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밥을 먹은 날이면 하루 종일 든든하다. 아침에 입맛이 없다는 말이 무용해지는 네 곳의 아침 메뉴와 레시피.

1 바비의 대표 브런치 메뉴. 2 오브제가 장식된 내부의 선반. 3 편안한 분위기의 3층 내부.

BOBBY 

브런치의 백미는 맛뿐 아니라 분위기에도 있다. 넓게 트인 창과 남산타워까지 훤히 보이는 루프톱, 모던한 인테리어를 갖춘 바비는 가오픈과 동시에 예약 문의가 쇄도했다. 호주에서의 요리 경험을 살려 선보이는 호주식 브런치는 자극적인 맛보다는 기본에 충실한 계란요리를 활용한 메뉴가 눈에 띈다. 수란을 톡 터뜨려 스리라차 홀랜다이즈 소스, 잘게 찢은 풀드 포크, 사워도우와 함께 먹는 ‘에그 베니’, 두툼하게 얹은 스크램블드에그에 버섯 듁셀을 바르고 튀긴 양파를 올린 오픈 샌드위치인 ‘칠리 스크램블 에그’를 추천한다. 비건 메뉴인 베지볼 또한 담백한 맛으로 인기가 높다. 후무스에 각종 구운 채소를 올려 고소함과 단맛이 어우러지고 잘 익은 아보카도의 녹진함이 전체를 아우른다.
ADD 서울 용산구 만리재로 1801-1 3층 TEL 070-8774-7042

박부식의 아침식사 | 바비 대표

이곳의 레시피 병아리콩을 곱게 갈아 만든 후무스에 파슬리, 딜, 처빌 등의 초록 허브로 만든 허브 오일을 두르고 미소드레싱과 섞은 렌틸콩을 올린다. 각종 구운 채소와 아보카도를 얹고 소금과 후추로 시즈닝한다. 특히 베지볼은 강한 소스를 쓰지 않기에 재료 간의 밸런스가 중요하다.
더 맛있게 즐기는 방법은? 같은 건물에 함께 즐기기 좋은 가게가 모여 있다. 바비에서 브런치를 즐긴 후, 2층의 ‘파인’에서 후식으로 요거트를 맛보고, 1층의 ‘포어포어포어’에서 화이트와인과 칵테일을 마시는 코스를 추천한다.
평소의 아침 브런치로 가장 좋은 식재료는 계란이다. 우유 혹은 크림을 넣거나, 아니면 그냥 계란만으로 만든 스크램블드에 오이와 딜, 올리브 오일, 소금, 후추를 함께 먹으면 금세 해외 여행의 추억이 떠오르는 브런치가 완성된다. 

 

1 노쉬의 인기 브런치 메뉴. 2 내부 벽면에 그려진 드로잉. 3깔끔한 매장 외관.

NOSH 

노쉬는 식사를 뜻하는 영국식 슬랭이다. 영국에서 사는 동안 먹었던 아침이 그리워 직접 영국식 브런치 카페를 차리게 됐다. 현지의 느낌을 오롯이 재현하는 것에 중점을 두어 음식뿐 아니라 빈티지한 가구, 톤 다운된 무드로 공간을 채웠다. 아티산 베이커리의 사워도우와 생고기로 만든 영국식 소시지, 영국산 빈티지 체다치즈, 수제 바닐라빈 시럽 등 식재료 선정에 큰 공을 들였다. 이 모든 걸 담은 노쉬 브렉퍼스트는 최대한 다양한 조합의 아침을 맛볼 수 있기에 이곳의 대표 인기메뉴다. 조금 다른 디테일과 신선한 재료로 이미 단골이 되어 아침마다 자리를 채우는 외국인 손님이 많다.
ADD 서울 관악구 조원로13길 64 TEL 010-5090-4664 

이다예의 아침식사 | 노쉬 대표

이곳의 레시피 엄선한 재료 자체가 최고의 레시피라고 생각한다. 누구나 따라 할 수 있는 메뉴로는 스매시드 아보카도 온 토스트를 추천한다. 잘 익은 아보카도를 살짝 으깨서 소금과 후추, 생 레몬즙을 짜 넣고 섞는다. 살짝 구운 사워도우 위에 올려 먹으면 브런치 카페에서 먹는 바로 그 맛이다.
더 맛있게 즐기는 방법은? 영국 단골 손님들 사이에서도 인기가 좋은 노쉬 브렉퍼스트와 토스티를 맛본 후 주변을 산책해보길 추천한다. 도림천과 보라매 공원 등 따뜻한 봄에 산책하기 좋은 곳들이 많다.
평소의 아침 다양한 브런치를 즐기지만 아무래도 가장 자주 찾는 건 신선한 사워도우를 살짝 구워 버터를 바른 다음 부드러운 스크램블드에그를 올려 먹는 것이다. 간단한 만큼 각 재료의 맛이 잘 느껴진다.

 

1 연잎주먹밥 세트와 오늘의 수프. 2 매장 곳곳의 작은 소품과 책. 3 좌석마다 따뜻한 메밀차가 담긴 티팟이 놓여 있다.

YI BAP

북촌 1경의 야트막한 오르막길, 소박한 식당에서 따뜻한 밥을 둥글려 만든 정갈한 주먹밥 한상을 내어준다. ‘몸에 이로운 밥’이라는 의미를 가진 이밥은 화학조미료를 배제하고 죽염으로 간을 맞추며, 재료 자체의 감칠맛에 집중한다. 대표 메뉴는 찰기 있는 밥알 사이사이 연잎향이 밴 연잎주먹밥이다. 세트를 시키면 메인 주먹밥과 미니 주먹밥을 각각 고를 수 있는데 돌아오는 봄에는 제철을 맞은 취나물견과류 주먹밥을 추천한다. 곁들임으로 나오는 밑반찬 중 은은한 단맛과 바삭한 식감의 미역반찬은 밥도둑의 정석이다. 작은 공간이지만 정겨운 북촌의 정서가 가득해 오랜 단골의 발걸음이 끊이지 않는다.
ADD 서울 종로구 창덕궁1길 29 102호TEL 02-744-2325

강연주의 아침식사 | 이밥 대표

이곳의 레시피 연잎주먹밥은 찹쌀과 7가지 잡곡이 들어가고 은행과 밤, 대추로 고명을 얹어 한 번에 30개 내외만 만든다. 전국 연농장 중 엄선한 세 곳으로부터 받은 연잎을 사용한다. 취나물견과류 주먹밥은 살짝 데친 취나물과 따로 볶은 4가지 견과류, 다진 대추, 직접 짜낸 들기름을 사용한다. 밥을 질지 않게 짓고 다른 재료와 뭉치며 밥알이 뭉개지지 않도록 신경 쓴다.
더 맛있게 즐기는 방법은? 찬 공기가 느껴지는 아침엔 오늘의 수프를 함께 먹길 추천한다. 바로 옆 다쿠아즈와 구움과자로 유명한 파티세리희원에서 디저트를 즐기는 것도 좋다.
평소의 아침 신선한 채소와 계란, 그리고 과일을 곁들인 따뜻하고 간편한 식사를 꼭 챙겨 먹는다. 

 

1 갓 구운 빵이 쌓여 있는 매장 내부. 2 스크램블드에그로 주문한 더베이커스테이블. 3 토마토 수프와 프레첼 샌드위치.

THE BAKER’S TABLE

맛있는 빵은 ‘간’이 맞다. 빵만 먹어도 단맛과 짠맛, 신맛과 고소함이 고루 느껴진다. 3대째 빵을 만들고 있는 독일인 셰프의 베이커리인 이곳의 빵이 그렇다. 언뜻 투박해 보이지만 속은 쫄깃하고 촉촉해 잼을 발라 먹거나 수프에 푹 찍어 먹기에 좋다. 독일식 브런치 메뉴도 함께 선보이며 그중 더베이커스테이블은 오전 시간에만 주문할 수 있는 조식메뉴다. 짭조름한 독일식 소시지에 웨지감자, 베이컨이 함께 나오고 계란을 프라이, 스크램블 등 원하는 형태로 주문할 수 있다. 여기에 뜨끈뜨끈한 오늘의 수프를 꼭 맛볼 것. 토마토, 브로콜리, 감자 등 다섯 가지 맛 중 선택할 수 있는데 모두 훌륭하다. 모든 테이블이 수프를 먹고 있는 데엔 다 이유가 있다.
ADD 서울 용산구 녹사평대로 244-1TEL 070-7717-3501

미샤엘 리히터의 아침식사 | 더베이커스 테이블 셰프

이곳의 레시피 매일 아침 정성을 들여 만든다. 정성 들여 만든 빵은 맛있을 수밖에 없고, 맛있는 빵이 들어간 모든 요리 또한 맛있을 수밖에 없다.
더 맛있게 즐기는 방법은? 동네 산책 또는 조깅 후 아침을 먹으러 오는 손님이 많다. 건강한 기분으로 갓 구운 빵을 올리브 오일에 찍어 커피 한 잔과 마신다면 최고의 아침이 될 것이다.
평소의 아침 독일 고향의 맛이 그리울 때 프레첼을 먹곤 한다. 프레첼 사이에 머스터드와 햄, 치즈, 토마토를 겹쳐 신선한 맛이 가득하다.