥과 재스민, 로즈 향기가 존재감을 드러낸다. 시더우드와 머스크 노트로 부드럽게 마무리된다. 50ml 5만9천원.
바이레도의 라튤립 EDP. 튤립 향기를 중심으로 루바브, 시클라멘, 프리지어 노트가 나타나고, 이후 블론드 우드와 베티버가 따듯하고 깊이 있게 감싼다. 100ml 34만원.
딥티크의 오 데 썽 EDT. 오렌지 나무의 향을 온전히 담아냈다. 청량한 주니퍼베리 노트를 가미해 감각적인 향을 완성했다. 100ml 19만9천원.

애프터 블로우의 EDP 01 텐더 우드
“여태껏 우디 향은 무겁고 습하다고 생각했어요. 이 향수를 만나고 생각이 바뀌었죠. 이제 싹 틔우는 나무를 닮은 산뜻한 향기예요. 이 향수를 뿌리면, 잔잔한 바람이 불어올 때마다 막 피어나려고 하는 꽃과 나무가 가득한 들판을 느낄 수 있어요. 호불호 없이 모두 좋아하실 거예요. 사용할 때마다 주변 친구들이 무슨 제품이냐고 물어보거든요.” – 기우쌤(헤어 디자이너)

바이레도의 라튤립 EDP
“저는 봄을 떠올리면 가장 먼저 따사로운 햇살과 만발한 꽃들이 생각나요. 바이레도의 라튤립은 이 장면을 향기로 그대로 담아냈죠. 그래서 라튤립 향기를 맡으면 무거운 겨울에서 마침내 벗어났다는 실감을 해요. 봄철엔 유난히 대기 상태가 안 좋은 날이 많잖아요? 라튤립에 블랑쉬를 살짝 레이어링해보세요. 리프레시가 되는 싱그럽고 뽀송뽀송한 향기로 변신해요.” – 양유완(유리 공예가)

딥티크의 오 데 썽 EDT
“몇 해 전 봄, 출장을 떠나며 아내 선물로 구매했던 향수예요. 직업 특성상 손님과 가까이 앉아 작업해야 하기 때문에 향기에 많이 신경 쓰는데, 오랜 기간 여행지에 머물다 보니 현지 음식과 향신료 냄새가 몸에 밴 것 같더라고요. 어쩔 수 없이 아내 선물로 준비했던 오 데 썽을 뜯어 출장 내내 사용했어요. 그 기억 덕분에 봄만 되면 이 향수가 떠오르죠. 아이유 씨도 이 향수를 사용한다는 것을 알고난 후에는 세계 최고의 향기로 느껴져요.” – 도이(타투이스트)

 

불리1803의 오 트리쁠 향수 – 리켄 데코스. 원료의 향을 그대로 느낄 수 있는 워터 베이스 향수로, 뿌린 후에도 피부가 건조해지거나 옷이 착색되지 않는다. 야생 이끼와 갈바늄, 제라늄 에센스를 조합해 완성한 그린 계열의 향기. 75ml 20만5천원.
구찌 뷰티의 알케미스트 가든 윈터 스프링 EDP. 화사한 봄을 닮은 미모사와 페퍼, 머스크 노트를 블렌딩해 활기찬 향을 완성했다. 골드 장식을 더한 래커드 글래스가 앤티크한 무드를 자아낸다. 100ml 44만원.

불리1803의 오 트리쁠 향수 – 리켄 데코스
“리켄 데코스 향을 처음에는 바디 오일로 만났어요. 온몸에 바르자마자 촉촉한 이끼 향기가 퍼지며 숲속에 있는 느낌을 받았죠. 인위적인 풀 향이 아니라 나무가 빽빽하고, 안개가 자욱한 진짜 숲이요! 제대로 취향 저격당해서 향수까지 구매했답니다. 생명력이 만발하는 느낌이 봄을 닮았어요. 어느 브랜드에서도 비슷한 향을 찾을 수가 없어 더욱 특별한 느낌도 들고요.” – 신지수(<얼루어> 뷰티 에디터)

구찌 뷰티의 알케미스트 가든 윈터 스프링 EDP
“예전에 연주자로 해외 투어를 갔다가 돌아오는 공항에서 우연히 이 향수를 시향하게 되었어요. 평소 좋아하는 향기가 아닌데 그날따라 유달리 이끌렸죠. 해외에서의 새로운 경험들 덕분에 낯선 향기에도 마음을 열게 된 것일지도요. 윈터 스프링이라는 이름 그대로, 겨울의 끝자락과 초봄의 기분 좋은 산뜻함이 동시에 느껴지는 향기예요. 그래서 오랜 겨울이 지나고 봄이 올 때쯤, 이 향수가 꼭 생각나요.” – 적재(뮤지션)

킬리안의 문라이트 인 헤븐 EDP. 레몬과 자몽이 어우러진 시트러스 노트에 망고와 코코넛 밀크를 블렌딩해 이국적인 느낌을 자아내는 향수. 50ml 30만8천원.
프레데릭 말의 엉 빠썽 EDP. 봄의 따스함과 고요함, 평화로움을 향기로 표현했다. 화이트라일락에 오렌지 플라워, 큐컴버 노트를 블렌딩했다. 100ml 39만8천원.

킬리안의 문라이트 인 헤븐 EDP
“옛날부터 정말 갖고 싶었던 향수인데, 워낙 고가라 오랜 시간 망설였어요. 뉴욕 여행 중 우연히 들어간 매장에서 마침내 구매하게 됐고, 역시나 마음에 쏙 들어 최애 향수로 등극했죠. 뿌리자마자 기분이 좋아지고 행복해지는 점이 봄을 떠오르게 해요. 추운 겨울 끝에 마침내 봄이 찾아왔을 때의 반가움처럼요. 이 향기, 아무도 몰랐으면 좋겠어요!” – 전지우(가수, 그룹 KARD)

프레데릭 말의 엉 빠썽 EDP
“길을 걷다 우연히 라일락 향을 맡는 순간! 저에겐 너무 귀한 순간이에요. 태어나서 맡은 향 중 라일락 향기만큼 저를 기분 좋게 만드는 향은 없거든요. 라일락 향수 중에서도, ‘엉 빠썽’이 특별한 건 특유의 차분함 때문이죠. 한낮에 만난 라일락이 아니라 저녁 무렵 약간의 찬 바람에 묻어온 꽃향. 수더분하지만 고급스럽고, 밝지만 유난스럽지 않은 매력. 저만 알고 싶은데, 이미 마니아가 많아서 속상할 정도예요.” – 이정혜(<얼루어> 뷰티 디렉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